[인공지능의 두 얼굴] '기술'은 '기자'의 일상도 바꿔놓고 있다

박서연, 금준경 기자 2023. 3. 2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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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두 얼굴 (02)]
30년 전 기자, '기자수첩' 필수에 '공중전화 쟁탈전' 일상
오늘날 기자, 음성문자 변환·번역 등 인공지능 기술 일상적 사용
미래의 기자, 인공지능 보조 통해 심층보도 집중 or 어뷰징 열중

[미디어오늘 박서연, 금준경 기자]

▲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이미지크리에이터에게

기술은 언론과 저널리즘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30년 전 기자들과 오늘날 기자들의 업무에는 차이가 크다. 30년 전에는 있었지만 현재 사라진 업무가 있다. 원고지 기사 작성과 공중전화 쟁탈전이 일상이었던 기자들에게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당연시됐고 인공지능 기술도 이미 보편화됐다. 미래의 기자들은 인공지능 기술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이 언론에 미친 변화를 드러내기 위해 기자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명했다. 미래 파트는 내·외신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가상의 전망을 실었다. <편집자주>

공중전화 쟁탈전 벌였던 30년 전 기자들

“요새는 기자수첩이 회사에 넘치지 않나. 그때는 남아나질 않았다. 요즘 현장에서 기자수첩 들고 있는 사람은 나 뿐이었다. 우린 그게 익숙하다. 키워드 몇 개만 적어놓고 기억했다가 살을 붙여서 기사를 쓰는 거다. 중요한 키워드는 정확히 기억난다.” 30년 차 방송기자인 류환홍 YTN 기자의 말이다.

“기자수첩은 유일한 기록물이다. 손바닥만 한 길쭉한 기자수첩이 있었고, 공책 크기의 기자수첩도 있었다. 70권 넘게 갖고 있었다. 클로바 아는데, 100% 정확한 거 맞나? 부정확한 부분은 어떻게 채우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36년 차 신문기자인 곽정수 한겨레 기자의 말이다.

30년 이상 기자 생활을 한 류환홍 YTN 기자와 곽정수 한겨레 기자는 클로바노트 앱을 사용해 본 적이 없다. 네이버가 만든 클로바노트는 음성 파일을 앱에 넣기만 하면 순식간에 텍스트 파일로 변환해준다. 젊은 기자들에겐 필수 도구로 여겨진다.

인공지능은커녕 노트북조차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엔 기자수첩에 쓴 중요한 키워드가 곧 기사였고 '공중전화 쟁탈전'도 일상이었다. 류환홍 기자는 “불이 난 현장에 나가면 원고지에 적을 시간도 없다. 기자수첩에 몇 자 적은 거 가지고 중계차가 오면 방송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곽정수 기자는 “신문도 급한 사건일 경우에는 내근 당직자한테 전화해서 핵심 단어를 전화로 말한다. 내근 기자가 받아서 기사로 만든 다음에 데스크에 넘긴다”며 “그 시스템이 없었으면 기사 생산이 어려웠다. 그래서 시위나 사건 현장 등에서 공중전화 쟁탈전이 벌어진다. 먼저 보고하려고 달려가서 공중전화 문을 닫고 꿈쩍도 안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 영화 '1987'의 한 장면. 기자들이 기사 작성을 위해 공중전화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장 취재 후 정식으로 기사를 작성할 땐 '원고지 작성'이 필수였다. 이후엔 팩스 있는 곳으로 달려가 기사를 회사로 전송했다. 곽정수 기자는 “원고지로 쓰기만 하면 뭐하나. 팩스가 있는 곳으로 곧장 달려가야 한다. 문구점으로 달려가서 팩스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류환홍 기자도 “원고지에 기사를 쓸 때 밑에 먹지 두 장을 깐다. 그러면 총 3장이 나오는데, 한 장은 데스크가 가지고 가고, 한 장은 편집부, 한 장은 앵커한테 간다”고 말했다.

1995년 즈음 언론사들이 기자들에게 노트북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자들은 여전히 문구점이나 부동산 등에 품앗이를 요청해야 했다. 류환홍 기자는 “인터넷이 없었다. PC통신을 연결해야 했다. 정말 급한 순간에는 부동산으로 달려갔다. 부동산에 가면 팩스가 다 있다. 노트북 모뎀을 팩스에 있던 전화선과 연결해 회사 컴퓨터로 기사를 송고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사라진 업무도 있다. 30년 전 내근 당직기자는 일기예보, 바둑기보, TV방송프로그램 표, 금리 환율표 등을 컴퓨터 작업을 위해 옮겨적는 일을 했다. 기관에서 팩스로 보내온 자료를 기자들이 가공해 신문에 내보낼 수 있도록 작업했다. “일기예보가 기상청에서 오면 화백이나 디자이너가 작업할 수 있도록 우리 신문에 맞는 양식에 주요 도시의 날씨 일부를 선택해 옮겨적는다. 그걸 디자이너한테 가져다준다. 그림으로 깔끔하게 만들면 이를 촬영해 필름으로 입혀 신문의 한 부분에 갖다 붙인다.” 34년차 기자인 구본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의 말이다.

▲ 곽정수 기자의 기자수첩

해설·분석 기사를 쓰려면 일일이 회사 사료실을 뒤지거나 관련 기관에 전화해서 직접 취재해야만 했다. 류 기자는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정부 부처 담당과에 자꾸 물었다. 그 당시 과거 코스피 기록을 알고 싶다면 증권거래소 같은 곳에 담당 직원을 찾아서 전화해 자료를 다 받아야 한다. 팩스로 받거나 직접 찾아갔다”며 “방송은 과거 영상을 찾아야 하는데, 영상자료실 가서 일일이 비디오를 다 확인했다. 큰 기사 하나 맡으면 날밤 새는 거다”라고 말했다.

곽 기자는 “옛날엔 검색 이런 게 없으니 자료 수집하는 게 굉장히 중요했다. 신문을 보다가도 관심 있는 분야는 푹푹 찢거나 가위로 잘라서 스크랩을 하는 게 생활화됐다. 그 습관이 아직도 남아있다. 주황색 표지의 파일 황파일이 수백개 있다. 내 자리, 회사 연구실, 집 등 곳곳에 자료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잘 쓰지 않지만, 연합뉴스 단말기는 기자들에게 중요한 정보의 원천이었다. 류 기자는 “단말기에서 기사가 드르륵드르륵 나온다. 부처 기자실 가면 맨날 흘러 나와 있다. 두루마리 화장지처럼. 사회, 정치, 경제 분야 뉴스들은 참고만 하고 각자 부서에서 추가 취재를 하는데, 지역뉴스는 거의 주요 원천이었다”고 말했다. 곽 기자도 “연합뉴스 단말기는 정말 당시엔 엄청 많이 썼다. 도움이 많이 됐다. 정보의 보고 시대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고장 나면 진짜 난리가 나는 거다”라고 말했다.

당시 국제부 기자들은 인터넷에 접속할 수도 없었고, 자동 번역기도 없었다. 당시 외신을 유일하게 접할 수 있는 창구는 텔렉스였다. 로이터 텔렉스, AP통신 텔렉스로 외국 소식이 온다. 텔렉스는 모니터도 없이 종이에 텍스트 기사만 계속 나온다. 구본권 소장은 “갑자기 외국 어디에서 긴급한 중요 뉴스가 터지면 텔렉스들이 갑자기 시끄러워진다”고 말했다. 류 기자는 “텔렉스에서 기사가 흘러내리면 잡아 뜯어서 골라서 쓴다. 옆에 영어 사전을 놓고 번역을 시작한다”며 “다행히 통신사들 기사라 문장이 육하원칙으로 딱딱 끊어져서 쓰여서 비교적 쉬웠다. 오보 날리지는 않았다. (웃음)”고 말했다.

자동 문자 변환·번역기가 일상이 된 2023년 기자들

기자회견이 열리면 기자들은 자리를 깔고 앉아 노트북으로 타이핑을 치기 바빴다. 최근 들어 타이핑을 치지 않는 기자들도 있다. 녹취를 문자로 자동으로 변환해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클로바노트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름 등 고유명사가 아닌 경우에는 거의 완벽한 수준이다.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타이핑을 치기도 하지만 전화를 할 때는 녹취를 타이핑하지 않고 클로바노트로 기록한 다음 표현이 모호한 것만 음성을 다시 듣는다”고 했다.

언론인들의 업무에 '인공지능'이 가까이 와 있다. 기자들이 외신을 보거나 외국어로 된 자료를 볼 때는 구글 번역기, 파파고, 딥엘 등 인공지능 번역 서비스를 쓴다. 앞뒤 문맥을 고려해 번역한다는 점에서 인공지능 번역의 강점이 크다. 한 때 국제부 기자에게 사전이 필수였지만 이제는 '번역기'가 필수가 된지 오래다.

▲ 클로바노트 서비스 갈무리. 대화는 실제 대화가 아닌 기자들 간 가상의 대화를 넣었다.

지형철 KBS 기자는 “작년에 미국 플로리다에서 다누리(달 탐사선) 발사했다. 그때 케네디 우주센터 안에서 라이브를 해려면 통제되는 구역까지 들어가야 했다”며 “공문을 영문으로 쓸 때 파파고가 있어 편했다. 2012년 국제부 순회특파원 때는 영문 문서 작성에 시간이 많이 걸렸고 통역사의 도움도 받았는데, 이제는 초안을 파파고에서 작성해주니 검수만 내가 한다. 파파고가 있으니 혼자서 영문 공식 문서와 레터 등 수십 건을 직접 작성해 처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취재 과정에서 활용하는 기술도 늘고 있다. 팩트체크 과정에선 이미지 검색을 활용하기도 한다. 지난 2월 뉴스톱은 오픈마켓의 해외직배송 상품의 편법적 가격 책정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구글 이미지 검색을 활용했다. 제품 사진을 검색해 실제 판매 가격을 비교한 것이다.

이미 인공지능 기반으로 대대적으로 뉴스를 생산해내는 언론사들도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을 본격화한 건 아니고 탬플릿에 정보를 입력하면 기사로 만드는 식이다. 파이낸셜뉴스, 헤럴드경제, 이투데이, 전자신문 등은 증권 시황기사에 이 같은 방식을 도입했다. 스포츠 기사, 기업 실적 기사 등에 적용한 언론사들도 있다.

해외에선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도가 시작됐다. 맨스저널 등 잡지를 출판하는 아레나 그룹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40살 이상 남성이 근육을 유지하는 방법> 등 기사를 썼다. 과거 잡지 기사를 대량 학습해 만든 결과물이다. 미국 IT매체 씨넷(CNET)은 지난해 11월부터 금융 서비스에 관한 인공지능이 작성한 기사를 77건 냈다. 씨넷은 인공지능이 작성한 기사라는 사실을 명확히 알리지 않았고 일부 기사에 사실관계 오류가 발견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미래의 언론인 '희망편'

편집국에 출근한 미래의 ㄱ언론사 기자. 미국과 중국의 IT업계 패권 경쟁에 관한 기사를 써야 한다. 그는 챗GPT10에게 관련 명령어를 입력한다. 기사를 쓰기 전 구상 단계에서 인공지능과 소통하는 게 일상이 됐다. 목차와 구성을 짜주자 이렇게 주문한다. “20대에게 흥미를 끌 만한 도입부는 어떤 게 있을까.”

언론사에 인공지능은 필수가 됐다. 과거 기자에게 펜과 원고지가 필수였던 것처럼. 과거라면 논문과 보고서를 일일이 뒤졌겠지만 이제는 논문 파일이나 링크만 보내주면 알아서 요약을 한다. 요약본을 보고 논문과 보고서를 읽을지 말지 결정해 자료조사 시간이 크게 줄었다. 엑셀이 없던 시절 기자들이 어떻게 통계를 다듬었나 싶지만, 이제는 빅데이터도 인공지능이 분석해내면서 시간이 크게 줄었다. 인공지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질문'이 중요해졌기에 신입 기자 채용 과정에서 관련 항목이 추가됐다.

취재 기자가 이미지를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이미지 생성 서비스에 접속해 명령어를 입력한다. “미국과 중국의 격돌”. 몇 초만에 몇가지 사진을 제시한다. 체스판 속 미국과 중국을 상징하는 체스말이 대립하는 이미지를 선택했으나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기계같은 느낌이 들어가면 좋겠어.” 체스판은 컴퓨터 모니터 모양으로 대체되고 체스 말들은 로봇을 형상화한 이미지를 다시 구성한다. 이미지를 만드는 데 1분 정도가 걸렸다.

“이건 틀렸네.” 인공지능이 사실과 다른 정보를 만드는 '환각'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인공지능 뉴스제작 준칙'은 '인공지능이 작성한 정보는 반드시 전문성을 갖춘 기자가 검수할 것' '기자가 잘 아는 취재 분야에 한해서만 인공지능을 활용할 것' 등을 규정하고 있다. 기사 하단엔 기자 이름과 함께 기사 작성에 활용된 인공지능 서비스와 구체적 활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 챗GPT, 오픈AI 관련 이미지. ⓒUnsplash

기술이 발전할수록 현장의 중요성은 커졌다. 온라인 공간 속 수 많은 정보는 인공지능이 학습해 정리할 수 있기에 인공지능이 모르는 정보를 파악하는 게 중요해졌다. 주요 행사가 있으면 이를 직접 찾아 스케치하는 것도, 질문하는 것도 변함없는 기자의 역할이다. 인공지능이 간단한 보도자료 기사를 써주면서 심층 취재에 투입할 시간 여유가 커졌다.

인터넷 공간엔 기계가 만든 정보의 비중이 급증했다. 그렇기에 언론사는 '믿음직한 정보 제공자'로서 입지는 더 커졌다. 인공지능 개발 업체 입장에서도 인공지능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학습해야 하기에 언론사 콘텐츠를 거액에 구매한다. 언론의 수익적 안정성도 커졌다.

이 같은 전망은 '긍정적'인 면을 부각한 것이다. 닉 디아코풀러스 노스웨스턴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토우센터(컬럼비아대 산하 저널리즘 연구소)와 인터뷰에서 “실제로 인공지능은 (노동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전문가의 노동력을 보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전문가인 사람에 AI가 결합해 더 똑똑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보충해준다”고 전망했다.

구본권 소장은 “챗GPT를 통해 물어보면 일반적인 상식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검색'이 과거의 기자의 업무를 일신시켰듯이 챗GPT가 그런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구본권 소장은 “엑셀을 잘 다루는 기자들이 별로 없을 텐데 인공지능에 분석을 시킬 수 있다”며 “심층취재를 할 때 데이터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더 편리해질 수 있다. 조수를 몇 명 데리고 일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보도자료 받아쓰기나 정치인 SNS발언 정도는 GPT에게 맡기면 된다”며 “그렇기에 저널리스트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본다. 기자들이 현장에 가서 취재하는 데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가 된다”고 했다.

미래의 언론인 '절망편'

“지금 가장 주목 받는 키워드로.” ㄴ언론사 인공지능 온라인 대응팀은 출근 직후부터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사를 쓴다. 전날 밤 음주운전으로 논란이 된 연예인이 과거 방송에서 했던 발언, 그간 맡았던 극 중 역할, 스캔들이 있었던 연예인에 대한 내용 등 기사를 쏟아낸다. 한때 온라인팀 기자가 기사 한 건을 10분만에 쓰게 했다는데 이제 10초 정도면 쓴다. 정치 기사는 정치성향별로 맞춤형 자동 작성도 가능하다. 업무 공지사항을 보니 포털로부터 '경고' 문구가 와 있었다. 인공지능 기사로 작성할 수 있는 이슈 할당치가 넘어섰다는 내용이다. “이슈당 10건 이상 못 쓴다고? 그럼 키워드 조합해서 9건씩 송출해줘.”

“항의 전화가 왔더라.” 팀장이 호출했다. 전날 작성한 기사에 문제가 있다는 연락이 왔다고 한다. “A기업이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적 없다는데?” GPT를 '복붙'했더니 사실과 다른 정보가 포함됐다. 포털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인공지능이 썼다는 사실을 숨기고 사람 기자의 이름을 넣은 기사였다.

온라인에는 믿을 만한 정보를 찾기 상당히 어려워졌다. 2023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체포된 듯한 인공지능 생성 사진이 논란이 됐는데, 이젠 이런 논란이 매일 펼쳐진다. 언론은 이를 바로잡기보다는 이용한다. '실시간 주목 뉴스'에 언급할 뿐 실제 여부를 확인하진 않는다.

▲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 서비스 미드저니로 만든 사진. 패러디 목적으로 만들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체포된 것처럼 오인돼 논란이 됐다.

뉴스는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포털 없는 포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정보를 검색했을 때 블로그, 뉴스 등 수 많은 정보를 하나씩 클릭해서 보는 것보다, 질문 한 번에 정보를 요약해 보여주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업체들은 정보를 제공한 출처를 표기하지만 굳이 하단의 언론사 링크를 클릭하지는 않는다. 주목도가 급락한 언론사들은 더더욱 선정적인 기사를 써내는 데 혈안이 돼 있다. 한국의 언론 신뢰도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적 전망은 이런 식이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2026년까지 온라인 콘텐츠의 90%가 기계로 생성될 수 있다는 예측한다. 오세욱 연구위원은 “기계를 활용해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게 변화하는 게 아니라 많은 양의 기사를 생산하거나 어뷰징 기사 생산 쪽으로 치우치게 된다면 더 이상 이용자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신뢰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든다”고 지적했다.

구본권 소장 역시 “취재하지 않고 취재한 것처럼 쓴 기사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그러다 아주 중요한 실수가 생겨날 거다. 직접 쓴 문장이 아닌데, 부분적으로 가져와서 자기가 쓴 것처럼 하는 행태도 우려된다”며 “아름다운 글에 대해 가치를 두지 않게 될 수도 있다. 문필을 다루는 직업에 대한 일종의 경외 존경이 사라지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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