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카페] 르네상스 명화가 500년 견딘 비결은 ‘달걀 노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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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시대의 명화(名畫)가 500년 넘는 세월을 견딘 비결이 달걀 노른자(egg yolk)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노른자가 그림에 주름이 지거나 노랗게 변하지 않도록 막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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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과 산화 막아 주름, 변색 방지
르네상스 시대의 명화(名畫)가 500년 넘는 세월을 견딘 비결이 달걀 노른자(egg yolk)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노른자가 그림에 주름이 지거나 노랗게 변하지 않도록 막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명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뿐 아니라 작품 보존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 칼스루에 공대의 노베르트 빌렌바허(Norbert Willenbache) 교수 연구진은 2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르네상스 시기에 활약한 거장들이 유화에 노른자를 넣어 습기와 주름, 변색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림물감은 고착제로 안료를 이겨 만든다. 달걀노른자는 선사시대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 고착제로 널리 쓰였다. 그러다가 15세기부터 유럽에서 유화(油畫)가 발전하면서 그 자리를 기름에 내줬다. 하지만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나 다빈치(and Leonardo da Vinci) 같은 르네상스기 거장의 유화에는 여전히 노른자 성분이 발견된다.
실제로 보티첼 리가 1490년 그린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한 비탄(Lamentation over the Dead Christ)’을 보면 노른자가 사용된 흔적을 볼 수 있다. 연구진은 그림 속 그리스도의 얼굴과 성 요한의 발 부위에 생긴 노른자층이 주변 유화 부분과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연구진은 유화에 노른자를 넣은 이유를 밝히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한쪽은 일반 유화처럼 안료를 아마씨 기름으로 이겼다. 여기에 달걀 노른자를 몇 방울 첨가한 것과 아예 노른자 용액과 물감을 섞은 것을 두고 각각 비교했다.
실험 결과 노른자가 많이 들어갈수록 물감이 퍼지지 않고 뻑뻑해졌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는 물감을 두텁게 칠해서 질감과 입체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임패스토(impasto) 기법에 유리하다. 빌렌바허 교수는 “물감층이 뻑뻑해지면 건조 과정에서 표면이 갈라지거나 주름이 생기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노른자는 안료 주변에 단백질막을 형성해 수분 흡수를 억제했다. 습한 날씨에 그림이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동시에 물감이 마르는 동안 산소와 기름이 반응해 노랗게 변하는 것을 막는 항산화제 역할도 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논문 공저자인 이틸라이 피사대의 일라리아 보나듀스(Ilaria Bonaduce) 교수는 “르네상스 거장들은 노른자를 섞으면 어떤 화학적, 물리학적 반응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했지만 효과는 잘 알고 있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참고자료
Nature Communications,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3-3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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