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4남매 참변…‘외국인 빈민촌’의 그늘

문예슬 2023. 3. 2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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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안산에 사는 나이지리아 가족의 4남매가 숨진 안타까운 화재 소식, 그제 전해 드렸는데요.

직접적인 화재 원인은 전기 문제로 추정되지만, '외국인 빈민촌'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방치해 온 우리 사회의 무관심도 사고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문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숨진 4남매가 살았던 동네는 전형적인 노후 주택가입니다.

최소 30년 넘은 빌라가 빼곡한데, 수도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박천응/목사/국경없는마을 대표 : "방과 주방이 겸해 있는 경우도 많고, 방에서는 잠만 자고 출퇴근하고 이런 정도의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다른 곳과의 차이는 주민들의 국적입니다.

주민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입니다.

["안녕!"]

이 빌라에도 외국인 가족이 삽니다.

방 두 칸과 부엌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입니다.

40 제곱미터 남짓, 불이 난 곳과 비슷한 면적에 여섯 명이 살고 있습니다.

최저 주거기준에도 못 미칩니다.

[외국인 어린이 : "(이 집 어때요?) 괜찮아요."]

환기가 잘되지 않아 벽엔 곰팡이와 먼지가 가득하고, 전기선은 거미줄처럼 뒤엉켜 있습니다.

언제 불이 나도 이상하지 않아 보일 정도입니다.

[박천응/목사/국경없는마을 대표 : "만약 여기 지하에서 불이 난다… 경보기나 스프링클러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어디로 나가야 되죠? 그냥 이 안에서 '꼼짝 마라'죠."]

과거 이곳은 한국인 저소득 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빈민촌이었습니다.

지금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모여 살며, 일종의 대물림이 이뤄졌습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이곳에 모여드는 이유는 집값입니다.

비슷한 조건의 수도권 주택보다 임대료가 훨씬 쌉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보통 1000에 40만 원. (보증금 조금 줄일 수 있어요?) 500으로 하면 이제 45만 원."]

집값 상승으로 도심에서 밀려난 외국인 비중이 계속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곳마저도 인근 지역이 일부 재개발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올랐고, 이들은 더 외곽으로 밀려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박천응/목사/국경없는마을 대표 : "새로 집을 지은 사람들은 이전보다 월세를 더 높이게 되죠. 그러면 이주 노동자들은 점점 갈 곳을 잃어버리고 교외 지역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그런 환경이 됩니다."]

숨진 4남매는 어제 부검이 끝났습니다.

잠정 사인은 '화재로 인한 질식사', 외상 등 특이 사항은 없었습니다.

빈소는 안산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됐습니다.

살아남은 부모가 장례비 감당도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안산시는 장례비 일부를 긴급 지원하고 성금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영상편집: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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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슬 기자 (moons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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