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영양사 직무 소홀하면 3년 이하 징역…헌재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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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등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가 직무수행조항을 위반할 경우 처벌하는 식품위생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의 직무에 관한 규정인 직무수행조항을 위반한 사람을 처벌하는 식품위생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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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7대2 의견…"적용범위 지나치게 넓어"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유치원 등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가 직무수행조항을 위반할 경우 처벌하는 식품위생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유치원 원장 A씨가 식품위생법 제96조 등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가 운영하는 유치원에서 일하던 영양사 B씨는 식품위생법에 규정된 영양사의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식품위생법 제52조 제2항은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는 △식단 작성·검식(檢食)·배식관리 △구매식품 검수(檢受)·관리 △급식시설 위생관리 △운영일지 작성 △종업원 영양 지도와 식품위생교육 등의 직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한다. 같은법 제96조에 따르면 52조를 위반한 영양사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B씨는 매월 식단표를 작성해 유치원에 보내고 매월 1회 정도 유치원을 찾아 급식 관련 장부 등을 점검했지만 검식과 배식관리, 구매식품 검수·관리 등의 직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양벌규정이 적용돼 A씨는 B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식품위생법 제52조 제2항과 제96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결국 헌재에 직접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집단급식소에 근무하는 영양사의 직무에 관한 규정인 직무수행조항을 위반한 사람을 처벌하는 식품위생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이석태·이종석·이영진·김기영·문형배 재판관은 "처벌조항은 구성요건이 불명확하거나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며 "무엇이 범죄인가를 법률로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법 운영 당국이 재량으로 정하는 결과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를테면 '위생 관리'의 경우 위생기준이 구체적으로 규정되거나 하위법령에 위임돼 있지 않다"며 "위생적 관리 업무 중 일부를 누락하거나 다소 소홀히 한 경우 급식시설 위생 관리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남석·이선애 재판관은 직무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를 모두 형사처벌하도록 하는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두 재판관은 "형사제재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운 행위까지도 처벌 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행정청이 먼저 직무이행명령을 부과한 뒤 이를 위반하면 처벌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은애·이미선 재판관은 "처벌조항은 직무를 수행하지 않는 행위 일체를 처벌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중 집단급식소의 위생과 안전을 침해할 위험이 있는 행위로 처벌대상을 한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또 "처벌조항은 법관의 양형재량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으며 죄질에 따라 벌금형의 선고나 선고유예까지 할 수 있다"며 "처벌조항은 입법형성 재량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par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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