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천안함 장병·유족 13년째 괴롭히는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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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천안함 사기를 어떻게 하면 진실을 밝힐까. 분명한 좌초를 어뢰로 둔갑시킨 그 많은 정치꾼, 언론꾼, 해군 등 사기에 관련된 인간들 천벌이 있으라."
군 장병 정신교육에서도 천안함 피격사건을 지금처럼 북한의 도발 중 하나로 기본교재에서 다루고 '서해수호의 날' 계기 교육을 실시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생존 장병 초청 강연 등을 통해 그때의 생생한 이야기를 장병들에게 전달함으로 '대적관'을 보다 확고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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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거대한 천안함 사기를 어떻게 하면 진실을 밝힐까. 분명한 좌초를 어뢰로 둔갑시킨 그 많은 정치꾼, 언론꾼, 해군 등 사기에 관련된 인간들 천벌이 있으라."
최원일 전 천안함장(예비역 해군 대령)은 지난 15일 천안함 피격사건 관련 기사에 한 네티즌이 남긴 댓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좌초설, 미국 또는 이스라엘 잠수함 충돌설, 내부 화재설 등 천안함 사건의 원인을 둘러싼 갖가지 억측이 잊을만 하면 스멀스멀 양지로 올라온다.
천안함이 왜 백령도 가까이 '음영구역'에 들어갔는지, 천안함이 어뢰·폭뢰로 무장했는데 어째서 북한의 어뢰에 피격됐는지, 인근 해역에서 훈련 중이던 주한 미 해군은 왜 북한 잠수함을 탐지 못했는지 등 '음모론'을 믿고 싶은 사람들을 현혹할 만한 의문들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제기된다.
지난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한지 닷새 만에 꾸려진 민·군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이 북한의 소형 잠수함정에서 발사된 어뢰에 침몰했음을 밝혀내 그해 5월20일 이를 발표했다.
조사단의 이 같은 발표 내용은 생존자 진술과 선체에서 발견된 폭약 성분, 영상·사진, 통신 자료 등을 분석하고, 사체 검안과 어뢰추진동력장치 수거 등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활동을 통해 밝혀낸 '사실'이다.
하지만 음모론자들은 여전히 끈질기게 천안함 생존 장병들과 유족들을 괴롭히고, 이 사건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다.
음모론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기생할 수 있는 건 최 전 함장 등 생존 장병과 유족들만 음모론자들과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제8회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천안함 피격사건과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이 모두 북한의 소행에서 비롯된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조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기억하고 예우하지 않는다면 국가라고 할 수 없다. 국가의 미래도 없다"고도 말했다.
천안함 생존 장병과 유족들은 당장 얼마의 돈을 받는 것보다 정부가 음모론에 적극 대처해주는 게 당신들이 바라는 '예우'라고 얘기한다.
천안함 음모론이 더 이상 '새끼'를 치지 못하도록 하려면 정부와 군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근거없는 음모론에 대한 팩트체크와 고발 지원 등 적극적인 대응 기조를 세우고 이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또 천안함의 진실을 각계각층에 알리는 활동도 꾸준히 해야 한다.
군 장병 정신교육에서도 천안함 피격사건을 지금처럼 북한의 도발 중 하나로 기본교재에서 다루고 '서해수호의 날' 계기 교육을 실시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생존 장병 초청 강연 등을 통해 그때의 생생한 이야기를 장병들에게 전달함으로 '대적관'을 보다 확고히 해야 한다.
서해수호의 날 관련 내용이 담긴 '나라사랑과 보훈' 보조교재는 현재 경기 한민고, 문산 수억고, 분당 대진고 등 수도권 소재 3개 학교에서만 활용되고 있다. 천안함 피격사건을 잘 모르는 청소년들도 그 진실을 알 수 있도록 정부가 보다 너른 보급을 독려해야 하는 이유다.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한지 13년이 지났다. 이젠 음모론을 박멸해야 한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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