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文정부와 확연히 달랐다
2000여명 참석 규모 대폭 확대
尹부부, 유가족·장병 적극 위로
尹, 6차례 ‘北도발’ 언급하며 경고
文은 2번 참석…北 도발에 침묵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는 서해수호 55용사의 유가족과 참전 장병, 정부 주요인사, 군 주요직위자, 시민, 학생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물론 코로나19 여파가 사그라들면서 대규모 행사가 가능해졌지만, 그만큼 윤석열 정부가 이번 행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국가보훈처는 “그동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규모(200~250명)로 제한하여 개최했지만, 올해는 그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자리한 것도 특징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5년 중 두 차례만 모습을 드러냈고, 나머지 행사엔 국무총리가 대신해 참석했다. 특히 취임 후 2년간 기념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천안함 46용사 유족협의회 등이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다. 또 2020년 취임 후 처음으로 문 전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했지만 ‘북한의 도발’이라는 표현을 명시적으로 쓰지 않아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반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늘 우리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맞서 서해를 수호한 용사들의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 “우리 해군과 해병대 장병들은 연평해전, 대청해전, 연평도 포격전 등 수많은 북한의 무력 도발로부터 북방한계선(NLL)과 우리의 영토를 피로써 지켜냈다” 등 북한의 도발이라는 표현을 총 6차례 사용했다.
유가족과 참전 장병 등과 대통령 부부 사이의 관계도 주목됐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기념식에 앞서 국립대전현충원 내에 있는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들러 헌화하고 참배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 부부는 서해수호 참전용사 및 유족 일부와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인 윤청자 씨와 두 손으로 악수하고 대화하기도 했다. 김 여사도 민 상사의 묘소에서 윤씨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씨는 2020년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게 “이게(천안함 폭침) 북한의 소행인지, 누구의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고 기습 질문을 한 인물이다. 같은 날 김정숙 여사가 윤씨를 무표정으로 응시하는 모습이 포착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윤 대통령은 천안함 생존 장병인 전준영 씨에겐 “잘 있었어요?”라며 어깨를 토닥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권에 뛰어들기 직전이었던 2021년 6월 6일 현충일 당일에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전씨 자택을 직접 찾은 바 있다. 기념식에서도 윤 대통령 부부는 39명의 유가족, 9명의 참전 장병과 함께 현충탑을 참배했다.
유가족 대표와 참전 장병들의 좌석을 주요 인사석으로 배치한 것도 이날 기념식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기념식이 끝난 뒤 퇴장하면서 1열에 앉은 유족 및 참전 장병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또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의장대 등 각 군 의장대의 대규모 합동 행진도 이뤄졌다. 조국을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예우를 표하면서 국가가 영웅들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 대통령실 측 설명이다.
대통령실은 “오늘 기념식은 과거 기념식과는 달리 서해수호 유가족과 참전 장병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갖추면서, 영웅을 기억하고 굳건한 안보의지를 표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정부가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공을 들인 것은 나라를 지킨 영웅들을 제대로 예우해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국가보훈처를 부로 승격하는 안을 내걸었고,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6월 5일 국가보훈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날 기념식 슬로건도 윤 대통령의 항상 강조해왔던 ‘자유’가 포함된 ‘헌신으로 지켜낸 자유, 영웅을 기억하는 대한민국’이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도 제8회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 지도부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 천안함 46용사 묘역 등을 찾아 참배했다.
김 대표는 묘비를 쓰다듬으며 유족을 위로하기도 했고 고 이상희 해군 하사의 부친인 이성우 천안함 장병 유족회장도 만났다. 이 회장은 “전 정권때 가족들이 숨 못쉬고 살았다”며 천안함 특별법 제정을 요청했고, 김 대표도 “저희가 잘 기억하고 길이길이 기억에 남게 하겠다”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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