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낳을까, 딸 낳을까”…성별 고르는 인공수정 기술 나와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3. 3. 2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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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의 연구팀이 정자의 성(性)을 선택해 인공 수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배아의 성별이 부모에 의해 좌지우지될 가능성을 둘러쌓 윤리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스카이뉴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 웨일 코넬 의대 지안피에로 팔레르모 교수 연구팀은 이날 과학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서 정자의 성을 선택해 인공수정 하는 기술을 이용해 약 80%의 정확도로 원하는 배아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정자의 염색체가 남성(Y)인지 여성(X)인지에 따라 무게가 약간 다른 점을 활용해 정자를 선별한 뒤 아들을 원하는 부부에게는 Y 염색체 정자로, 딸을 원하는 부부에게는 X 염색체 정자로 인공수정을 진행했다.

그 결과 딸을 원하는 부부 59쌍은 292회 인공수정을 통해 231회(79.1%) 딸 배아를 얻었다. 아들을 원하는 부부 56쌍은 280회 인공수정을 통해 223회(79.6%) 아들 배아를 얻었다. 이 부부들은 원하는 성별의 배아를 자궁에 이식해 딸 16명과 아들 13명을 건강하게 출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연구의 기술적 성취는 인정하면서도 자손의 성별을 인위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윤리 논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배아의 성별을 부모의 기호에 의해 선택하는 것은 수많은 나라에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런 그리핀 영국켄트대 유전자학과 교수는 “아기의 성을 80% 정확도로 결정하는 이 연구는 과학적으로는 타당해 보이고 일부 국가에서는 법적 허점으로 인해 정자 선택이 가능할 수도 있다”면서 “성별 선택이라는 점에서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찬나 자야세나 임페리얼칼리지런던(ICL) 관계자는 “정자 선택은 자손의 성을 조작하기 위해 배아를 택하는 또 다른 방법에 불과해 사회적으로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이런 기술은 향후 피부색이나 눈동자색 같은 신체 특징을 선택하는 데에도 적용될 수 있기에 관련 규제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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