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노조, 윤경림 사퇴에 "이사회에 책임 물어야" 한 목소리

최문정 2023. 3. 2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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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차기 대표 후보직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KT 노조가 경영 공백을 우려하며 "이사회가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노조(제1노조)와 소수노조인 새노조는 윤 사장의 대표 후보 사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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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제1노조·새노조 입장문 발표
KT이사회 윤 사장에 "주총까지 버틸 것" 설득

KT의 차기 대표 후보로 확정된 윤경림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23일 후보 사퇴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직원들이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을 나서고 있다. /최문정 기자

[더팩트|최문정 기자]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차기 대표 후보직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KT 노조가 경영 공백을 우려하며 "이사회가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노조(제1노조)와 소수노조인 새노조는 윤 사장의 대표 후보 사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KT노조에는 전체 직원의 약 90%인 1만8000명이 소속돼 있다.

KT 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KT 역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고, 우려했던 경영 공백이 현실화됐다"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온 대표 선임에 따른 혼란은 회사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전망으로 이어져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는 각종 사업추진과 경영 일정이 지연되고 있어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큰 혼란을 겪고, 회사가 경영위기로 치달은 상황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으며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 같은 혼란을 야기한 이사회와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노조는 "차기 대표 선임 절차를 밟으면서 대주주를 비롯한 기업구성 관계자와의 소통을 통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해야함에도 신뢰를 얻지 못해 혼란을 자초했다"면서 "일부 정치권에서 민영화된 KT의 성장 비전에 맞는 지배구조의 확립과 자율적이고 책임성 있는 대표 선임 절차를 훼손하면서 외압을 행사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주는 행위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조합은 확고한 주인의식을 갖고 초유의 경영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면서 "현재의 경영위기 상황을 초래한 이사진은 전원 사퇴해야 하고, 즉시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해서 경영공백을 없애고 조합원들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국민기업' KT의 위상에 맞는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새롭게 수립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회사의 미래 성장을 도모한다는 뜻도 공유했다.

KT의 소수노조인 새노조 역시 윤 사장의 돌연 사임을 비겁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새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윤경림 대표이사 후보가 주주총회를 불과 1주일 앞두고 돌연 사퇴했지만, 회사를 위한 사퇴라고 알려졌을 뿐 정확한 내막은 알 수 없다"면서 "회사의 혼란은 걷잡을 수 없게 됐고, 윤 후보가 이제 와서 사퇴하는 것은 비겁하며, 회사는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노조는 "이사회는 4개월 동안 주주총회에 올릴 사장 후보조차 마련하지 못했고, 인사가 올스톱되며 직원들은 일손을 놓아야 했다"며 "한 두번의 실수라면 몰라도 3번에 걸쳐 연속 벌어진 일을 실수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16일과 28일 두 차례 구현모 현 KT 대표의 연임 적격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대표 인선을 두고 여당과 최대주주 국민연금공단의 반대가 이어지자 지난 2월 9일 대표 선임절차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지난 7일 윤경림 사장을 차기 대표 후보로 확정지었다.

새노조는 "현 이사회는 단순히 말로 비판 받아야 하는 선을 넘어섰다고 본다"면서 "따라서 이에 따른 손실에 대해 배상을 포함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하며, 고의의 정도가 있다면 배임 여부에 대해서도 관계당국이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7일 차기 KT 대표 후보로 확정된 윤 사장은 이날 KT 이사회에 후보 사퇴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이사진은 윤 사장이 오는 31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까지 버틸 것을 요구하며 사퇴를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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