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 과외비도 벅찬데…"예체능 학원비 50%↑" 그래도 못 끊는 이유

양윤우 기자, 유예림 기자 2023. 3.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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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서 초등학교 4학년 여아를 키우고 있는 30대 여성 이모씨는 매달 15만원을 들여 자녀를 매주 5회 피아노 학원에 보내고 있다.

이씨가 예체능 학원에만 매달 고정적으로 44만원이 나간다.

이씨는 "주요 과목인 영어와 수학 과외까지 포함하면 사교육에 매달 100만원 이상 쓰고 있다"며 "피아노 학원에서 다음 달부터 학원비를 1만원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지난해에도 1만원 올렸는데 또 올려 부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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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5일 대구 남구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에서 열린 2021학년도 신입생 수시모집 예체능전형 실기고사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인체수채화에 집중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올해 실기고사에 응시하는 수험생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모델 대신 대학 입시본부에서 나눠준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리게 됐다. /사진=뉴스1

경기도에서 초등학교 4학년 여아를 키우고 있는 30대 여성 이모씨는 매달 15만원을 들여 자녀를 매주 5회 피아노 학원에 보내고 있다. 이씨의 자녀는 매주 2회 수영 강습도 받는다. 비용은 한 달에 17만원이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 다니는 미술학원은 한 달에 12만원이다. 이씨가 예체능 학원에만 매달 고정적으로 44만원이 나간다.

이씨는 "주요 과목인 영어와 수학 과외까지 포함하면 사교육에 매달 100만원 이상 쓰고 있다"며 "피아노 학원에서 다음 달부터 학원비를 1만원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지난해에도 1만원 올렸는데 또 올려 부담된다"고 말했다. 이어 "피아노나 미술 중 하나를 줄일까 고민된다"면서도 "아이의 창의력과 자신감을 기르려면 꼭 저학년 때 예체능을 시켜야 되니까 기본적인 것만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고물가 시대에 사교육비마저 인상되자 학부모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들의 방과 후 돌봄 역할을 하고있는 예체능 학원에 대한 지출이 늘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00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인 26조원을 기록했다. 2021년 총액인 23조4000억원 대비 2조5000억원(10.8%) 증가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5.1%)의 2배가 넘는다.

특히 초등학생의 사교육비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학교급별 사교육비 총액은 초등학생이 11조9000억원으로 전년 10조5000억원 대비 13.1% 상승해 폭이 가장 컸다. 중학생은 전년 대비 11.6% 증가한 7조1000억원, 고등학생은 6.5% 증가한 7조원으로 파악됐다.

학부모들은 특히 예체능 학원에 더 많은 지출을 하고있다.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 학부모들은 지난해 예체능·취미 분야 학원비로 자녀 1인당 약 21만3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14만5000원 수준이던 지난해보다 46.9% 늘었다.

초등학생 1인당 전체 사교육비는 월평균 37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13.4%(4만4000원) 증가했다. 예체능 사교육비의 증가 속도가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을 포함한 전체 사교육비 증가율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예체능 학원은 방과 후 돌봄 역할이 더 크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학원비가 올라도 고스란히 부담을 감당할 수밖에 없다. 서울에서 남편과 맞벌이하며 6세 남아를 키우는 30대 여성 A씨는 사교육비로 한 달에 약 40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A씨는 "수입의 절반이 사교육비로 쓰인다"며 "자녀에게 시켜야 될 게 많은데 원비가 올해 10만원 인상돼 부담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학원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공교육 프로그램의 양적·질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구본창 전 화곡대성학원 원장은 "예체능을 취미 활동으로만 다루지 않고 장래 입시와 연결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며 "학부모 입장에서는 높은 수준을 보장하는 사교육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5조9538억원으로 조사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사진=뉴스1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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