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 “‘연예인 2세’ 선입견에 압박, 父 이효정에 ‘나혼산’으로 효도”[EN:인터뷰②]

이하나 2023. 3. 2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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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글 이하나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배우 이유진이 ‘나 혼자 산다’ 출연 후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하며, 아버지 배우 이효정과 함께 출연하게 된 이유를 털어놨다.

이유진은 2013년 MBC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로 데뷔한 후 JTBC ‘청춘시대2’, ‘멜로가 체질’,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쿠팡플레이 ‘유니콘’ 등으로 지난 10년간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다져왔다.

지난 3월 19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삼남매가 용감하게’에서는 전작들과는 다른 캐릭터를 그리며 시청자들에게 배우로서 성장을 보여줬다. 주말드라마 특성상 중장년층 시청자들에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 이유진은 “확실히 어른들이 많이 알아보신다. 예전에는 잘 모르셨는데, 이 작품을 계기로 많이 알아보셔서 놀랐다”라고 답했다.

최근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출연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방송에서 이유진은 배우로서의 기로에 섰을 때 철거 일을 했던 이야기부터 오롯이 자신을 위해 정성들여 꾸민 집 등을 솔직하게 공개해 많은 시청자의 공감과 응원을 자아냈다.

이유진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나를 사랑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유진은 “기질적인 것도 있고, 남을 설득시키는 힘이 나를 아껴주는 것부터 나온다. 내가 나를 대하는 방식이, 세상이 나를 대하는 방식이라 생각한다. 남들한테 친절하려고 하지만, 그보다 훨씬 나에게 친절하다. 나에게 공손하고 멋있는 느낌으로 좋은 것도 해주고 싶고, 따뜻하게 대해주려고 한다. 그래야 남들도 나를 함부로 대할 수 없다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유진은 ‘나 혼자 산다’ 출연 후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은 반응에 당황했다. 실제로 이유진의 건강한 가치관과 뚜렷한 소신에 감명받았다는 메시지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이유진은 “그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는데 화제가 돼서 신기했다”라며 “DM(다이렉트 메시지)도 1,000개 정도 온 것 같다. 방송에서 내 사고방식을 많이 보여준 것 같지 않은데, ‘귀감이 됐다’, ‘많은 걸 느꼈다’라는 댓글이나 반응이 많더라”고 전했다.

이어 “한 가지 힘이 된 건 ‘내가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나 마음이 느껴지는구나’였다. 내가 생각만 하고 있던 것에 확신을 얻었다”라며 “배우는 선택을 받아야만 하는데, 감독이든 시청자든, 관객이든 상대를 설득해야 하지 않나. 이미 나 자신을 괜찮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팔 수는 없다. 설득을 하려면 ‘얘 괜찮아’라고 나 자신을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이번에 ‘나 혼자 산다’ 반응을 보고 나도 힘을 많이 얻었다”라고 덧붙였다.

‘나 혼자 산다’에서는 이유진의 아버지인 배우 이효정도 등장했다. 그동안 아버지에 대한 언급을 가급적 피해왔던 이유진의 의외의 행보였다. 이유진은 “배우가 되기 전부터 ‘연예인 2세’라는 타이틀이 그렇게 환영받지 못한다는 걸 느꼈다. 나는 자아가 강하고 독립적인데, 뭔가 막이 씌워져 있는 느낌이었다. 빨리 나 ‘이유진’이라는 사람을 봐줬으면 좋겠는데 그걸 먼저 보니까 좀 억울했다. 나는 남들보다 두 배는 노력해야 중간이라도 가겠다는 생각을 했다. 10대 시절에는 그 생각이 압박처럼 강했다”라고 말했다.

이유진은 배우가 된 이후에는 사람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 더 독하게 노력했다. 이유진에게 ‘나 혼자 산다’ 출연은 배우 이효정의 아들이라는 막을 스스로 당당하게 걷어낸 계기일 수 있다.

이유진은 “활동 초반에는 가족 관계에 대해서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아빠 이야기를 피할 수도 없고, 상황에 걸맞은 타이밍을 본 것 같다. 이번에 주말드라마와 ‘나 혼자 산다’에 출연도 하고 신인상도 받았으니까 상황이 잘 맞았다”라며 “이효정의 아들 이유진이 아니라, 이유진의 아빠 이효정이라는 말을 듣게 하고 싶다. 아빠가 작품을 안 하신 지 꽤 됐는데, 아빠가 ‘나 혼자 산다’ 덕분에 TV에 나오지 않았나. 내가 아빠 덕을 보는 건 싫지만 아빠가 내 덕을 보는 건 효도 아닌가(웃음)”라고 설명했다.

여러 작품에서 근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쳤던 이효정은 ‘나 혼자 산다’에서는 수준급 요리 실력과 중고 거래에 빠진 근황으로 반전 매력을 공개했다. 이유진은 “방송 후 재방송을 엄청나게 보신다. 실제로도 굉장히 귀여운 점이 많은 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아버지와 함께 출연하는 작품에 대해서는 “아직 제안이 온 적도 없지만, 온다고 해도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우리 집 피에 자아실현에 대한 부분이 있나 보다. 자기의 영역을 서로 침범하지 않으려 하고, 서로를 존중해준다”라고 말했다.

방송에서 배우로서 기로에 섰다고 언급한 부부에 대해서도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스스로 생각을 하지만 언제 될지는 알 수 없는 거다. 기약 없는 시간을 버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었다. 일이 없고, 고민의 시기가 길어지다 보니까 머릿속 질문이 아닌 현실이 된 거다”라며 “그래도 버티고 나니까 앞으로도 버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더 어렸고 처음이라서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는 실패와 좌절은 인생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각오가 됐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런 시기를 겪을 거다. 그 시간이 또 오겠지만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유진의 올해의 모토는 ‘현재에 살자’다. 그는 “과거에 사는 사람은 후회가 되고, 미래에 사는 사람은 걱정이 되고, 현재에 사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더라. 내가 지금 손을 뻗어서 만질 수 있는 건 현재밖에 없지 않나”라며 “이 문장을 정리하고 나니까 내가 현재에 살지 않았던 순간도 많앗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 시간이 아까웠다. 바꿀 수 없는 과거와 미래 때문에 보낸 시간이 생각보다 많더라. 올해는 현재에 사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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