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스타트업 보육 민간 기관 투썬캠퍼스 송한경 센터장 | “스타트업 창업 30대가 적기…경험 쌓아 리스크 줄여야”

윤진우 조선비즈 기자 2023. 3. 21. 08: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송한경 투썬캠퍼스 센터장 현 투썬캠퍼스 이사, 전 서울앱비즈니스센터장, 전 옴니텔 비즈사업부장 사진 송한경

“누구도 실패하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20대에 일을 잘 배울 수 있는 조직에서 기반을 닦으면서 사업 경험과 아이템을 정립, 30대에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하는 게 좋다. 40대 이후에는 책임져야 할 것이 많아지는 만큼 창업에 도전하는 건 더 어려워진다.”

초기 스타트업을 육성할 1세대 민간 액셀러레이터 송한경 투썬캠퍼스 센터장의 조언이다. 스타트업을 창업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아이디어와 사람 그리고 투자 유치다. 아이디어와 사람은 온전히 창업자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최근 공동 창업이 많은 건 아이디어를 고도화할 수 있는 동시에 실패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업자 간 불화가 오히려 사업 성장의 발목을 잡는 경우도 자주 목격된다. 투자 유치는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현실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창업자가 투자자를 설득하지 못하면 사업화는 불가능하다. 투자 유치를 ‘중간고사’라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송 센터장이 속한 투썬캠퍼스는 정부 기관 산하 진흥원과 대학이 주로 하는 스타트업 보육 업무를 대행하는 민간 기업이다. 최근 서울 성수동 서울창업허브 성수에서 만난 송 센터장은 “투썬캠퍼스는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창업 사업 주관기관에 선정됐다”라며 “사무 공간과 창업 자금을 넘어 멘토링, 네트워킹 등 스타트업 성장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고 있다”라고 했다.

사진 투썬캠퍼스

액셀러레이터 사업에 대해 소개해달라.
“액셀러레이터는 단어 그대로 스타트업의 사업이 가속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말한다. 투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 사업 고도화를 위해 멘토링과 네트워킹, 사무 공간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는 정부 스타트업 관련 예산을 운용하고 제대로 집행됐는지 확인하는 것도 액셀러레이터의 업무 중 하나다.”

민간 액셀러레이터는 드문데, 투썬캠퍼스는 어떤 곳인가.
“그동안은 대학이나 정부 지원을 받는 진흥원 등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주로 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2012년 옴니텔이라는 회사가 민간 기업 중 처음으로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했고, 당시 옴니텔 비즈사업부장으로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이후 옴니텔이 2016년 투썬캠퍼스로 액셀러레이터 사업을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확대해 시행하고 있다.”

투썬캠퍼스가 그동안 보육한 스타트업과 성과는.
“투썬캠퍼스가 2012년(옴니텔 포함)부터 보육한 스타트업은 657개, 이들의 누적 투자 유치금은 52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3년 지원한 45개 팀을 예로 들 경우 현재까지 사업을 진행한 팀은 18개로 40%가 살아남았다. 이 가운데 잘 알려진 스타트업으로는 기업 정보 플랫폼 잡플래닛과 데이팅 앱(애플리케이션) 글램 등이 있다.”

초기 스타트업의 무엇을 중요하게 보나.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명확한 사업 계획이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일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이런 거, 저런 거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냐고 많이 묻는다. 그런데 많은 이가 막연하게 투자받아서 사업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누구에게 아이템을 판매할 것이고, 기존 경쟁사와 어떻게 다른지 등을 보여줄 수 있는 명확한 사업 계획이 먼저 있어야 도움을 줄 수 있다. 명확한 사업 계획을 세우는 건 창업자에게도 도움 된다. 창업자 스스로도 사업 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사업 방향과 목표를 다듬을 수 있다.”

스타트업을 보육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지난 10여 년간 보육한 스타트업들이 5000억원 넘는 투자를 유치하는 걸 곁에서 지켜봤지만 대부분이 한두 차례 정부 지원을 받는 데만 만족하고, 이후 외부와 소통에 소홀한 모습을 보인 점은 안타까웠다. 결국 스타트업은 시장에 우리 서비스를 어떻게 판매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데, 많은 스타트업이 네트워킹을 어려워하고, 어렵다고 포기하거나 마케터를 대신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어렵고 불편해도 외부와 소통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조언하는 내용은.
“특정 대기업 출신 창업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인데, 스타트업 초기 단계부터 재무책임자(CFO), 인사 담당자, 마케터, 홍보 담당자 등 완벽한 인력으로 팀을 구성해야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초기 스타트업에서 가장 큰 지출이 인건비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창업자가 모든 분야 일을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업에 임해야 임직원에게 휘둘리지 않고 사업을 키워나갈 수 있다.”

현재 스타트업 투자 환경은 어떤가.
“경기 침체 우려로 스타트업 투자가 줄어든 건 명확하다. 지난해 하반기 투자 시장은 상반기 대비 20~30% 줄었고,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자들을 만나보면 미래에 투자하기보다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는지를 더 집중적으로 보는 것 같다. 특히 투자자 대부분이 ‘한국 시장이 작다’라는 인식을 앞세워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중요한 평가 잣대로 보는 경향이 많다. 이렇게 투자 환경이 좋지 않을 때는 서비스를 최대한 가볍게 시작해 시장의 평가를 받고, 이후 다양한 정부 지원을 노려 해외시장을 두드려보는 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거나 스타트업 이직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사회 경험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 경험이 있어도 실패할 가능성이 큰 만큼,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경험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 스타트업에서는 업무별 체계화된 시스템을 배울 수 없어 20대 사회 초년생이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학생 창업으로 성공하는 사례도 분명히 있지만, 10년 정도 사회 경험을 쌓은 후 30대 초·중반 나이에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하는 걸 추천한다.”

Company Info

회사명 투썬캠퍼스
대표 이종현, 김종화
본사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사업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투자 기업 발굴, 시드 투자
주요 파트너 창업진흥원, 서울산업진흥원,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인터넷진흥원
포트폴리오 기업 잡플래닛, 아이디어스, 와그, 오픈갤러리, 글램, 디코드, 윙잇 등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