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청약경쟁률 57대 1…2021년 4분기 이후 최고
올해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 효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서울 3개 단지 393가구(이하 특별공급 제외) 청약에 2만2401명(1, 2순위 포함)이 몰려 평균 경쟁률 57대 1을 기록했다. 이는 분기 단위로 2021년 4분기(192.5대 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21년까지 세자릿수를 넘던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금리 인상 여파로 등으로 지난해 3분기(3.3대 1)·4분기(6.7대 1)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지만, 올해 들어 회복세가 뚜렷하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청약에서 28개 단지 1만2276가구 모집에 7만4931명이 몰려 평균 6.1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과도 대조적이다.
단지별로 살펴보면 이달 초 청약을 진행한 영등포구 양평동1가 영등포자이 디그니티가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몰려 19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청약을 시작한 강서구 등촌동 등촌 지와인도 81가구 모집에 493건이 접수돼 평균 6.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지난 12일 모집을 마친 은평구 역촌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는 214가구 모집에 2430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1.4대 1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청약을 받은 서울 단지들도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초까지 계약을 진행한 장위자이레디언트, 강동 헤리티지 자이, 리버센 SK View 롯데캐슬도 모두 완판됐다. 또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의 899가구 무순위 청약엔 4만1540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46.2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미분양 가구는 996가구로 전체 7만5359가구의 1.3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청약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은 것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해제가 주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이에 따라 세대원·유주택자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하게 됐으며, 추첨제 물량이 늘고 전매제한 기간도 최장 10년에서 1년으로 줄었다. 지방 거주자도 투자 목적으로 서울 아파트 청약에 도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지방 아파트 청약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었다. 올해 지역별 청약 경쟁률은 경남(28.4대 1), 부산(12.1대 1), 광주(7.5대 1), 충북(5.8대 1), 인천(1.5대 1), 경기도(1.1대 1) 등이다. 미분양 아파트도 지방에 몰려 있다. 대구의 경우 1년 사이 미분양이 9887가구 늘어 1만3565가구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1만 가구 이상을 기록했다. 이어 경북(9221가구), 충남(8653가구), 경기(8052가구) 등도 미분양이 늘고 있다. 특히 미분양 비율은 대구가 18%, 경북이 12.2%를 차지해 두 지역에 전국 미분양의 30.2%가 몰렸다.
한 분양시장 관계자는 “최근 서울 청약 성적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보이면서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는 4월 이후 신규 분양이 다수 진행될 예정이지만,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청약 시장에서 지역별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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