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떨어질줄 알았는데”…하락 멈춘 집값, 반등하나 [매부리레터]
상승 전환일까, 일시적 반등일까
김씨는 “금리가 높고, 역전세가 심각해서 부동산 침체는 2~3년 더 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하고 매매가가 상승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나의 판단’이 틀린 것인지 조바심이 납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오르고, 거래량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파른 속도로 내려앉은 부동산 시장이 본격 반등을 시작하는것일까요. 일시적 조정일뿐 더 큰 하락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부동산R114는 올해 거래된 서울 아파트 중 지난해 4분기보다 오른 가격에 팔린 단지가 52.2%였다고 밝혔습니다. 마포구(77.3%)와 강동구(69.8%), 강남구(65.2%), 송파구(63.3%) 순으로 ‘상승 거래’ 비중이 높았습니다.
거래량도 늘었습니다. 16일 기준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223건으로 1월 대비 약 56% 증가했습니다. 2월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도 이날 기준 8086건으로 1월 대비 약 69% 증가했습니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급매는 소진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급매 가격은 다 나갔어요. 요즘 매물 보시면 호가가 작년 연말때 나왔던 그런 가격은 없는거 보이실거예요.”(송파 공인중개업소)
“특례로 대출 받아서 많이들 움직이세요. 이건 신용 낮은 사람도, 소득때문에 대출 안나오는 사람도 되니까 이참에 싸게 나온건 많이 나갔어요.”(천안 공인중개업소)
“지난겨울에 진짜 손님 없었는데 요즘은 아무래도 실거주 매수자분들이 특례로 많이 하려고 문의하시죠.”(이천 공인중개업소)
실제로 직방이 조사한바에 따르면,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7.7%가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계획이 있거나 관심이 있다고 나왔습니다. 최장 50년 고정금리로 이용가능한 특례대출이 매수세를 살린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매수 심리도 개선됐습니다. 국토연구원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5.2로,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에 100을 넘었습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가격 상승 기대가 더 높다는 뜻인데요. 매수 심리가 살아나자 거래량도 증가세입니다.
2분기 반등을 예상하는 의견은 이렇습니다.
“연초 시장 전망 때는 가격 반등 시점을 2분기에서 3분기로 넘어가는 시기로 예상했지만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4~5월로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금리 인상 압박이 줄었고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실수요자들이 시장에 서서히 들어오고 있어요. 이제 바닥은 다졌다는 거죠. 여기서 더 떨어지겠냐, 이런 마음이 있는것 같아요.”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하락은 멈췄지만 장기간 횡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많이 빠진 곳은 고점대비 40% 빠졌고, 보통 30% 정도 빠졌죠. 20~21년 오른 상승분 다 반납한거죠. 지금 대부분 많이 빠진곳들은 2019년 가격이죠. 이정도면 (사람들이)더는 안 빠진다고 보는것 같아요. 단, 그렇다고 급하게 오를 것이냐? 사실 20~21년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올랐죠. 이러한 유동성 파티에 대한 상승분은 반납해서 이제부터는 장기간 횡보할것으로 보여요.
그러니까 굳이 급하게 살 필요는 없어요. 상승할 것 같으면 너도나도 달려들어서 가격이 오를텐데, 지금 심리가 ‘여기서 더 오르겠냐’ 이런 관망세인거죠. 다만 ‘여기서 더 지하로 파고들지는 않을거다’는 생각인 것 같아요. 급매는 소진됐고 바닥은 다졌지만 상승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거에요.” (부동산 투자자문 회사 대표 L씨)
“상승 반전이 결코 아니다. 주의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올랐는데, 서을을 제외하면 여전히 냉랭합니다. (5대 광역시 -0.82%, 전국 -0.79%) 서울 아파트 실거래지수가 반등한 것은 송파 강동 노원 낙폭 과대지역 거래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바닥권에서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싼 매물이 시장에서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다보니 1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반등을 한 것이지만 통계적인 시각에서 보면 시세 이하 급매물이 팔린 것 뿐입니다. 가격이 오른 게 아니라 매물 소화과정일 뿐입니다. 상승 반전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입니다.”(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다주택자가 움직여야 집값이 상승하는데, 지금은 특례보금자리론 등 무주택자 혹은 1주택자 실수요자들이 움직이는 시장입니다. 지금 다주택자는 못들어가요. 취득세(중과)문제가 해결이 안됐잖아요. 전세가는 아직도 바닥이고요. 갭이 너무 커요. 이러면 다주택자들이 못들어가요.”(분양홍보업계 관계자 K씨)
청약은 집을 살 의향이 있는 실수요자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 바로미터입니다. 그러다보니 서울 청약 경쟁률의 상승은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박원갑 위원은 “둔촌주공 높은 경쟁률은 분양권 전매 1년의 효과다. 1년만 지나면 웃돈을 팔고 되팔수있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았다”면서 “청약 경쟁률 상승은 시장흐름이 달라졌다기보다는 정부의 규제 완화 효과”라고 분석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는 매부리레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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