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보증금 떼인 액수 지난달에만 2500억원
전세 세입자가 계약 기간 종료 후에도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보증 사고가 지난달 처음으로 1000건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못 돌려받은 보증금 규모는 2500억원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셋값 하락과 전세 사기 등으로 급증했던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새해 들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 보증 사고는 1121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968건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다 기록이다. 보증 사고 금액 역시 1월 2232억원에서 지난달 2542억원으로 13.9% 늘었다. 마찬가지로 역대 최다 금액이다.
지난달 보증 사고의 약 90%인 999건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전체 보증보험 가입자 대비 사고 건수 비율 역시 수도권(8.4%)이 지방(2.8%)보다 3배 높았다. 시·군·구별로는 서울 강서구(102건)가 전국 1위였다. 강서구는 조직적인 전세 사기범, 이른바 ‘빌라왕’들의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지역으로 꼽힌다.
전세 보증 사고는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한 사람을 대상으로 집계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세입자의 피해까지 더하면 사고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보증 사고가 급증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주인을 대신해 보증금을 돌려준 ‘대위변제액’은 지난달 1911억원(834가구)에 달했다. 전월(1694억원) 대비 12.8% 늘어난 역대 최고액이다. HUG 대위변제액은 2015년 1억원에 불과했지만 2018년 583억원, 2019년 2837억원 2020년 4415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는 9241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1조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보증 사고는 주로 청년층이나 서민이 세입자로 거주하는 빌라, 오피스텔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HUG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보증 사고 중 71.1%(금액 기준)가 비아파트였다. 아파트는 동일한 조건의 주택이 여러 채 있어 거래 사례가 풍부하고 전세금 시세도 비교적 투명한 반면, 빌라나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전세 수요가 적고, 적정 시세를 알기 어려워 전세 사기의 표적이 되는 경우도 많다.
전세 보증 사고가 급증하면서 보증보험을 전담하는 HUG의 자금 여력도 한계에 달하고 있다. 현행법상 HUG는 자기자본의 60배까지 보증을 발급할 수 있는데, 작년 12월 말 기준 54.4배로 이미 한도가 거의 꽉 찼다. 이 때문에 HUG의 자본금을 확충하는 방안이 정부 관계 부처 간에 협의되고 있으며, 보증 발급 상한선을 자기자본의 70배로 상향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전문위원은 “세입자들이 소송 없이 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치가 보증보험인 만큼, 가입이 중단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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