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 "비서 이상의 존재"···생성형 AI가 영업·기업 고객관리까지 '척척'

글·사진(샌프란시스코)=정혜진 특파원 2023. 3. 1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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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GPT' 행사장 가보니
세일즈포스도 오픈AI와 협업
B2B 솔루션 첫 생성AI 도입
"관리자급 역량 보유···생산성↑"
이달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일즈포스 ‘트레일 블레이저DX 2023’ 행사에 참석한 관람객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경제]

최근 기자가 찾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컨벤션센터. 테크 기업들이 이벤트를 열 때 1순위 섭외 장소로 선호되는 곳이지만 이날은 19만 ㎡에 달하는 모스콘센터의 노스·사우스 구역이 오가는 사람 없이 텅 빈 모습이었다. 예년에는 행사가 많은 봄가을 시즌에 대관 전쟁이 치열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랐다. 노스홀을 지나 신호등을 건너자 흰색 명찰형 목걸이를 한 무리가 보였다. 센터 웨스트홀 전면에는 특유의 하늘색 구름 모양의 세일즈포스 로고가 눈에 확 들어왔다. 세계 1위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의 연례 개발자 행사 ‘트레일 블레이저DX 2023’이 열리고 있었다. 캠핑을 테마로 3층에 달하는 전시장을 가득 채운 3000여 명의 참가자들이 각 제품들을 체험하고, 미션을 달성하고, 기념품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섰다.

아인슈타인GPT 시연 모습 /샌프란시스코=정혜진 특파원

이날 세일즈포스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의 협업을 통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처음으로 도입한 CRM 솔루션 ‘아인슈타인GPT’를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와의 협업을 통해 선보인 빙 챗봇의 경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챗GPT가 기업간거래(B2B) 솔루션에 적용된 것은 처음이다. B2B 분야의 빅테크가 챗GPT 기반 챗봇을 핵심 제품에 본격적으로 접목하면서 생성형 AI 전쟁에 뛰어든 것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세일즈포스 관계자는 “올해는 특별히 생성형 AI를 탑재한 신제품을 선보이게 돼 화제를 모았다”며 “현재 생성형 AI가 업계에서 가장 파급력 있는 주제인 만큼 세일즈포스 제품에도 관심이 뜨겁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시연을 통해 선보인 아인슈타인GPT는 신제품 개발을 위한 팀원에게 지난 시즌 가장 잘 팔린 상품이 무엇인지, 고객들의 재구매율이 가장 낮았던 제품은 무엇이었는지 참고할 만한 지표를 제공한다. 외부 거래처와 협업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해야 할 때는 해당 데이터와 가장 적합한 직무를 가진 사람을 찾아 e메일 초안을 써준다.

선즈나 파룰레카르 세일즈포스 마케팅 시니어 디렉터 /샌프란시스코=정혜진 특파원

세일즈포스의 AI 제품 마케팅 시니어 디렉터인 선즈나 파룰레카르는 “아인슈타인GPT는 비서 이상의 존재”라며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던지고 올바른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해 모든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관리자급의 역량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매일 조 단위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2150억여 개의 예측을 해내는 CRM 솔루션에 챗GPT의 대규모 언어 모델을 탑재하면서 경영상 각종 의사 결정에 필요한 요소들을 제시한다는 설명이다. 파룰레카르 디렉터는 “날씨를 가지고 시를 짓거나 이용자들의 호기심을 해결해주는 데도 생성형 AI가 활용될 수 있지만 B2B에 접목되면 만들어낼 수 있는 결과물 하나하나가 매출과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은 기업들도 아인슈타인GPT만 있으면 기업 내부에 자체 데이터, AI 리서치팀을 둔 것처럼 데이터를 훈련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생산성 분야에서의 경제적 가치는 무궁무진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달 초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 웨스트홀에서 열린 세일즈포스 '트레일 블레이저DX 2023' /샌프란시스코=정혜진 특파원

구글 역시 기업용 협업 서비스 워크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 업무용으로 쓰이는 구글 지메일, 구글 독스 등에 생성형 AI가 초안을 작성해주는 등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다. 실리콘밸리의 한 AI 전문가는 “‘샌드위치 워크플로우’에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할 것”이라며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 중에 시장 규모를 확대해 매출을 창출해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샌드위치 워크플로우란 사람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면 이를 AI에게 지시를 하고 AI가 여러 초안들을 작성해 이를 바탕으로 다시 사람이 수정이나 보완을 통해 결과물을 완성하는 것이다.

글·사진(샌프란시스코)=정혜진 특파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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