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X파일] 유동규-남욱 통화녹음 첫 공개..."내일 1억 5천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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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대장동 사업을 본격 시작한 업자들의 첫 로비 타깃은 유동규였다.
2021년 10월 21일, 검사는 대장동 4인방(김만배, 유동규,남욱, 정영학)을 한데 불러 대질 신문을 벌였다.
검사는 '유동규-남욱 녹음파일'의 내용을 추궁하며 '한 개 반'의 의미를 물었고, 남욱은 "1억 5천만 원을 의미합니다"라고 답했다.
남욱 진술과 녹음파일을 종합하면, 뇌물을 먼저 요구한 건 유동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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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검찰 수사 '스모킹건' 중 하나인 유동규-남욱 통화 녹음파일 최초 공개
② 100여 개 음성파일 중 유일하게 남욱이 녹음, 유동규가 '한 개 반'(1억 5천) 뇌물 요구
③ 정영학 녹취록에 딱 두 번 등장하는 유동규 육성... 대장동 민관 유착의 중요한 증거
뉴스타파는 대장동 사건의 검찰 수사 증거기록 40,330쪽과 정영학 녹음파일 100여 개를 입수해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실체를 추적하고 있다. 정영학 녹음파일에는 업자들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벌인 청탁과 뇌물, 고위 법조인과의 유착 정황이 담겨 있다.
2012년부터 대장동 사업을 본격 시작한 업자들의 첫 로비 타깃은 유동규였다. 유동규는 대장동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반드시 포섭해야 할 인물이었다.
변호사인 남욱이 유동규 로비를 맡았다. 남욱은 유동규를 만난 후 정영학에게 전화하곤 했는데, 만남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꼬치꼬치 보고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1,325쪽 '정영학 녹취록' 중 2012~2014년 사이에 녹음된 녹취록 상당수가 정영학과 남욱의 통화 내용이다.
"유동규에게 상납한 뇌물은 2013년에만 3억 5,200만 원"
2021년 1월 17일, 검찰 조사에서 정영학은 유동규에게 뇌물을 준 사실을 실토했다. 정영학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실세로 유동규가 가는 것은 기정사실화 되어서 대장동 사업과 관련하여 잘 봐달라고 돈을 만들어 줬다"고 진술했다. 또한 "유동규가 적극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2013년 4월부터 9월까지 대장동 업자들이 유동규에게 상납한 뇌물은 총 3억 5천 2백만 원이다. 하지만 워낙 오래전 일인 데다, 업자들의 진술만으로는 입증이 쉽지 않았다. 검찰은 뇌물을 요구하는 유동규의 육성이 담긴 녹음파일을 확보하면서 수사의 물꼬를 텄다.
뇌물 달라는 유동규 음성파일, 남욱이 녹음해 정영학→검찰 순으로 전달
뇌물을 요구하는 유동규 육성은 2013년 4월 1일 녹음됐다. 이날 유동규는 남욱과 통화하면서 "내일은 한 개 반은 되냐?"고 묻는다. 남욱은 "그렇게까지 현금 못 만들었는데 좀 어려울 것 같다"면서 "지금 만든 게 0.7, 7천 몇 백만 원"이라고 답한다.
남욱은 당시 통화를 녹음해 정영학에게 건넸다. 정영학은 이 녹음파일을 갖고 있다가 2021년 9월 자신이 녹음한 다른 녹음파일과 함께 검찰에 제출했다. 100여 개의 정영학 녹음파일 중 유일하게 남욱이 녹음한 것이다. 이 녹음파일은 유동규 뇌물 수수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 물증이 됐다.
대질 신문에서 확인된 '한 개 반'의 의미...유동규는 끝까지 '오리발'
2021년 10월 21일, 검사는 대장동 4인방(김만배, 유동규,남욱, 정영학)을 한데 불러 대질 신문을 벌였다. 검사는 '유동규-남욱 녹음파일'의 내용을 추궁하며 '한 개 반'의 의미를 물었고, 남욱은 "1억 5천만 원을 의미합니다"라고 답했다.
남욱 진술과 녹음파일을 종합하면, 뇌물을 먼저 요구한 건 유동규였다. 그는 지인에게 빌린 돈을 갚아야 한다며 남욱에게 3억 원을 달라고 했다. 남욱은 갑자기 큰 돈을 만들 수가 없어 여러 차례 나눠서 줬다고 말한다.
검찰은 대질 신문 중인 피의자들의 표정과 행동을 조서에 기록했다. 남욱이 '예. (돈을 준 게) 확실합니다'라고 하며 허리를 숙여 유동규를 쳐다보자, 이때까지 뇌물 수수를 부인해왔던 유동규가 '남욱과 서로 쳐다보며 서로 말이 없다'고 묘사됐다.
검찰 수사 '스모킹건', 유동규-남욱 통화 녹음파일 공개
1,325쪽 정영학 녹취록에서 유동규의 목소리는 딱 두 번 등장한다. 앞서 뉴스타파가 공개한 2020년 10월 30일자 '노래방 3인 회동'과 2013년 4월 1일에 남욱이 녹음한 유동규와의 통화다. 이 두 개의 녹음파일은 대장동 민관 유착의 실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뉴스타파 봉지욱 bong@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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