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브걸·모모랜드 해체 ‘마의 7년’ 블랙핑크는 넘어설까

정혁준 2023. 3. 1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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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블핑 의존도 높아 재계약할 것”
“높은 몸값·새 그룹 양성…불발될 수도”
그룹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달 초 걸그룹 브레이브걸스가 준비하는 디지털 싱글 제목이 <굿바이>라고 알려지면서 그룹 해체를 암시하는 게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다.

예상은 현실이 됐다.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16일 “브레이브걸스는 <굿바이>를 끝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마무리한다”며 “멤버와 당사는 오랜 시간 심도 있는 논의 끝에 아름다운 이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브레이브걸스는 2011년 데뷔 뒤 멤버 변화를 거듭한 끝에 2016년 2월 2기로 재정비했지만,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그러다 2017년 발표한 ‘롤린’이 4년 뒤인 2021년 ‘역주행 신화’를 쓰며 집중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그 뒤 2년 만에 해체 절차를 밟게 됐다.

그룹 브레이브걸스.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2016년 서바이벌 프로그램 <모모랜드를 찾아서>(엠넷)로 데뷔한 걸그룹 모모랜드도 마침표를 찍었다. 모모랜드는 2018년 발매한 ‘뿜뿜’으로 ‘뿜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데뷔 이래 첫 1위를 기록하며 여러 음원 차트를 섭렵했다. 하지만 이들도 지난 1월 재계약을 맺지 못한 채 해체했다.

모모랜드와 브레이브걸스의 잇따른 팀 해체로 ‘마의 7년’이 다시 화제에 오르고 있다. ‘마의 7년’이란 공정거래위원회가 만든 표준계약서에 따라 7년 전속 계약을 맺은 아이돌 그룹이 계약 기간 종료 뒤 재계약을 맺지 못하고 해체하는 사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활동 7년차를 맞는 블랙핑크에 관심이 쏠린다. 블랙핑크 역시 올해 전속 계약이 마무리되기에 재계약 여부가 케이(K)팝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그룹 모모랜드. 엠엘디엔터테인먼트 제공

전망은 엇갈린다. 재계약을 맺을 거란 전망의 주요 근거는 소속사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 의존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와이지 앨범 판매 매출의 90%를 블랙핑크가 담당했을 정도다.

블랙핑크를 대체할 만한 카드 역시 많지 않다. 2020년 데뷔해 빅뱅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보이그룹 트레저는 지난해 10월 발매한 앨범 <더 세컨드 스텝: 챕터 투> 초동(첫 일주일 판매량)이 40만장에 그쳐, 직전 앨범 성적 54만장보다 뒷걸음질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보이그룹 위너와 아이콘 역시 블랙핑크에 견줘 매출은 미미하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선 블랙핑크가 재계약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엔에이치(NH)투자증권은 지난 1월 와이지 종목 분석보고서에서 “와이지 주가가 경쟁사 대비 저평가 상태인 이유는 8월 블랙핑크의 계약 만기가 가까워짐에 따라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며 “블랙핑크 재계약은 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보여 과도한 우려는 내려놓을 시점”이라고 짚었다.

와이지 사정에 정통한 엔터테인먼트사 임원은 “와이지로서는 블랙핑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놓치기 힘든 그룹인데다, 멤버들도 블랙핑크의 음악 색채를 유지하려면 와이지와 계속 함께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어 재계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레이브걸스 마지막 디지털 싱글 <굿바이>.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면, 블랙핑크의 재계약 불발을 예상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멤버들 몸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그룹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리사는 국내보다 글로벌 시장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국외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개런티를 제시받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제니·로제·지수 역시 발표한 솔로 앨범과 출연 드라마가 화제를 모으면서 그룹이 해체되더라도 개인 브랜드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조성돼 있다.

와이지가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 데뷔를 준비하는 것도 블랙핑크 재계약 시점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랙핑크가 데뷔한 2016년은 같은 소속사 선배 걸그룹 투애니원(2NE1)의 재계약 시점이었다. 블랙핑크는 그해 8월 데뷔했고, 투애니원은 그해 11월 팀 활동이 종료됐다.

그룹 투애니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당시 와이지를 이끌던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가 투애니원과 재계약을 맺지 않고 신인 걸그룹 블랙핑크를 데뷔시킨 셈이다. 와이지는 최근 베이비몬스터의 연내 데뷔를 확정했다. 블랙핑크 데뷔 때와 마찬가지로 양현석 총괄이 프로듀서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2016년과 비슷한 흐름인 모양새다.

새로운 4세대 걸그룹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점 역시 블랙핑크 재계약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뉴진스·아이브·르세라핌 등 4세대 걸그룹 멤버 16명의 평균 나이는 18.3살이다. 블랙핑크 멤버 4명의 평균 나이 26.3살에 견줘 8살 어리다.

한 엔터테인먼트사 임원은 “신인에서 벗어난 그룹 멤버들은 7년쯤 되면 인기에 걸맞은 보상을 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엔터 회사는 앞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과 그룹의 인기 하락 가능성을 고려하게 된다”며 “이런 시각차를 어떻게 넘어설 수 있느냐에 따라 재계약 여부가 결정된다”고 짚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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