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맹꽁이 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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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한 마리가 “맹” 하고 운다. 뒤이어 “꽁” 하는 의성어가 따라온다. 꼭 한 녀석이 내는 소리 같다. 그런데 곰곰이 들어보면 따로따로다. 왜 그럴까. 암컷을 향해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서란다.
맹꽁이 얘기다. 이름도 울음소리에서 유래됐다. 개구리목 맹꽁잇과 양서류 족속이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식물 II급이다.
통통한 몸집에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발에는 물갈퀴가 없다. 몸 길이는 4~5㎝ 남짓이다. 누런 몸에 푸른빛 혹은 검은빛 무늬가 있다. 산란기에 울음소리를 내는 울음주머니가 늘어져 있는 쪽이 수컷이다.
맹꽁이 울음소리로 인해 사업 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놓인 곳이 있다.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9공구 터널이 그곳이다. 수원시 영통구 영흥공원을 관통하는 구간이다. 국가철도공단은 2026년까지 과천~수원~화성(총연장 38.9㎞)을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사 예정 구간이 지하여서 자재 투입과 환기 기능을 위해 수직구가 건설돼야 한다. 바로 해당 수직구 착공 지점 인근에서 맹꽁이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주민 제보가 접수됐다. 지난해 11월이었다.
영흥공원 민간특례사업자는 애초 이곳에 살던 맹꽁이를 장안구 만석공원으로 옮겼다. 2020년이었다. 하지만 늦가을부터 동면에 들어가는 특성으로 녀석들은 아직 영흥공원에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수원시는 지난해 7월부터 환경조사를 거쳐 맹꽁이 유생 163개체를 발견했다. 환경당국은 지난해 12월 ‘공사 시작 전 적정한 시기에 맞춰 재조사하겠다’는 답변을 보냈다. 환경단체도 환경당국의 제대로 된 재조사 이행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앞선 조사 결과가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이주 계획도 나와야 한다.
맹꽁이는 뜬금없는 울음소리를 내지만 우리와 공존해야 하는 생태계의 일원이다. 환경은 후손들에게 빌린 소중한 자산이어서 더욱 그렇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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