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해제 후 첫 삼성전자 주총…주주 581만명 중 600명 참석

이현주 기자 2023. 3. 1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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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삼성전자, 15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정기 주총 개최
작년 1600명 대비 1000명 감소한 600명 현장 찾아
"주가 부양" 쓴소리·"한국 이끄는 삼성" 응원 이어져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제54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 총회장 입구에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3.15.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이현주 기자 = "엄마랑 같이 학교 빠지고 왔어요. 의장하시는 분이 주주 목소리를 더 잘 들어줬으면 했는데, 아쉬워요."

삼성전자가 15일 오전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4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삼성전자 전체 주주 수는 지난해 말 기준 581만명으로 처음 500만명을 넘어선 2021년 말과 비교해 15% 증가했다. 2021년 이후 개인주주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20~30대 젊은 주주들도 크게 늘어났다.

이날 주총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열린 첫 대면 총회라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해 1600명 대비 1000명 정도 줄어든 600명이 참석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안산에서 초등학교 2학년 자녀와 함께 온 40대 여성 주주는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왔는데 생각보다 썰렁해 놀랐다"며 "아쉬운 부분이 좀 있다"고 전했다.

ESG 포토존·친환경 액세서리…"즐기는 주총"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주총회장 곳곳에 주주들이 주총 인증샷을 촬영하고 최신 제품의 매력을 즐기는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주총장 입구에 'Everyday Sustainability(지속가능한 일상)'라는 ESG 테마로 꾸며진 포토존을 설치해, 주주들이 입장 전부터 이번 주주총회를 기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갤럭시 S23 포토부스도 운영해 주주들이 부스에 설치된 갤럭시 S23 울트라를 통해 즉석사진을 촬영하며 카메라 기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주주들은 'ESG', '주주인증' 등의 메시지를 담은 토퍼와 톡톡 튀는 소품을 활용해, MZ세대 놀이터인 즉석사진 부스에 온 것처럼 재미있게 셀피를 촬영하고 출력할 수 있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4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3.15. photo@newsis.com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액세서리인 '삼성 에코 프렌즈' 팝업스토어도 선보였다. 주주들은 갤럭시 S23 시리즈, 갤럭시 워치5, 더 프리스타일 등 삼성 제품에 새로운 매력을 더하는 액세서리를 직접 살펴볼 수 있었다.

친환경 소재로 하이페리온(높이 115.9m로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을 본뜬 응원메시지 월도 등장했다. 주주들은 나뭇잎 모양의 카드에 회사에 바라는 점, 회사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작성해 하이페리온 나무를 장식했다.

삼성전자는 주주들이 게시한 메시지를 주총장 내 디스플레이와 수원컨벤션센터에 설치된 DID(Digital Information Display)를 통해 참석자들에게 공유했다.

의자부터 책상까지 골판지로 꾸며진 에코패키지 체험존도 눈길을 끌었다. 에코패키지는 포장 박스 각 면에 인쇄된 도트 패턴을 활용해 누구나 손쉽게 소형 가구나 생활 소품을 만들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특히 주총장을 찾은 어린이 주주들도 에코패키지 미니키트를 직접 조립해보면서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었다.

서울에서 온 초등학교 3학년 이모양은 "아빠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해서 학교를 빠지고 왔다"며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웃었다.

주총 현장에서 사용되는 각종 물품에는 친환경 소재가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주총 안내장 등 인쇄물에 재생지를 이용하고, 주총 의안은 버리기 쉬운 서류봉투 대신 재사용이 가능한 무표백지 종이 가방에 담아서 제공했다. 또 음료 컵으로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등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했다.
[서울=뉴시스]삼성전자가 15일 오전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4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lovelypsyche@newsis.com

온라인 표결·중계 활성화…주주 편의 제고

삼성전자는 주주들이 주총에 편리하고 안전하게 참석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화된 일상과 주주 편의를 고려해 ▲주총 현장에서 표결 단말기를 통해 약 2분 만에 빠르고 정확하게 주주 의사를 집계하는 전자표결 ▲사전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 제도 ▲사전신청 주주 대상의 주총 온라인 중계를 실시했다.

지난해 대비 주총 현장 참석자가 대폭 감소한 것도 이같은 온라인 활성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정기 주총에서 전자투표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2021년부터는 온라인 중계를 하고 있다.

ESG 주총 차원에서 우편물을 모두 전자공고로 대체한 점도 주주 현장 참여율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주총 참석장, 소집통지서, 주주통신문으로 구성된 주총 우편물을 매년 발송했으나 점차 간소화했으며, 올해는 모두 전자공고로 대신했다. 이를 통해 종이 3500만장을 절감, 30년산 원목 3000그루를 보호하는 효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수원컨벤션센터 현장에서는 3층(3040㎡)과 1층(7877㎡)을 모두 대관해 많은 주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주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의료진을 갖춘 건강확인소 2곳을 운영했다.

"주가 관리 안하냐" 쓴소리·"10만 전자 파이팅" 응원도

주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경영진을 질타하는 쓴소리도 나왔다.

가족 모두가 삼성전자 주식을 갖고 있다는 한 주주는 "10만원대에 주식을 샀는데 지금 6만원 턱걸이"라며 "주주를 물로 보고 있나, 어떻게 이렇게 주식 관리를 하고 있나"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온 가족이 주식을 갖고 있고, 여기 아내와 자식들도 와 있다"며 "주주들을 이렇게 대하는데 상생 지속이라는 말을 써도 되는지, 정말 의심스럽다"고 성토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3.15. photo@newsis.com


또다른 주주도 "주총 답변이 전반적으로 너무 두루뭉술하다"며 "주주는 호구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주주들도 주주가치 제고 주문하는 목소리를 이어갔으며, 발언이 끝나면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삼성전자가 잘하고 있으며 응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여성 주주는 "삼성전자는 우리나라를 이끌고 있는 대표 기업으로 현재 너무 훌륭하게 잘하고 있다"며 "한종희 부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로비 에코 트리에는 '재용이형 응원합니다', '10만전자 가즈아', '한국인의 자부심, 세계인의 브랜드, 삼성전자 파이팅' 등의 응원 메시지가 빼곡하게 달렸다.

이날 97% 이상의 찬성률을 얻어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한 부회장은 "회사가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시는 주주들께 감사하다"며 "향후에도 주주 중시 경영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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