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포FC, 유소년선수 사망 10개월 만에 지도자들 업무배제

박강수 2023. 3. 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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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FC 유소년팀 선수 ㄱ군(16)이 '집단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지 약 10개월 만에 가해자로 지목됐던 코치진이 직무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김포FC는 지난 13일 유소년팀 감독과 코치 두 명에 대해 업무배제 조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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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구단주 김포 시장은 공식 사과하라”
체육시민연대 등 시민단체가 14일 김포시청 앞에서 김포FC 유소년 선수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강수 기자

김포FC 유소년팀 선수 ㄱ군(16)이 ‘집단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지 약 10개월 만에 가해자로 지목됐던 코치진이 직무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김포FC는 지난 13일 유소년팀 감독과 코치 두 명에 대해 업무배제 조처를 했다. 서영길 김포FC 대표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계속 이슈가 되고 있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고 직무를 정지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지도자들에게) 전달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27일 ㄱ군이 자신의 카카오톡 유서를 통해 코치와 팀 동료들의 괴롭힘이 있었음을 폭로하고 사망한 지 321일 만이다.

ㄱ군 사망 직후 경찰 수사와 스포츠윤리센터 조사가 시작됐으나 진상규명은 해를 넘겼다. 그 사이 김포 구단은 지난해 11월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됐던 코치 두 명과 계약을 연장했고, 지난 1월 스포츠윤리센터가 코치진과 감독의 언어 폭력 등 인권 침해 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징계 요청 결정을 내렸다. 윤리센터 의결 이후 징계권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를 거쳐 대한축구협회에 이관된 상태다.

지도자들과 유소년 선수들에 대한 분리가 이루어졌지만 ‘뒤늦은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허정훈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는 “1년이 다 되어가는 동안 어떠한 조치도 없다가 언론보도로 압박이 들어오니 이제서야 배제 조치했다”며 “그동안은 가해 지도자들과 학생 선수들이 같이 있어서 제대로 된 조사가 안 됐다고 본다. 분리한 상태에서 진상조사를 하고 구단 이사장인 김병수 김포시장이 재발방지책을 발표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체육시민연대를 비롯한 문화연대, 스포츠인권연구소, 김포시민의힘 등 시민단체는 14일 김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병수 시장을 향해 “구단의 최고 책임자로서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외쳤다. 이들 단체는 전수 진상조사, 구단 대표의 사과, 재발방지책 마련 등 내용을 담은 항의 서한을 시에 제출하고 김병수 시장과 면담을 요청했다.

코치들의 직무가 정지된 다음날이자 기자회견이 열린 이날은 숨진 ㄱ군의 생일이기도 하다. ㄱ군의 아버지는 “생일상을 차려주고 납골당에 다녀왔다. (아들이 죽고) 첫 생일날이라 많이 힘들기는 한데 아빠된 도리로서 할 수 있는 거는 다 할 거다. 저는 죽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포시장이 구단주인데 단 한번의 입장 표명도 없이 이제 와서 조용히 직무 정지로 처리하려는 건지 의문이다. 전수 조사를 해야한다”라고 덧붙였다.

징계권을 가진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20일 공정위원회를 연다. 오랜 기간 수사를 이어온 김포경찰서 역시 최근 수사를 마무리 짓고 스포츠윤리센터로부터 조사 자료를 받아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김포/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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