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잇슈]'아파텔·생숙·도생' 어쩌나…마피 급매·미입주 대란 우려
애매한 규제도 독…'마피'에 계약해지도
입주 몰리는데 잔금 못 내 '미입주' 우려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에 급매해요~'
한때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주목받았던 주거용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시장이 혹한기를 맞았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아파트 규제가 풀리자 대체제로써의 매력이 사라진 가운데, 오히려 일부 상품은 애매한 규제가 남아 너도나도 서둘러 발을 빼는 분위기다.
아파텔도 생숙도 '규제가 너무해?'
최근 주거용 오피스텔(아파텔), 생활형숙박시설(생숙), 도시형생활시설(도생) 등 수익형 부동산들이 '급매'로 속속 나오고 있다.
이들은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0~2021년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금리 인상, 주택 매수심리 저하, 아파트 규제 완화 등이 맞물리자 수요가 급감했다.
더군다나 일부 상품은 애매한 규제가 남아 있어 수요가 더 꺾이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상품이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이다. 이는 전용면적 60~85㎡의 주거용 오피스텔로, 한동안 높은 아파트 가격에 지친 수요자들이 대안으로 찾으며 몸값이 크게 올랐다.
그러나 부동산 하락기를 맞으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운데, 아파트 규제는 풀리는 반면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며 수요자들에게 외면 당하고 있다.
아파텔은 대출에선 '비주택'으로 세금에선 '주택'으로 분류돼 여전히 규제 강도가 높다.
금융위원회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에 따라 올 1월부터 오피스텔, 상가, 빌딩, 토지 등 비주택 담보대출에도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로 제한돼 대출한도가 줄어들었다. 비주택이라 최근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에서도 빠졌다.
또한 전입신고를 한 주거용 오피스텔은 보유세와 양도세를 계산할 때 주택 수에 포함된다.▷관련기사:[알쓸부잡]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쓰면 생기는 일(2022년11월17일)
생활형숙박시설의 경우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하지 않을 경우 수분양자들이 '이행강제금'을 내게 생겼다. 생숙은 말 그대로 숙박시설이기 때문에 주거 사용이 안 된다. 정부가 지난 2021년 공식적으로 금지하면서 실거주할 경우 오는 10월14일까지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하게 했다.
이를 지키지 않고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매년 매매시세의 10%를 이행강제금으로 내야 한다.
그러나 용도 변경도 쉽지 않다. 오피스텔로 전환하려면 분양 계약자 100% 동의가 필요하고 주차장 면적도 더 늘려야 한다.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지구단위계획 변경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충분히 안내받지 않고 분양을 받은 사례도 있고 용도변경 또한 어려워 수분양자들이 앞다퉈 매물을 던지고 있다.▷관련기사:[집잇슈]'생활형숙박시설' 먼저 파는 사람이 위너…살 길은?(2022년12월22일)
도생은 계약해지 요구까지 '미입주 공포'
도시형생활주택은 '깡통전세' 진앙지로도 불리며 투자 주의보가 나오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전용면적 50㎡ 이하의 '원룸형 아파트'에서 지난 2021년 60㎡ 이하 '소형 아파트'로 규제가 완화돼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아파트와 달리 주차 공간을 적게 확보해도 되고 주택 사이 공간이 협소해도 문제 없어 상대적으로 건축이 수월했고 이에 분양 단지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부동산 하락기가 오자 수요가 줄기 시작했고, 주택을 짓고 세입자를 모아 근저당 설정을 한 뒤 자금을 마련해 또다른 주택을 짓는 식으로 전세사기 수법으로도 쓰이며 반감이 커졌다.▷관련기사:도시형생활주택, 아파트 대안이냐 청약 불쏘시개냐(2021년9월27일)
이같은 상황에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선 수천만원~수억원에 이르는 '마피'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분양가 규제를 피해 '고급화'를 표방하며 고분양가로 분양했던 단지일수록 찬바람이 거세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지난해 7월 준공한 도시형생활주택 '더샵 반포리버파크'는 인근 집값 하락, 금리 인상 등에 따라 다수의 입주 예정자들이 잔금을 치르지 못해 계약 해지 등을 요구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단지는 2021년 분양 당시 3.3㎡(1평)당 7990만원에 분양해 전용 49㎡ 분양가가 17억원대였다. 인근 재건축 아파트인 '래미안원베일리'보다도 평당 분양가가 2000만원 이상 높았다.
오는 6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서초구 '엘루크 반포' 오피스텔은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분양가에서 8000만~1억원을 떨어트린 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강서구 마곡동 '롯데캐슬 르웨스트' 생숙은 2021년 투자 광풍을 일으킬 정도로 수요가 높았으나 올초부터 급매물이 드문드문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올해 수익형 상품들의 입주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급매 증가, 미입주 대란 등이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비아파트 시장은 아파트보다 금리 인상에 더 직격탄을 맞는다"며 "아파트는 전세라도 내놓을수 있지만 수익형 부동산은 주로 월세 상품인데 월세로 대출 이자도 감당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안 좋아서 월세를 마냥 올릴 수도 없고 땅값 건축비 올라서 분양가 할인에도 한계가 있다"며 "결국 수분양자들이 잔금을 내지 못해 미입주가 대거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오피스텔은 원래 주택이 아닌데 주택수에 포함해 세금을 매기고 있다"며 "봐주기식 규제가 아닌 불합리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풀어 숨통을 트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