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 김치찌개’ 끓이는 청년식탁···“밥 굶지 말아요”

김창효 기자 2023. 3. 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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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앞에 ‘청년식탁 사잇길’ 식당 연 김회인 신부
“지친 청년에 한 끼와 쉼 제공”
김회인 신부가 13일 전북대학교 신 정문 인근에 문을 연 청년을 위한 ‘청년식탁 사잇길’ 식당 앞에서 현판을 가리키며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김창효 선임기자

“배고픈 청년들이여 3000원짜리 김치찌개 먹으러 오세요.”

1만원은 있어야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요즘, 청년들에게 3000원에 ‘따뜻한 밥상’을 내어주는 식당이 전북 전주에 문을 열었다.

전북대학교 신 정문 인근에 문연 김치찌개 식당 ‘청년식탁 사잇길’(사잇길)은 천주교 전주교구가 경제·사회적으로 어려운 청년들을 돕기 위해 마련한 곳이다.

사잇길 대표를 맡은 김회인 신부는 “청년을 돕는다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라고 이야기한다. 청년을 흔히 ‘가장 젊고 활력이 넘쳐야 할 시기’라고 생각하지만, 청년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취약계층이 많다고 김 신부는 말했다. 그는 “당장 대학생들도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채 생활비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직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취업·경제·소외 등 청년들이 최근 부닥친 문제 중 하나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는 김 신부는 “밥 한 끼라도 든든하게 먹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사잇길’을 문 열었다고 말했다.

청년식탁 사잇길 메뉴판.

사잇길이라는 식당이름은 ‘사람’의 앞글자와 ‘잇다’라는 말을 붙여 만들었다. ‘골목’이라는 중의적 의미도 부여해 이 곳에서 청년들이 소통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사잇길에 들어서면 메뉴판이 눈에 띈다. 김치찌개 가격은 단돈 3000원이다. 이 돈을 내면 밥과 반찬은 얼마든지 가져다 먹을 수 있다. 김치찌개 종류도 돈육·참치·두부·비건 등 네가지나 된다. 30년 경력의 영양사가 조리해 입맛이나 취행에 따라 제공하는 식이다. 추가되는 어묵·햄·라면 등은 1000원을 더 내야 한다.

지난 10일 문연 이후 하루 100여명 안팎이 사잇길을 이용하고 있다.

식당 옆 카페는 문화·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마련했다. 카페나 회의실처럼 청년이 필요하면 언제든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있다. 독서실처럼 공부해도 되고, 카페에서처럼 쉴 수도 있다.

치솟는 물가에 사잇길은 이용객이 많을 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김 신부는 “처음엔 뜻있는 독지가의 도움으로 식당 문을 열었지만 지금은 십시일반 후원하는 분들이 생기면서 자립 준비 청년과 학교 밖 청소년에게 식사쿠폰 지급도 준비하고 있다”며 “어렵지만 사잇길을 통해 계속 청년들을 격려하고 희망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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