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실리콘밸리은행 파산, 韓부동산시장 '나비효과' 있을까?
국내 부동산은 일단 이달 연준 금리 결정이 당장의 위험…빅스텝 강행 전망도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소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불거진 뒤 첫 월요일을 맞은 13일 현재 전 세계가 자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주로 정보통신(IT) 스타트업 자금 조달을 해오던 은행이라 16위 규모에도 여파가 한정적이란 시각도 있지만, 팬데믹 기간 부동산 관련 대출이 과감하게 풀린 다른 은행으로 퍼질 우려도 상존한다. 벌써 '불'은 뉴욕 시그니처은행으로 옮겨 붙었다.
미국 당국은 SVB발(發) 줄도산 우려를 조기 차단코자 예금 전액 보호를 발표하고 매수자 찾기에 나섰다. 국내 경제를 떠받치는 부동산 시장 영향 관련해 전문가들은 미 당국이 아시아 증시 개장 전 빠른 조치를 취하는 등 영향 축소에 매진하는 만큼 위기를 촉발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악화하던 건설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전망을 더 어둡게 해 공급 부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는 남는다.
◇장기침체냐 추세반등이냐 관망하던 시장에 불확실성 '찬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금융당국은 현지시간으로 금요일인 지난 10일 오후 실리콘밸리은행 폐쇄 명령을 내렸다. 우리 시간으로는 주말인 토요일 새벽 전해진 소식이었다. 주로 스타트업을 취급하던 은행이었는데, 기업들이 금리가 급격하게 올라 자금난을 겪자 예금인출에 나선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이 고물가 대책으로 공격적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한차례 꺾인 뒤 반등 조짐을 보이던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으로선 또 한번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맞닥뜨린 셈이다.
서부의 뱅크런(예금인출사태)은 삽시간에 동부 금융 출혈로 이어졌다. 현지 일요일인 12일 뉴욕 시그니처은행도 파산하게 된 것이다.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의 자산 규모는 각 2090억 달러, 1100억 달러가 넘는다. 주말 사이 미국은 역대 두, 세 번째 큰 은행 파산을 모두 겪은 셈이다.
미 당국은 일단 개장을 앞둔 아시아 증시의 '블랙먼데이' 차단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연쇄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서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은행 및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현지 12일(한국 13일 새벽) 공동성명을 내고 "25만 달러의 보험 한도를 초과하는 예금을 포함해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의 예금자들은 월요일(13일) 예치금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연준은 광범위한 긴급 대출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고객이 계좌 예치금 접근권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은행 시스템에 자유롭게 대출해 주겠다는 것이다. 연준의 긴급 대출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미 재무부는 250억 달러를 따로 마련했다.
미 당국의 정책 효과는 한국 증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벤치마크인 니케이 225는 이날 오전 거래에서 약 1.2% 하락했고, 호주 S&P/ASX 200지수도 0.6% 떨어졌다. 그러나 한국 코스피만 거의 변화가 없다고 매체는 평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24% 상승 출발한 뒤, 현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 "심리 위축 있겠지만 큰 영향은 없을 듯 …금리 결정이 더 문제"
국내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 당국이 연쇄 위기를 막기 위해 빠른 조치에 나서고 그 효과가 국내 금융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당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이번 사태가 이달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변화를 줄지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는 더 큰 관심이 되고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세무팀장은 "미국 정부가 예금을 다 방어하기로 했기 때문에 미 연방내 다른 금융권 파급효과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국내 시장에 미치는 불안요소도 그렇게 크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오히려 처음 파산 얘기 나올 때만 해도 미국 금리 추가인상이 어려워지는 거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파급효과가 크지 않아 그 상황도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미 금융당국이 이번 사태는 이번 사태대로 조치하고, 이달 21~22일 예정한 연준 금융통화위원회(FOMC) 금리 결정은 원안대로(0.5%p 인상 가능성) 강행할 가능성이 큰 점이 시장엔 더 관심사라는 의견이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은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과는 직접적으로 관계 있다기보단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라며 "미국 16대 은행이 파산하긴 했지만 지방은행인 데다, 리먼 때처럼 투자은행(IB)도 아니고 레버리지를 한 게 아니라 뱅크런이 감당 안 된 것이라 국지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불거진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 은행 파산 위기처럼 불확실성이 커졌다가 수습되는 형태로 가는 데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미국의 금융시장은 고금리와 리먼브라더스 사태에 따른 충격과 트라우마가 있어 약간의 충격은 올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금융시장 자금경색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우리 시장엔 예전과 같은 충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 하방경직성에 의해 바닥을 다지고 있는 우리 부동산 시장 환경에는 가격 하락이나 심리 위축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일단 실리콘밸리은행은 IT대출을 과하게 한 뒤 금리인상 때문에 파산한 것인데, 우리나라도 무리한 대출로 인한 파산 위험성은 계속 경고되고 있다"면서 "금리인상과 이번 사건이 병행되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쪽 접근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가뜩이나 지난달 대우건설의 시공권 포기로 불거진 PF 부실 우려가 고금리와 원자잿값 급등, 미분양 상황과 맞물려 공급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는 터다.
김 위원은 "개인에도 고금리에 대한 위험성은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며 "당분간은 높은 레버리지를 일어켜 무리하게 매입하려는 비중이 줄면서, 지금도 그렇지만 부동산 시장은 더욱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여전히 변수는 미 연준의 금리 결정이다. 김 위원은 "두 가지로 나눠봐야 할 것 같다"며 "미국이 올해 6%까지 금리를 올리겠다고 했지만 이번 사태로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미국 금리가 올라가지 않게 되면 장기적으론 우리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관련해 연준은 현지 13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각 밤 12시 30분) 비공개 회의를 연다. 아울러 미 연준의 이달 금리 결정 방향에 영향을 줄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이튿날 발표된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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