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마리, 박상혁 '소우주 Microcosmos' 개최

최해영 기자 2023. 3. 1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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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정서와 경험 위에 올려놓은 사회적 결핍과 소외
“밝게 빛을 내는 희망을 꺼내 놓고 싶었다”

"거대한 파도를 넘는 사람, 폭풍 앞에 서 있는 사람, 인생에서 끊임없이 몰아치는 것들과 마주하는 인간은 작은 존재일 뿐이지만 인생 전체는 모험 그 자체다. 나는 이런 것들에서 희망을 본다. 

힘겹고 불안한 상태와 등을 맞대고 있는 그것- 내게 지금 결핍된 것, 자꾸 사라지거나 멀어지는 것, 가지고 있지만 너무 작거나 증명할 수 없는 그것- 망각으로 흩어지거나 무감각으로 놓치기 전에 내게서 그 희망을 꺼내 놓고 싶었다.

비참한 리얼리티 안에 담기면 더욱 밝게 빛을 내는 그 에너지를 꺼내서 구체화하고 싶었다. 나에게 '네모나네'는 희망이다." – 박상혁 작가
 

박상혁 <파도 Wave> 2023, Oil on canvas, 194×130.3cm (이미지 제공 : 갤러리마리)

갤러리마리는 캐릭터 '네모나네'를 모티브로 한 회화, 조각, 디지털아트 작업과 풍경을 재해석한 '엣지 시리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의 외연을 확장해온 박상혁 작가의 개인전 《소우주 Microcomos》를 3월 8일부터 개최한다.

박상혁(b.1969)은 독일 브라운 슈바익 국립조형미술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작가의 열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캔버스 작업 외에 드로잉, 디지털 회화, 조각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작가와 오랜 시간 함께한 네모나네의 여정과 2018년부터 시작된 엣지 시리즈 작업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 60여 점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박상혁 작가의 세계관을 담은 전시 《소우주 Microcomos》는 갤러리마리 1, 3, 5층에서 진행된다.

2003년, 박상혁은 짧은 애니메이션을 위해 간단한 스케치로 '네모나네'를 처음 만들었다. 별다른 계획 없이 연필로 네모난 얼굴에 네모난 눈, 단순한 형태의 몸통을 그렸던 것이 네모나네의 시작이었고 이 사소하고 우연한 스케치를 지금까지 다듬어 오며 작업을 지속해왔다.

네모나네 캐릭터로 진행하는 일련의 작업들은 작가 개인으로부터 자원을 가져온다.

박상혁은 내면의 복합적인 감정과 세계관을 반영하며 네모나네를 통해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왔고 네모나네는 작가 박상혁이 누군지를 말해준다. 네모나네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다. 한 사람의 흔적이 지금도 새겨지고 있다.

▷ 전시 개요
전시명 : 박상혁 개인전 《소우주 Microcomos》
전시기간 : 2023년 3월 08일(수) ~ 4월 21일(금)
전시장소 : 갤러리마리 Gallery Marie (서울시 종로구 경희궁1길 35)
관람정보 : 화요일~토요일 11시~19시 (매주 일,월요일 휴관)

단순한 스케치에서 출발한 네모나네는 회화와 드로잉, 영상과 입체 조형물부터 크립토 아트까지 다양한 스테이지에서 마주할 수 있다.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소년 또는 아이의 얼굴로 이십년을 작가와 함께 해 온 네모나네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한 사람이 공동체로부터 소외되었거나 그 존재가 무시당할 때 네모나네를 통해 인간의 존엄을 말하고 싶다.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개인으로 마주하는 모든 현상을 이해하려 노력한 해석의 결과를 작가로서 네모나네라는 캐릭터를 통해 드러낸다.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캐릭터 네모나네를 통해 개인과 사회의 간극에서 나타나는 고독한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결핍을 나의 정서와 경험 위에 올려놓는 것으로 작품의 세계관을 구성한다.

네모나네는 인간을 닮은 캐릭터이자 작가의 비언어적 표현, 즉 회화나 조형으로 불특정 대상과 정서적으로 연결하는 매개다."  – 박상혁 작가노트 중에서

Projected Nemonane(투영된 네모나네)로 명명된 PN 시리즈는 작가의 대표작이다.

긴 시간 동안 캐릭터를 변주하지 않고 같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작가는 '이 시리즈가 추구하는 목적은 내 주변에서 받는 외적 간섭을 캐릭터에 투영하는 것이고 그것이 곧 네모나네의 정체성'이라고 말한다.

PN 시리즈에서 작가는 무엇을 그릴지 고민하기보다 무엇을 그리지 않을 것인지를 생각했다. 구체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을 배제하여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해석되거나 감상이 편중되지 않기를 작가는 바란다.

화면 속 주인공이면서 작가 자신이기도 한 네모나네는 항상 홀로 있지만 끊임없이 교감하고 관계맺기를 원하며 자연의 일부, 공간의 일부, 상황의 일부가 되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시리즈 작업이 거듭될수록 주변의 많은 것들이 뒤바뀌지만 그 속에서 변하지 않는 네모나네의 존재는 더욱 선명해지고 고유성을 갖게 된다.
 

박상혁 작가의 PN 시리즈 <PN-34> 2021 Acrylic on paper 116.8x91cm (이미지 제공 : 갤러리마리)
박상혁 작가의 PN 시리즈 <PND-07> 2018 Acrylic on paper 116.8x91cm (이미지 제공 : 갤러리마리)

박상혁의 또다른 작업 '엣지(Edge) 시리즈'는 무한하고 부드러운 자연의 선과 인간이 만든 직선이 함께 하는 풍경을 재해석한 회화 작업이다.

작가의 작업공간이 있는 양평과 서울을 오가며 자연요소만 존재했을 공간에 지금은 인간이 만든 도로와 건축물, 각종 문명의 이기들이 침묵 속에 함께 도열해있는 풍경을 마주한 작가는 그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자연과 인간이 부조화가 아니듯 자연과 문명도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음을 작가만의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한다. 이렇듯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경계'의 개념은 박상혁의 작업 전반에서 볼 수 있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네모나네는 경계에서 존재하기에 어디든 갈 수 있고 누구와도 섞일 수 있다. 완벽한 자연의 풍경도 완벽한 문명의 풍경도 실재하지 않기에 이 둘이 자연스레 스며드는 모습을 작가는 '엣지 시리즈'로 꾸준하게 그려오고 있다.

박상혁은 작업을 통해 작가가 본질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을 그림 안에 감춘다. 그리고 그 간극에서 생기는 빈 공간을 우리에게 마련해준다.

작가가 의도한 것을 보거나 느끼기보다 각자의 정체성과 각자의 결핍을 따라가도록 하는 박상혁 작가의 회화적 언어방식을 통해 고유의 정서적 경험을 하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 작가 소개

1969년 생인 박상혁 작가는 1992년 독일로 건너가 2000년 브라운슈바익 국립조형예술대학교(HBK) 회화과를 졸업했다.

2003년 '네모나네'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그 캐릭터를 다루는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고 풍경을 재해석한 회화도 함께 하고 있다.

2013년 영은미술관에서 첫 개인전 《네모나네와 함께》를 시작으로 와우갤러리, 토포하우스, 스페이스엠, 롯데갤러리, 구리아트홀 등지에서 지금까지 아홉 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1995년부터 독일과 국내 다수의 미술관, 갤러리에서 18회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작가는 현재 양평에서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양평과 서울을 오가며 보아왔던 풍경은 '엣지 시리즈'가 되었고, 작업실 인근에서 유기된 강아지와 고양이를 돌보는 작가는 로드킬로 생명을 잃은 동물들을 접하며 그로부터 발생된 여러 감정들을 작업에 반영하기도 했다.

그리고 함께 시간을 보냈던 반려견 '세니'에 대한 그리움은 '네모나네'를 통해 작업 곳곳에 묻어난다. 그의 작업 안에서 작가를 대신해 희망을 전파하는 네모나네는 바로 작가 자신이다.

▷ 박상혁 작가 CV

1969    출생
2000    독일 브라운슈바익 국립조형미술대학교 회화 전공 (Diplom)    

개인전 : 10회
2023    소우주 Microcosmos, 갤러리 마리, 서울
2022     네모나네의 섬, 메타갤러리 라루나, 서울
2022     섬, 와우갤러리, 서울
2021     네모나네 Nemonane, 토포하우스, 서울
2021     투영된 네모나네, 갤러리1, 서울
2018     NOCTURNE, 갤러리 아트엠, 서울
2017     우리는 이곳에 살고 있다, 스페이스M, 서울
2013     December 36.5℃, 롯데갤러리 일산점, 경기 고양
2013    Lost and Found, 구리아트홀, 경기 구리
2013     네모나네와 함께, 영은미술관, 경기 광주

단체전 : 18회

2020     포스트 양평, 양평군립미술관
2019     이경·박상혁 2인전 : I AM ART, 갤러리 결
2019     잉태의 공간, 기원의 시간 :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TEAF 2019
2019     소소한 희노애락, 정읍시립미술관
2019     친구들과 함께, 63아트미술관
2018     희망갤러리-By your side, 갤러리 팔레드서울
2017     화화-반려·교감(畵畵-伴侶·交感),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015     빛의 대화,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2014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갤러리로얄
2014     강동 젊은 시선전, 강동아트센터
2008     Life Animated, 갤러리나요
2005     신나는 만화세상, 움직이는 미술, 수원미술전시관
2000     VHV, 하노버, 독일
1998     니쉔 쿤스트, 란데스키르헨암트, 볼펜뷔텔, 독일
1997     마슈탈, 쿨투어첸트룸, 아렌스부르그, 독일
1996     클라쎄 몽키비치, HBK 갤러리, 브라운슈바익, 독일
1995     현재의 미술-미술의 현재, 슐로스 호벡, 리이쯔카우, 독일
1995    Hypo-Art 1995 바이에른 젊은 작가, 헤포테켄 운트 벡셀 은행, 뮌헨, 독일

수상

1999     디지털 포토그래피 IG Medien, 바덴 뷔텐베르그, 슈투트가르트, 독일 프로젝트
2020    옹진 공공미술 프로젝트, 옹진 서풍받이 작가팀
2020    『2000-2020 한국 대중문화의 초상』 출판 프로젝트, 초타원형(SUPERELLIPSE)
2014     Booster, 영은미술관 기둥 프로젝트
2014     Space Jump, 광주시스포츠문화센터 유리펜스 디자인
2013     네모나네 장편만화 <세니> 전자출판, 웹툰 연재
2012     네모나네 단편만화모음집 출판
2008     EBS 오페라하우스 애니메이션 <마술피리> 제작
2007     네모나네 캐릭터 문구류 상품화
2004     동화책 『마술벽지』 출판
1995    <APRIL-APRIL 95/96> 프로젝트 참여, 유니레버 GmbH, 함부르크, 독일.

출강

2015~16 대진대학교
2010  중앙대학교
2005  한국예술종합학교
 

박상혁 <혼자만의 공간 Alone Space-v5> 2023, Oil on canvas, 116.8×91cm (이미지 제공 : 갤러리마리)
박상혁 <Night> 2023, Oil on canvas, 100×80.3cm (이미지 제공 : 갤러리마리)
박상혁 <크고 가벼운 Big and Light-v2> 2023, Oil on canvas, 100×80.3cm (이미지 제공 : 갤러리마리)

최해영 기자 news@wedding21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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