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스케치]MZ세대가 모인다…대전 철도관사촌, 예쁜 카페와 맛집 즐비

유가인 수습기자 2023. 3. 1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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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관사·주택 개조한 카페·맛집 인기
과거와 현재 공존…MZ세대 순례코스

대전 동구 대전역 주변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이다. 1905년 경부선이 개통됐고, 1920년대에 소제호를 메워 일본인 철도 종사자들이 모여 사는 관사마을이 조성됐다. 소제동은 100년이 넘는 긴 세월을 철도와 함께 살아온 것이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관사도 있으며, 주인 없는 오래된 주택들과 공존하고 있다.

'낡고 오래된 곳', '시간이 멈춘 곳'으로 불려왔지만 요즘은 다르다. 관사와 주택을 개조한 카페·음식점이 들어서 MZ세대의 순례코스로 변했다. 소제동의 현재를 소개한다.

오래된 옛집을 개조한 카페 여기소제. 사진=유가인 수습기자


◇여기소제 (대전 동구 대동천좌안5길 25)

소제동을 처음 방문한다면 첫 단추를 여기서 잠가도 좋겠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마당에 걸린 동네 지도는 소제동 탐방의 설렘을 안겨줄 것이다. 어디로 떠날지, 곧 방문할 곳이 어느 쪽에 있는지 살피다 보면, 떠나는 발걸음이 가벼워질 것이다. 날씨가 좋다면 캠핑장을 연상시키는 마당에 앉아 말차크림라떼를 마셔보길 권한다.

브런치 카페 솔루나, 오전 햇살에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사진=유가인 수습기자

◇솔루나 (대전 동구 수향길 79 1층)

봄 햇살을 만끽하고 여유로운 브런치를 즐기고 싶다면 솔루나가 제격이다. 브런치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베이컨 에그 베네딕트와 프렌치토스트가 맛있다. 이 밖에도 스테이크와 뇨끼 등의 메뉴가 준비되어 있으니 행복한 고민을 할 수도 있겠다. 붉은 벽돌로 인형의 집 같은 외관은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옛 관사를 개조한 카페 볕. 사진=유가인 수습기자
카페 볕의 플레인 수플레 팬케이크. 사진=볕

◇볕 (대전광역시 동구 수향2길 7)

카페 볕은 옛 관사를 개조한 카페이다. 옛 관사의 모습은 살리면서 라탄 장식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폭신하고 부드러운 수플레 팬케이크는 이곳의 대표 디저트로 지친 오후 당 충전이 필요할 때 딱 맞다. 기본에 충실한 플레인 수플레뿐만 아니라 바나나와 과일이 올라간 것도 있으니 취향에 맞게 주문하면 된다.

옛날에 심은 대나무가 울창하게 자라 지금의 풍뉴가를 만들었다. 사진=유가인 수습기자

◇풍뉴가 (대전 동구 수향길 31)

대나무로 가득한 입구가 특징이다. 철도 관사였으며, 원래 주인은 노부부였다. 할머니를 위해 대나무를 심기 시작한 할아버지의 사랑이 마당을 가득 차지하고 있다. 풍뉴가는 커피를 팔지 않는 블렌딩 티 전문점이다. 다양한 종류의 차를 경험하며, 흔들리는 대나무 소리를 즐기면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소제동 일대의 카페는,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르게 되는 감성과 특색있는 음료로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산책과 카페도 좋지만 개성과 맛을 자랑하는 음식을 파는 곳도 많다. 음식은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가장 중요한 매개체이다. 소제동 골목에는 익숙하고 오래된 전통음식점보다 트렌디하고 독특한 퓨전 음식집들이 많다. 소제동은 MZ세대가 좋아하는 다양하고 특별한 음식들의 집합소이다.

슈니첼의 대표메뉴 한상차림. 사진=슈니첼

◇슈니첼 (대전 동구 철갑2길 16)

슈니첼은 독일식 돈가스라고 이해하면 편하다. 딸기잼과 마늘소스에 곁들여 먹는 방식으로 돈가스 소스가 익숙한 우리에겐 조금 특별하게 느껴진다. 헝가리식 스튜 굴라쉬는 파프리카와 고추로 진하게 양념해 매콤한 맛을 냈다. 두 명이 방문했다면 슈니첼과 굴라쉬를 주문해 함께 즐겨보길 바란다.

녹색 문과 하얀 외관이 어우러진 미도리카레. 사진=유가인 수습기자

◇미도리카레 (대전 동구 수향길 75 1층)

볶은 양파에 토마토를 베이스로 한 카레가 입구부터 은은한 향기를 풍긴다. 강한 향신료의 냄새가 아닌 가볍고 잔잔한 냄새다. 하루 100인분만 판매하며, 미도리카레·명란와사비크림파스타·미도리마제소바가 대표 메뉴이다. 사이드메뉴가 다양해 취향에 맞게 추가해서 먹는 것도 좋다.

이국적인 느낌의 치앙마이방콕 입구 사진=유가인 수습기자

◇치앙마이방콕 (대전광역시 동구 철갑3길 8)

가게로 향하는 골목길부터 태국 여행을 온 것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태국 북부 요리 전문점으로 푸팟퐁 커리, 쉬림프 팟타이, 똠양꿍 에그라이스 등이 있다. 이색적인 분위기와 정통 태국요리를 먹다 보면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 욕구를 조금 누를 수 있을 것이다. 색다른 메뉴를 경험하고 싶은 이에게 이곳을 추천한다.

락샤의 수제 라구소스와 아란치니.사진=유가인 수습기자
락샤의 토마토 파스타. 리코타치즈와 구운가지가 함께 나온다. 사진=유가인 수습기자

◇락샤 (대전광역시 동구 대동천좌안5길 31)

분위기 있는 이탈리안 음식점을 찾는 이에게 락샤(Raksha)를 추천한다. 스테이크, 파스타 등을 내놓고, 수제 라구소스와 아란치니 같은 특별한 메뉴도 있다. 주먹밥을 튀긴 거 같은 모습이지만, 육향이 강하지 않은 라구소스와 곁들이면 익숙하고 색다른 맛이 난다. 락샤 토마토 파스타는 리코타치즈, 구운 가지와 함께 나온다.

대만음식점 동북아. 네온사인이 강렬한 느낌을 준다. 사진=유가인 수습기자

◇동북아 (대전광역시 동구 철갑길 45 1층)

짬뽕과 볶음밥 등을 파는 대만음식점으로 대만 야시장 느낌을 주는 내부가 특징이다. 유린기는 넉넉한 양과 부드러운 육질로 소제동 주민들도 추천하는 곳이다. 지친 영혼을 달래줄 튀김과 기름기를 날려줄 짬뽕, 마무리로 맥주까지 한 잔 기울이면 하루의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음식은 그 지역의 삶과 색깔을 나타낸다. 소제동의 음식점들은 과거를 바탕으로 트렌디한 음식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점을 음미하며 음식을 즐기면 더 특별할 것이다.

옛 관사와 주택, 그리고 아담하고 예쁜 카페들… 소제동은 무언가 아련하다. 맛있는 음식과 특별한 커피를 즐기는 공간들이 저마다 역사를 간직한 채 현재의 모습으로 재탄생했으니 말이다. 재개발과 리모델링 등 변화를 맞고 있는 이 골목의 과거는 어땠을까?

봄기운에 다가왔을 때 가벼운 옷차림으로 소제동 골목을 걸어보자. 대전의 근현대 그 한 가운데서 미래의 소제동을 상상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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