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도 화장실도 없는 외국인 비닐숙소…실태 파악 안 돼
[앵커]
돼지 축사에서 일하다 숨진 채 발견된 태국인 노동자 소식이 며칠 전 전해졌는데요.
이 노동자가 살던 숙소의 참혹한 여건이 공개되면서 공분이 일고 있습니다.
올해도 11만 명의 외국인노동자가 고용허가제로 입국할 예정인데, 여전히 기본적인 주거 환경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성희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비닐하우스가 빽빽한 경기도의 한 농촌 마을, 이곳 일꾼들 상당수가 외국인입니다.
마을 곳곳에 검은 차광막이 덮인 비닐하우스가 보입니다.
가까이 가 보니 샌드위치 패널로 지은 가건물이 들어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숙소입니다.
제대로 된 창문이 없어 한낮에도 빛이 들지 않습니다.
난방이 안 돼 보온용 담요를 지붕에 덮어놨는데, 불이라도 나면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김달성/포천 이주노동자센터 대표 : "여기 살고 있는 여성 노동자들이 밤에 잘 때 털신을 신고 잔다고 하더라고요. 전기장판 정도 깔고 지내는데 외풍이 너무 심하고."]
이 숙소는 안에 화장실이 없습니다.
길 옆에 철판을 세운 뒤 구멍을 파놨습니다.
전깃불도 안 들어오고, 출입문엔 잠금 장치도 없습니다.
부엌 벽면과 천장에 그을음이 가득합니다.
스며드는 냉기를 막으려 비닐을 얼기설기 붙여놨습니다.
법에 따라 노동자 숙소는 일정 수준의 시설을 반드시 갖춰야 합니다.
다만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엔 적용되지 않습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음성변조 : "(돼지농장 (태국인) 기숙사도 근로기준법의 기숙사에 관한 규정은 적용할 수 없는 거라고 봐야 되죠?) 네, 맞습니다."]
3년 전 비닐하우스에서 살던 캄보디아 노동자가 혹한에 숨진 걸 계기로, 정부는 가건물을 숙소로 쓸 경우 외국인 고용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으로 확인할 뿐 현장 점검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달성/포천 이주노동자센터 대표 : "근로계약서를 보니까 기숙사에 대한 조항에서 분명히 주택이나 빌라를 제공한다고 서류 상엔 표시해놓고, 사실은 이런 움막에…."]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가 살 수 있는 공공기숙사 10곳을 짓고 있지만 수용 인원은 6백 명에 불과하고 그나마 올해까지만 한시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입니다.
40만 명으로 추산되는 미등록 노동자의 경우엔 주거지 실태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노경일/사진제공:포천이주노동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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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희 기자 (bombom@k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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