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Biz] 7일 만에 꺾인 SM, 카카오 VS 하이브 인수전 향방은
기세 꺾였으나 여전히 15만 원보다 높아
하이브 자금 여력·'백기사' 네이버 참전 여부 관심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가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세계인의 환호를 이끌어 내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한류 콘텐츠의 대표 아이콘으로 우뚝 선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신한류 콘텐츠가 세계 시장의 자본을 움직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까지 다각화 된 한류 콘텐츠 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더팩트>는 세계화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면의 비즈니스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엔터Biz'를 통해 집중분석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15만 원을 넘어섰던 SM엔터테인먼트(041510)(이하 SM)가 7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카카오보다 앞서 공개매수 카드를 꺼내들었다가 재미를 보지 못한 하이브가 맞대응하지 않으면서 기대감이 하락한 결과다.
그러나 SM 주주들은 여전히 상승 기대에 부풀어 있다. SM 주가가 내릴수록 급한 쪽인 하이브의 맞대응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SM 인수전이 사실상 '머니게임'에 돌입한 만큼 다시 키를 쥐고 있는 하이브의 움직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해 현재 SM 최대주주에 올라 있는 하이브가 채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공개매수가를 더 올려 맞대응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하이브를 음지에서 보좌하고 있는 '카카오의 주력사업 라이벌' 네이버의 움직임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SM은 전 거래일 대비 2.46%(3900원) 내린 15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동안 연일 빨간불을 밝히면서 이 기간 무려 31.7%(3만8200원)나 올랐던 급등세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다만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판단하긴 어렵다. 여전히 카카오의 공개매수가보다 높은 가격이기 때문이다. 하이브와 카카오가 한 차례씩 공개매수를 시도할 때 SM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을 감안하면 하이브가 재참전 여부에 따라 주가 상승 여지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투자자들의 눈은 다시 하이브를 향해 있다. 자금을 더 끌어모아 공개매수에 다시 나서거나, 카카오에 이어 2대주주로 남는 등 2가지 선택지가 남아있는 하이브 입장에서는 이미 4500억 원을 투입해 SM 최대주주에 오른 현 시점에서 백기를 들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결국 하이브의 자금 여력에 촉각이 쏠린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하이브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가용현금은 1조1000억 원 규모다. 여기에 4분기 영업현금흐름과 1분기 신규 차입금을 더하면 최대 가용능력은 1조원 후반대다. SM 주가가 크게 오름에 따라 12만 원에 공개매수를 하겠다고 밝혔을 때보다 인수전에 투입할 자금이 50% 가량 더 필요해졌지만 18만 원에 공개매수를 할 정도의 가용현금은 충분한 상황이다.
다만 하이브가 섣불리 카카오와 '머니게임'에 돌입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카카오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가용현금은 5조7000억 원이며 연초 1조2000억 원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한 바 있다. 물론 SM 인수가 8조 원이 투입될 만큼 가치가 있는지 여부도 지켜봐야하지만 SM(이날 기준 시총 3조6811억 원)은 이번 경영권 분쟁에 따라 2배 가량 시총이 오르기 전까지 시총은 1조 원대 후반이었다.
하이브의 우군이자 카카오의 포털사이트 업계 라이벌인 네이버의 참전 여부가 주목되는 이유다. 네이버는 일찌감치 YG엔터테인먼트, 하이브 등과 손잡고 K팝 사업의 조력자로 지내왔다. 특히 하이브가 운영하는 K팝 팬덤 1위 플랫폼 위버스컴퍼니는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44.55%에 달한다. 카카오와 하이브가 본격적으로 SM을 인수한다고 뛰어들기 전부터 네이버도 인수전의 한 축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SM 주주들은 내심 카카오와 하이브가 더욱 치열하게 인수전을 벌이길 기대하는 모양새다. 카카오가 설정한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26일까지다. 31일 SM 주주총회(주총) 5일 전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하기 때문에 공개매수 결과가 카카오의 입맛대로 나온다면 SM 이사회가 경영진과 카카오가 배치한 사람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카카오가 이번 공개매수에서 목표한 지분 35%를 모으지 못하면 이는 주총을 코앞에 둔 하이브에게 오히려 유리한 상황으로 흘러가게 된다. 경영권 분쟁을 지켜봤던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카카오의 공개매수에는 찬성했으나 당분간 인수전에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하이브 관계자는 이날 역시 "내부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하이브의 향후 대응과 카카오의 공개매수 결과에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SM이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발표한지 하루 만에 15만 원을 넘었다가 주춤했다. 그럼에도 15만 원 선을 유지한 이유는 어정쩡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는 양사(하이브 카카오)의 연이은 공개매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남아있기 때문이다"면서도 "자금 여력에서 하이브보다 유리한 고지에 있는 카카오를 견제하고자 네이버가 뛰어들 여지도 배제하기 어렵다. 네이버 등이 대형사들이 SM 인수전에 참전한다면 양상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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