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작업 한창인 페인트 업계, 이후 전략은?

고종민 2023. 3. 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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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제비스코, 조광페인트, 노루페인트 등 신사업 기대…반도체, 2차전지 소재 등

[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증시에 상장된 페인트 기업의 후계 승계와 신사업 성장 경영이 한창이다.

주로 미래 성장 분야의 신사업 투자가 진행되고 있으며, 후계 상속 경영의 자금과 정당성을 가늠케 해주는 척도로 내세울 전망이다. 특히 대부분 오랜 기간 페인트 산업을 통한 소재 기술이 신사업에 적용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후계 구도 마무리 시점과 함께 눌려있던 주가·성장 모멘텀을 기대한다.

조광페인트는 자회사 CK이엠솔루션을 통해 헝가리 등 지역에 공장을 세우고 2차전지 방열소재(TIM) 납품을 진행 중이다. [사진=조광페인트]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세 후계 승계를 진행하거나 마무리 단계에 있는 대표적인 페인트 기업은 강남제비스코, 조광페인트,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다.

승계작업은 마친 곳은 강남제비스코이며 진행단계에 있는 곳은 조광페인트,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다.

강남제비스코는 황성호 전 회장의 별세 이후 황익준 사장 19.24%, 황익수 전 전무 18.87%, 모친 임예정 회장 5.08%로 지분 구도를 갖췄다.

승계구도가 완성되자, 신사업의 진척도도 빠르게 감지되고 있다. 강남제비스코는 관계기업 강남화성을 종속기업(82.6%)으로 편입, 강남화성의 연구개발(R&D) 사업 중 신사업 관련 보닥 타일(Bodaq Tile)용 난황변 투명 폴리우레탄 수지, 고점도용 무용제 1액형 접착제, 이차전지 파우치용 폴리에스터 접착제를 개발했다.

특히 2차전지 파우치용 폴리에스터접착제는 전기차, 에너지저장자치(ESS)의 핵심 부품으로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또 전기차 배터리모듈 커버용 수지도 신사업 제품이다. 배터리 커버는 화재 시 탑승자를 보호하며, 커버용 수지는 보호 기능을 강화(강도, 안정성 개선)한다.

또한 자율주행 인지 대응형 코팅 소재 개발도 진행 중이다. 강남제비스코는 국책과제(한국과학기술연구원)로 자율주행차의 '눈'이라 할 수 있는 라이다(LiDAR) 센서의 인지율을 높일 차량 코팅 소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조광페인트는 고 양성민 전 회장의 유고로 삼녀 양성아 조광페인트 대표가 2016년 최대주주(18.62%)로 올라선 바 있으며 모친 송경자 회장이 4.65%을 보유 중이다. 또 양은아(5.82%)·앙경아(5.73%), 양창호(1.52%)씨 등 친인척이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조광페인트의 신사업은 방열소재(TIM) 분야다. 조광페인트는- 2차전지 소재인 CK이엠솔루션을 자회사로 두고 관련 사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CK이엠솔루션의 방열도료는 주로 전기차 배터리팩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틈새를 채우는 용도로 사용된다. 배터리가 내뿜는 열을 빠르게 내보내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 반도체 드론 스마트폰 등 방열 성능이 중요한 소형 전자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다.

현재 CK이엠솔루션은 한국 충북 음성과 미국, 헝가리에 공장을 설립했다. 생산 물량은 국내외 공장을 모두 합쳐 연간 2천톤(전기차 20만대)으로 예상된다. 2025년까지 연매출 1천억∼2천억원 이상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 고객사는 S사 등 국내 2차전지 제조사와 해외 전기차회사 등이다. 현재 확정된 고객 S사 향 납품은 올해 1분기 정도로 예상하며 기존 미국 경쟁사 독점 물량을 국산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기원에서 개발한 에폭시 수지와 이를 활용해 삼화페인트공에서 제작한 에폭시 수지 시제품 [사진=생기원]

노루페인트는 한영재 회장 체제 속에서 장남인 한원석 전무로 경영 승계를 굳혀가고 있다. 노루홀딩스의 1대주주는 한 회장(30.57%) 회장 이지만 2대주주 디아이티(4.51%)는 한 전무의 보유 회사다. 디아이티는 노루페인트그룹 내 IT 분야를 담당하고 있으며 그룹 일감을 통해 성장 중이다. 디아이티 중심으로 승계 작업이 한창이며 신사업 관련 추진도 병행 중이다.

신사업은 반도체 코팅제·접착제와 실리콘음극재 바인더다. 노루페인트는 반도체 회로 패키징(후공정)에 쓰이는 코팅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방수 접착제 등을 개발하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차전지 음극재에 쓰이는 바인더도 특허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파트너는 대주전자재료다. 노루페인트는 지난 2021년 대주전자재료와 도료 수지(resin) 관련 기술 활용해 실리콘음극재 바인더 관련 특허기술 등록하는 등 사업화 계약을 맺었다. 실리콘 음극재 바인더는 이차전지 활물질과 도전재의 접합력을 높이고 수명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삼화페인트는 지난 2018년 오너 3세의 계열사 경영을 준비하고 있으며 맏딸 김현정 상무가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전문경영인 류기붕 부사장, 배맹달 전무 각자대표 체제가 김현정 상무의 경영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삼화페인트 지분 승계는 아직 더디며, 삼화페인트 등과 거래 관계를 가진 이노에프앤씨가 승계의 열쇠로 보인다. 이노에프앤씨는 페인트 도매업체이며 삼화페인트 등으로부터 제품을 들여와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한다. 김현정 상무가 이노에프앤씨의 지분 31%를 보유중이며, 동생인 김정석 씨 등 3인이 6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승계가 마무리되는 시점을 전후에 신사업인 반도체 소재 사업도 빛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삼화페인트는 지난해 반도체 패키징용 '에폭시 밀봉재(Epoxy Molding Compound, EMC)'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시험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EMC는 반도체를 밀봉해 열과 습기, 충격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소재다. 국내 EMC 시장은 80% 가량이 일본 제품으르 채워져 있다. 국산화 수요가 높으며, 삼화페인트는 이 같은 수요에 맞춰 사업화 단계를 끌어 올리고 있다. 현재는 신규 에폭시수지 4종의 양산 준비 마쳤으며 관련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교환사채 100억원)도 완료한 상태다.

페인트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페인트 시장은 상위 생산업체인 강남제비스코, 노루페인트, 케이씨씨, 삼화페인트, 조광페인트 등이 80% 이상을 과점하고 있는 가운데,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페인트 업체들은 도료 산업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사별로 도료 기술에 기반한 다른 영역의 소재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국산화 수요가 강한 반도체, 배터리 등의 분야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향후 성장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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