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이필원의 뚜아에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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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파란 맑은 날의 햇살을 받은 바다에서 반짝이는 윤슬의 속삭임을 듣는 듯하고, 벌판에 흐드러진 들꽃의 향기를 실어오는 봄바람 소리를 듣는 듯하기도 한 화음.
'음유시인' 이필원(77)이 박인희와 함께 1969년 결성해 1970년 데뷔 앨범을 낸 혼성 포크 듀엣 뚜아에무아(Toi et Moi) 노래가 그렇다.
1971년 제3집에 담긴 박인희 작사, 이필원 작곡인 '추억'은 '내 마음 깊은 곳에 새겨진 이름/지나간 추억 속에 당신의 얼굴' 하고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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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파란 맑은 날의 햇살을 받은 바다에서 반짝이는 윤슬의 속삭임을 듣는 듯하고, 벌판에 흐드러진 들꽃의 향기를 실어오는 봄바람 소리를 듣는 듯하기도 한 화음. ‘음유시인’ 이필원(77)이 박인희와 함께 1969년 결성해 1970년 데뷔 앨범을 낸 혼성 포크 듀엣 뚜아에무아(Toi et Moi) 노래가 그렇다. 듀엣 이름은 ‘너와 나’라는 뜻의 프랑스어다. 그 음반에 담긴 명곡 중의 하나가 박인희 작사, 이필원 작곡인 ‘약속’이다. ‘약속 약속 그 언젠가 만나자던 너와 나의 약속/ 약속 약속 너와 나의 약속/ 잊지 말고 살자던 우리들의 약속’ 하고 시작한다. ‘하늘처럼 푸르르게 살자 하던 약속’으로, ‘모든 슬픔 잊자 하던 우리들의 약속’으로 이어진다.
이필원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일본에 가서 살았다. 고교 졸업 후 1968년 귀국해, 록 밴드를 잇달아 결성해 활동했다. 록 밴드 타이거즈를 이끌고 당시 ‘록 음악 메카’이던 서울 충무로 미도파살롱에도 출연했다. 그곳의 MC로 명성을 떨치던 박인희를 만나, 한국 포크 듀엣의 새 지평을 열었다. 1972년 해체하기까지 1기 뚜아에무아가 남긴 명곡만 해도 ‘그리운 사람끼리’ ‘임이 오는 소리’ 등 적지 않다. 뚜아에무아는 여성 멤버가 한인경, 김은영 등으로 바뀌어도 여전히 환상적인 화음이었다. 티 없이 청초한 여성 보컬에 차분하면서 우수(憂愁)에 잠긴 이필원의 깊고 감성적인 음색이 조화를 이뤄, 원초적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도 변함없었다.
여러 버전의 ‘추억’도 뚜아에무아 명곡이다. 1971년 제3집에 담긴 박인희 작사, 이필원 작곡인 ‘추억’은 ‘내 마음 깊은 곳에 새겨진 이름/지나간 추억 속에 당신의 얼굴’ 하고 시작한다. 1974년 ‘추억’은 번안곡이다. 폴 사이먼 작곡인 원곡에, 한인경이 ‘그리던 그날은 가슴에 담으리/ 우리의 진실한 사랑 얘기를’ 하고 시작하는 가사를 붙였다. 1970년 뚜아에무아는 원곡대로 영어로 불렀었다. 이필원이 작사·작곡해 1976년 솔로로 발표한 또 다른 ‘추억’의 시작은 이렇다. ‘추억이 흘러내려 내 맘에 젖어드네/ 쌓여진 옛이야기 잊을 수 없다네/ 바람이 나부끼면 나뭇잎 떨어져서/ 내 님에게 날아가 소식 전하지’. 이필원은 ‘바람꽃’ ‘내 영혼이’ 등 시집도 냈다. 이필원의 뚜아에무아 노래가 생각나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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