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줍줍’도 대박···서울 아파트 분양전망지수 큰 폭 상승
정부의 전방위 부동산 규제완화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지방의 분양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이달 서울 분양전망지수는 지난달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지방 분양시장은 소폭 개선되거나 뒷걸음질 쳤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3월 서울 아파트 분양전망지수가 전월(61.9)보다 20.3포인트 오른 82.2로 상승했다고 9일 밝혔다. 여전히 지수가 100미만이지만 올해 1월(43.9) 의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분양전망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주택사업을 하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500여 곳을 상대로 매달 조사한다.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전망이 긍정적, 100 미만이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주산연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완화 정책과 금융권의 금리인하 조정, 대출규제 완화, 낙폭이 컸던 지역에 대한 저점인식이 전망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전망지수 26.7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던 울산은 지난달(50.0)에 이어 이번달 70.6으로 20.6포인트 상승하며 다른 지역과 비슷한 지수까지 회복했다.
다만 정부가 규제지역을 서울 강남3구(강남·송파·서초)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고, 무순위 청약자격 기준을 유주택·타지역 거주자로 확대하면서 그 여파가 서울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특히 지방의 다주택자들이 서울의 무순위 청약에 도전할 수 있게 되면서 ‘줍줍’에 몰리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 8일 무순위청약 신청을 마감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일반분양에서 미계약된 899가구에 대한 무순위청약에 4만1540명이 몰리며 46.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계약분 전량 29·39·49㎡ 규모의 소규모 원룸·투룸인 점을 감안할 때 실거주목적보다는 투자목적의 청약이 몰린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29㎡는 2가구 모집에 1311명이 신청해 65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9㎡는 638가구 모집에 1만2831명(20.1대 1)이 몰렸다. 전용 49㎡는 259가구 모집에 2만7398명(105.8대 1)이 신청했다.
다만 무순위청약은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경쟁률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편 인천(54.5→61.3), 경기(66.7→72.7) 등 수도권을 비롯해 전북 (71.4→85.7), 부산(64.0→72.0), 충북(78.6→85.7), 전남(76.5→82.4) 등 지방광역시도 분양전망이 다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신규 인허가를 중단한 대구(57.1)도 지난달(53.8)보다 3.3포인트 상승했으나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분양전망이 어둡다.
반면 경남은 지난 달 대비 16.1포인트(86.7→70.6) 하락했다. 광주(80.0→71.4), 강원(76.9→69.2), 경북(90.0→82.4), 제주(77.8→72.2) 등도 오히려 분양전망이 하락했다.
분양가격 전망치도 큰 폭으로 올랐다. 강남3구와 용산을 제외한 전 지역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게 된 데다 고금리 장기화, 건설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이 분양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달 분양가격 전망치는 지난달 85.1에서 92.9로 7.8포인트 상승했다. 분양물량 전망은 76.7에서 84.5로 상승했고, 미분양 물량 전망은 지난달 115.1에서 이번달 116.9로 소폭 상승했다.
주산연은 “1·3대책 이후 매수 심리가 다소 회복되고 있지만 연이은 미분양물량 증가 등으로 여전히 사업자들이 분양일정 확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분양가격 전망이 긍정적 상태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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