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학부모 실수요자에게는 ‘글쎄’... 빌라촌에 노인병원·복지센터 포진 [역촌동 센트레빌아스테리움시그니처]
고령층 ‘복지 인프라’ 갖춰
3베이 구성...가성비 이점
정보 홍수 시대. 부동산 정보도 예외는 아닙니다. 독자들 대신 직접 분양 예정 단지들을 가봅니다. 실수요자가 누구냐에 따라 강점이 약점이 되기도 하고, 반대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보여드립니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입니다.[편집자주]
지난 6일, 서울 지하철 6호선 응암역에 내려 마을버스로 10분 남짓 달렸을까. 빌라촌과 상가가 어지러이 펼쳐져 있는 일차선 도로에 내려 언덕을 향해 5분 정도 걸어올라가니 주황색 타워크레인들이 차지한 공사 현장이 보였다. 서울 은평구 역촌1구역 내 첫 재건축 단지인 ‘센트레빌아스테리움시그니처’가 들어설 자리다.
센트레빌아스테리움시그니처는 동부건설이 오는 9일부터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 일정에 돌입한 곳이다. 1·3대책 시행에 따른 규제지역 해제 이후 서울에서 공급하는 첫 분양단지 중 하나로 시장의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노후화한 빌라촌 한가운데 위치하는 등 비역세권이라는 점과 생활인프라, 학군 등 어느 하나 분명한 강점이 없다는 점에서 청약 흥행을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예측이 나온다.
센트레빌아스테리움시그니처에서 응암역에 가려면 마을버스로 10분 이상, 불광역은 18분이 걸린다.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공항철도가 있는 디지털미디어시티까지 가려면 응암역까지 간 후에 3정거장 이동해야 한다. GTX-A가 오는 2024년 연신내를 거쳐가는데 연신내역까지 마을버스로 21분 걸린다. 경전철 서부선이 들어서는 새절역까지는 버스로 15분 걸린다.
문주가 들어설 위치 맞은편에는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법인엔젤스헤이븐, 은평기쁨의집, 은평천사원, 서부재활체육센터, 서울재활병원과 특수학교인 은평대영학교가 포진해 있었다. 노인 상주인구가 많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은평데이터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은평구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 노령인구는 8만9976명으로 서울 자치구 중 4번째로 많다.
센트레빌아스테리움시그니처 뒷편에 위치한 역촌동동부센트레빌은 노인·치매질환 전문진료 특화병원인 서울시립서북병원을 끼고 있는 단지다. 노령인구 중심의 병원과 사회복지시설 인프라가 잘 구비돼 있는 지역인 셈이다. 실제 역촌동동부센트레빌과 센트레빌아스테리움시그니처 사잇길을 걷는 동안 마주친 사람은 대부분 노인들이었다. 아래쪽으로도 노인복지센터와 지원주거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또 인근에 봉산공원을 비롯해 구산근린공원, 불광천 등이 있어 쾌적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다. 따라서 고령층 인구가 생활하기에는 적합해 보이지만 젊은 층 학부모 실수요자에게는 매력 요소는 떨어질 수 있다.
동부건설은 ‘명문학군을 갖추고 있어 아이들 키우기에 좋다’고 소개했지만 명문학군이라는 질문에는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날 만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명문학군인지는 모르겠고 인근에 초·중·고교가 다수 포진해 있다”고 했다.
센트레빌아스테리움시그니처에 분양을 받게 되면 초등학교는 역촌초등학교가 제일 가깝다. 초품아는 아니다. 아파트 정문에서 564m 떨어져 있어 성인 걸음으로 9분, 아이들 걸음으로 15분 정도 남짓 걸린다. 하지만 양측으로 상가가 펼쳐진 도로를 따라 걸어내려가야 한다는 점에서 초등 저학년 학부모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다만 문주 바로 맞은편에 국공립어린이집이 있어 영유아 자녀를 키우는 수요자들에게는 편리할 것으로 보인다.
중학교는 덕산중학교, 구산중학교, 은평중학교, 예일여자중학교가 포진해 있으며 고등학교는 은평고등학교, 예일여자고등학교, 예일디자인고등학교가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리치고에 따르면 가장 가까운 은평고는 학군등급이 상위 92%다. 상위 35%인 선정고등학교와는 1.8km 떨어져 있다.
이마트(버스 기준 16분), NC백화점(23분), 은평구청(23분) 등이 가깝다고 소개했지만 사실상 자가 운전하거나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도보권이라고 보긴 어렵다.
내부 평면은 4베이(Bay, 발코니와 맞닿은 거실과 방의 수)가 아닌 3베이로 돼 있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서울 내 재개발 물량은 상대적으로 평면이 잘 빠지기 어렵다. 수도권 택지지구 정도가 전용 84㎡의 경우, 4베이로 나온다.
다만 분양가가 주변 시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나왔다는 점이 수요자들의 관심을 가장 끌 것으로 보인다.
센트레빌시그니처아스테리움 분양가는 ▲59㎡ 5억4598만~6억5329만원 ▲70㎡ 6억4142만~7억3125만원 ▲84㎡ 7억5077만~8억5315만원 선이다. 인근 역촌센트레빌(2003년 입주) 호가는 78~79㎡가 7억~7억9000만원에 나와있다. 이 일대 아파트 단지는 주로 역촌1동 바로 아래 신사1동에 포진했는데, 입주한지 20년 된 신사한신휴플러스(269가구) 78㎡ 호가는 6억7000만원선이다.
한 분양 대행 관계자는 “동네 자체가 선호 지역은 아니라서 경쟁률이 높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3베이라는 점에서 선호도는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규제 완화 후 데이터 지표들을 보면 시장 자체가 조금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완판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에 새 아파트가 없다는 점도 완판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하이브 상장 때 사모펀드서 4000억 따로 챙긴 방시혁, 법적 문제 없다 반박… 금융당국 “들여다
- [단독] 삼성·하이닉스 핵심 연구인력 中에 이직 알선한 무허가 업체 대표 구속
- [금융포커스] 한때 ‘신의직장’ 금감원, 퇴사 막겠다며 5억 컨설팅 받고 결과는 비밀
- 그룹 캐시카우였던 롯데케미칼, 어디서부터 꼬였나
- [비즈톡톡] 올해 韓 매출 3조 돌파 유력한 스타벅스, 웃을 수 없는 이유는
- 취업 시장에 쏟아지는 삼성 반도체 퇴직 임원 100여명…중국행 우려도
- [인터뷰] 단 108병을 위해 40年을 기다렸다… 발렌타인의 아버지 ‘샌디 히슬롭’
- 삼성전자, 2025년 정기 임원인사서 137명 승진… 전년比 소폭 감소
- 전기차 성과 나기 시작했는데… 美 자동차 3사, 트럼프 정책 ‘유탄’
- 혁신 못한 삼성 반도체 인사… “과거 성공 신화 깨부숴야 변화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