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몸을 싣는다' 3월 봄 느낌 듬뿍 담은 여행지 어디?

김세형 2023. 3. 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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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시작이다. 한껏 부풀어 오른 꽃봉오리를 시작으로 주변 곳곳에서 봄 향기가 물씬 나기 시작했다. 봄은 축제의 계절이기도 하다. 축제에 빠질 수 없는 건 음악이 아니던가. 3월 특별한 봄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가볼만 한 곳 중에서 선별했다. K-팝부터 클래식, 트로트 등 취향에 맞게 선택만 하면 된다. 당일치기부터 1박 이상의 여행이 가능하고, 따사로운 햇살처럼 포근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여행지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하이커그라운드 2층에 있는 케이팝그라운드. 케이팝그라운드는 누구나 마음껏 K-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사진이나 영상도 촬영할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아이와 함께라면' 서울 하이커그라운드

서울 하이커그라운드는 K-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청계천 주변의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 있어 찾기도 쉽고 K-팝, 미디어 아트 등 대중적인 요소를 접목한 흥미로운 콘텐츠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하이커(HiKR)는 '한국(KR)이 건네는 반가운 인사(Hi)'를, 그라운드는 '지구촌 여행자들의 놀이터(Playground)가 되겠다'는 뜻을 담았다. 5개 층에 걸쳐 K-팝, 드라마, 아트, 축제 등 다양한 한국 관광 콘텐츠를 즐기고 체험하도록 기획했다. 2층 케이팝그라운드는 뮤직비디오 무대장치 같은 공간에서 K-팝을 듣고, 춤추고, 사진이나 영상도 촬영할 수 있어 인기다. 안무 연습실 콘셉트의 컬러룸과 음악 방송 무대 같은 마이스테이지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음악부터 조명, 배경 영상까지 원하는 대로 선택이 가능하다. 특히 마이스테이지에서는 100종이 넘는 배경과 특수 효과를 활용해 나만의 무대를 꾸며볼 수 있다. 현장에 설치된 카메라로 촬영한 본인 영상물은 USB에 담아가도 된다.

하이커그라운드를 알차게 즐기려면 화~일요일 하루 두 번 진행하는 정기 도슨트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좋다. 1층과 5층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연중무휴), 2층부터 4층까지는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입장료는 없다.

하이커그라운드와 연계한 봄날 산책 코스도 추천한다. 하이커그라운드 인근에는 덕수궁이 있다. 덕수궁은 조선과 대한제국의 궁궐로 쓰인 곳이다. 고종이 순종에게 양위한 뒤 경운궁에서 덕수궁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주요 전각은 정전인 중화전(보물), 고종이 침전으로 사용하고 승하한 곳이기도 한 함녕전(보물), 동서양 건축양식이 어우러진 정관헌, 유럽풍 석조 건축물인 석조전 등이 있다. 석조전은 현재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쓰이며, 1·2층은 예약자만 관람할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돈의문박물관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철거 위기에 놓인 돈의문 안쪽 동네를 보존, 오래된 건물이 다양한 전시·체험·교육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어 서울의 근현대사를 체험할 수 있다.

◇공연장처럼 꾸며진 황인용뮤직스페이스카메라타의 실내 모습. 오래된 대형 스피커가 인상적이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자신을 위해서라면' 파주, 카메라타·콩치노콩크리트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파주로 발길을 옮겨보자. 분위기 좋은 공간에서 자신을 오롯이 느끼고, 음악으로 힐링을 할 수 있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 슬플 때나 기쁠 때나 보듬고 위로하고 응원하면서 친구가 돼준다. 실과 바늘처럼 여행에 음악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파주는 여행에서 조연에 머물던 음악이 당당히 주인공이 된다. 적어도 황인용뮤직스페이스카메라타(카메라타)와 콩치노콩크리트를 방문한다면 말이다.

두 곳은 음악 감상 전용 공간이다. 디지털 음원이 넘쳐나는 요즘에도 음악의, 음악에 의한, 음악을 위한 공간에서 느끼는 감동은 디지털 음원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카메라타가 파주 음악 감상실의 터줏대감이라면, 콩치노콩크리트는 떠오르는 스타다. 두 곳 모두 최상의 빈티지 오디오 시스템을 자랑한다. 1920~1930년대를 풍미한 미국 웨스턴일렉트릭과 독일 클랑필름의 극장용 대형 스피커가 주인공이다. 디지털 음원이 재현할 수 없는 날것의 매력이 많은 여행자를 카메라타와 콩치노콩크리트로 이끈다. 카메라타의 경우 원하는 자리에 앉아 음악에 집중하면 된다. 책을 읽거나, 눈을 감고 명상하거나, 향 좋은 차 한 잔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콩치노콩크리트는 일단 규모가 압도적이다. 4층 건물 1층 필로티는 야외 공연장으로 활용하고, 2·3층을 음악 감상실로 꾸몄다. 천장을 개방한 음악 감상실은 830여㎡, 높이 9m에 이른다. 좌석은 모두 스피커를 설치한 전면을 향하도록 배치했다. 통창이 있는 1·2층 측면 좌석은 임진강 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음악을 감상하는 명당자리다. 콩치노콩크리트는 음악 감상 전용 홀인 만큼 음료는 판매하지 않으며, 반입도 금지하고 있다. 대신 입장객에게 300ml 생수를 제공한다. 운영 시간은 월·화·금요일 오후 2~7시, 토·일요일 정오~오후 7시(수·목요일 휴무, 대관 시 임시휴무), 입장료는 2만 원이다.

◇친구와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김광석다시그리기길 입구 모습.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친구와 함께라면' 대구 김광석다시그리기길

오랜 친구와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대구로 음악 떠나보자. 대구로 떠나는 여행은 추억할 수 있는 음악이 있어 정겹다. 방천시장 옆 김광석다시그리기길에는 한 시대를 보듬은 뮤지션의 온기가 묻어난다. 김광석은 대봉동에서 태어나 다섯 살까지 살았다. 유년 시절 뛰놀던 골목에 그의 목소리와 미소를 빌려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이 조성됐다. '기다려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등을 노랫말과 더불어 벽화로 꾸몄다. 또 김광석의 모습과 조형물, 주옥같은 노래로 길목을 채웠다. 김광석스토리하우스에서는 그의 학창 시절 사진과 콘서트 영상, 음반을 만날 수 있다.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은 연중무휴 무료 방문이 가능하며 김광석스토리하우스의 입장료는 어른 2000원, 경로·청소년 1000원이다. 김광석은 마흔이 되면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세계를 유랑하는 여행을 꿈꿨다. 만 32세에 세상을 떠나 못다 이룬 꿈에 대한 사연이 김광석스토리하우스 내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 애잔하게 남았다. 해외 팬들의 흔적이 여기저기 있으며, 부모가 자녀와 함께 찾아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이곳에서 제공하는 엽서를 느린우체통에 부치고, 김광석의 음반과 기념품도 구입할 수 있다.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은 친구와 추억을 만들고, 또 다른 여행 계획을 세워보자.

동성로 하이마트음악감상실은 1957년부터 3대를 이어왔다. 클래식 동아리 회원들이 교류하던 공간으로, 복고 분위기가 고스란히 남았다. 대형 부조와 빛바랜 LP반, 옛 오디오 장비, 신청곡을 적던 낡은 칠판이 연륜을 뽐낸다. 운영 시간은 정오~오후 9시(연중무휴), 입장료 8000원에 차와 다과를 제공한다.

대구 중구는 곳곳에 선율이 깃든다. 향촌동에 자리한 녹향은 1946년 우리나라 최초로 문을 연 고전음악 감상실이다. 100년 세월을 간직한 도심 골목인 진골목에는 올드 팝이 흐르는 미도다방이 있다. 쎄라비음악다방의 경우 창 너머로 대구 최초 서양식 건물 계산동성당(사적)도 볼 수 있다.

◇경주 한국대중음악박물관 2층 전시 공간에서는 한국 대중음악 100년 역사를 확인 할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가족과 함께라면' 경주 한국대중음악박물관

경주는 음악과 함께 봄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겨우내 지친 감성을 촉촉하게 만들 수 있는 여행지다.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국내 최초 대중음악부터 K-팝까지 대중음악 100년 역사가 한자리에 모인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은 지상 3층과 지하 1층, 야외 공간으로 구성된다. 2층에서는 한국 대중음악사를 시대별로 보여주고, 3층에서는 소리 예술 과학 100년 역사를 전시한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듣고 싶은 곡을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 특별한 소리가 주는 감동에 다시 찾는 이가 적지 않다. 1층에는 카페 랩소디인블루와 음악감상실이 있다. 한국대중음악박물관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월·화요일 휴관), 입장료는 어른 1만5000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000원이다. 근처에 있는 보문정은 방탄소년단 '화양연화 pt.1' 앨범 재킷 촬영지로, 벚꽃이 필 때 더욱 아름답다. 경주 여행에서 빼놓으면 안 되는 곳이 대릉원 일원(사적)이다. 신라 시대 고분 23기가 모여 있어, 산책하다 보면 고도를 여행하는 실감이 난다. 대릉원 옆 황리단길에는 카페와 식당, 소품 가게가 이어진다. 여행 마무리는 월정교가 좋다. 밤이면 조명이 들어와 화려한 멋을 풍긴다.

◇영암의 한국트로트가요센터 전경. 1층은 193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트로트의 역사를 시대별로 전시하고, 2층은 영암 출신 가수 하춘화를 기념하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부모와 함께라면' 영암 한국트로트가요센터

최근 몇 년 전부터 트로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때 흘러간 가요 취급을 당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전성시대라 할 만큼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부모님의 콧노래 소리가 부쩍 늘었고, 팬덤 문화도 생겨났다. 임영웅, 송가인 등 국내 대표 트로트 가수의 공연은 항상 매진이다. 트로트의 모든 것을 눈과 귀로 즐길 수 있는 전남 영암은 부모님과 함께하기 좋은 곳이다.

우선 영암 월출산기찬랜드 안에 한국트로트가요센터가 있다. 대중음악 대표 장르인 트로트를 테마로 한 전시관이다. 1층에는 193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트로트의 역사를 시대별로 전시한다. 옛날 음악다방처럼 꾸민 공간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감상하거나 애창곡을 부르며 숨은 실력도 뽐낼 수 있다. 2층은 영암 출신 가수 하춘화를 기념하는 공간이다. 무대의상과 신발, 각종 시상식에서 받은 트로피 등 60년 남짓한 노래 인생의 모든 공적이 담겨 있다. 한국트로트가요센터 관람료는 어른 6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월요일과 1월 1일, 명절 당일은 휴관한다. 관람료의 50%는 영암사랑상품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트로트박물관 근처에 있는 가야금산조테마공원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민족 고유의 가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소뿔과 순금으로 제작한 국내 유일한 화각 가야금을 비롯해 오래된 가야금 악보 등을 볼 수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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