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성공할까”...DB하이텍 물적분할한다

이새하 기자(ha12@mk.co.kr) 2023. 3. 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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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전문 ‘DB팹리스’ 떼내고
하이텍은 파운드리에 전념
고객 이해상충 문제 해결
“분할 후 팹리스 상장 안할것”

국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DB하이텍이 팹리스(반도체 설계)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DB 팹리스(가칭)’를 신설한다. 주력인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고 미래 먹거리인 팹리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7일 DB하이텍은 팹리스 사업을 담당하는 브랜드사업부를 물적분할해 DB팹리스를 신설한다고 공시했다. 안건이 오는 29일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파운드리 사업 부문은 존속회사로 남고, 브랜드사업부는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분할 기준일은 5월 2일이다.

DB하이텍이 팹리스 사업 분할을 결정한 이유는 파운드리와 팹리스 사업을 함께 하면서 발생하던 고객사(팹리스 기업)와의 이해 상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경영원칙에 따라 시장 지배력을 높여온 전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의 길을 따르겠다는 의미다.

DB하이텍은 분사방식으로 물적분할을 택한 데 대해 “신설법인을 100% 자회사로 두면 신설법인 실적을 모두 반영하게 돼 분사로 인한 매출 감소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DB하이텍은 오히려 기존 브랜드(팹리스) 사업으로 인해 진출하지 못했던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신설법인의 신규사업 진출에 따른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설법인인 DB팹리스는 첨단 디스플레이 팹리스 기업으로 성장할 전환점을 모색한다. 그동안 파운드리 고객과의 이해충돌 문제로 DB하이텍 팹리스 사업 부문은 범용제품인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구동칩(DDI)으로 사업영역을 국한할 수밖에 없었다.

DB팹리스는 향후 부가가치가 높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구동칩과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구동칩 등 고성능 반도체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새로 출범한 DB팹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5월 합류한 황규철 사장이 맡는다.

신설법인 DB팹리스는 상장을 추진하지 않는다. 불가피하게 상장을 추진할 경우 모회사 DB하이텍의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의 동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정관을 개정할 계획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분할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사업 전문성 강화”라며 “과거 핵심사업을 물적분할 후 곧바로 상장해 일반주주들의 권익 훼손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례들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앞서 DB하이텍은 지난해 7월 물적분할을 통한 분사를 검토했다가 소액주주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백지화한 바 있다.

DB하이텍은 또 이날 이사회에서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조기석 DB하이텍 사장은 “글로벌 파운드리 전략 방향에 맞춰 파운드리와 팹리스 사업을 분리해 각각 전문성을 한층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 세계 반도체 불황이 불어닥친 가운데서도 DB하이텍 실적은 선방하고 있다. DB하이텍은 지난해 매출 1조6753억원, 영업이익 768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38%, 영업이익은 93% 각각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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