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월부] 美中갈등 고조에 반전 기회 … 스냅, 올들어 30% 올랐다

MZ세대 인기 中 틱톡 악용
개인정보 유출 우려 커지자
각국 공공기관 금지령 확산
경쟁사 美스냅 반사익 기대
원조 소셜미디어 기업 메타도
올해들어 주가 50% 넘게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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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반도체주에 이어 소셜미디어(SNS) 관련주들이 출렁이고 있다. 주요 2개국(G2)의 충돌이 산업 전반에 걸쳐 상장사들 기업가치를 뒤흔들고 있는 형국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 등 지정학적 이슈가 기업 수익에 대한 영향은 물론 생사를 가를 만큼 직접적인 영향까지 미치고 있는 시대"라고 지적했다.

6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의회가 공공기관에서 중국의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사용 금지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미국 소셜미디어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 주가가 급등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냅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5% 폭등한 11.7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하원에 이어 상원도 중국의 틱톡 등 외국 정보기술(IT) 제품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민주당 소속인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장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틱톡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영상은 종류에 따라 (중국의) 선전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에 들어온 외국 기술과 관련해 필요시 이를 확실히 금지하는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틱톡의 개인정보 수집에 따른 안보 위협이 부각되면서 미국과 유럽 등 각국은 정부 기관 등에서 틱톡을 퇴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지난달 27일 전체 연방정부 기관에 30일 안에 모든 장비와 시스템에서 틱톡을 삭제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미국 내 30개 이상의 주와 캐나다, 일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유사한 조처를 했다.

틱톡 금지 움직임은 실적 악화로 폭락세를 거듭했던 스냅 주가에 반등의 기회를 선사했다. 하루 만에 10% 가까이 상승해 스냅의 시가총액은 184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스냅이 운영하는 스냅챗은 2021년까지만 해도 미국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짧은 동영상으로 승부를 건 틱톡에 밀려 지난해 '주가 폭락의 해'를 보냈다.

스냅 주가는 1년 동안 47달러에서 9달러로 5분의 1 토막이 났다. 스냅의 고점은 2021년 9월 83.1달러였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9분의 1 토막 수준이다.

스냅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광고주 지출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작년부터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변경, 소셜미디어 경쟁의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강달러와 함께 특히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 우려로 광고주들이 전반적으로 마케팅비를 축소한 것이 핵심 원인이었다"며 "브랜드 광고 외에 즉각적으로 지출을 축소할 수 있는 성과형 광고 예산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작년 초 스냅은 스냅챗 콘텐츠 촬영 기능을 지원하는 소형 카메라 드론 픽시(Pixy)를 출시했다. 또 스크립트를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 서비스도 선보였다. 하지만 모두 사용자에게 주목받지 못하면서 주가 하락세가 이어졌다.

초라한 실적 때문에 스냅은 실적이 발표되면 주가가 급락하기를 반복했다. 지난달 스냅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전망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가 10% 폭락하기도 했다.

실적 악화가 지속되자 스냅은 작년 8월부터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픽시 프로젝트를 접었고 전체 직원 6000여 명 중 20%에 달하는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구조조정과 경쟁 상대인 틱톡에 대한 규제가 시작되면서 스냅은 올해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올 들어 주가는 벌써 30%나 올랐다. 스냅은 성과형 광고 개선, 증강현실(AR)과 구독모델로 매출 다변화, 동영상 사업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스냅챗은 일일 활성 이용자 수가 3억7500만명이라는 점이 광고주에게 여전히 매력적이다.

최근 스냅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위한 스포트라이트, 사용자에게 맛집 추천 정보를 제공하는 마이 플레이시스 등 다양한 기능으로 광고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AI)과 관련해서는 오픈AI와 협업해 챗봇인 마이AI라는 새로운 AI 기능을 구현했다.

정 연구원은 "이번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대했던 매출 회복이나 애플 영향 최소화에 대한 대책은 미미했다"면서도 "그동안 준비해온 성과형 광고 사업 확대와 인력 조정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은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냅이 중장기 투자 매력이 있다며 투자 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반면 틱톡의 최대주주인 비상장 기업 바이트댄스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홍콩이나 미국 상장까지 고려했지만 중국 당국이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계획을 폐기했다.

스냅뿐 아니라 원조 소셜미디어 기업인 메타도 올해 주가가 50% 넘게 올랐다.

매출 성장 및 실적 전망이 낮아진 기대치를 상회하며 바닥 통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메타가 자체 데이터,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방어 능력 등 빅테크 고유의 저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대대적인 구조조정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6일 블룸버그는 메타가 지난해 1만10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또 수천 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주력 상품인 가상현실(VR) 헤드셋 메타 퀘스트 프로 모델 가격을 200만원에서 33% 할인한 130만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박윤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