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 '감소', 대만에 추월 당했다…20년만에 처음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년 만에 3만50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해 '킹달러'(달러화 초강세) 현상에 따라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진 영향이다. 주요국 통화보다 원화값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작년 1인당 GNI는 20년 만에 대만에 역전 당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지난해 정부와 여당이 제시한 '국민소득 4만달러' 목표에 대해서는 머지 않은 시기에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은 3만2661달러로 2021년(3만5373달러)보다 7.7% 감소했다.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2021년 1144원에서 2022년 1292원으로 12.9% 급등한 데 따른 영향이다. 실제 전년 대비 1인당 국민총소득 감소 금액인 2712달러를 요인별로 분석해보면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이 각각 896달러, 437달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과 인구감소도 각각 88달러, 74달러씩 1인당 국민총소득을 끌어오렸다. 반면 원/달러 환율 급등은 4207달러의 1인당 국민총소득 감소로 이어졌다.
앞서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06년 2만달러를 돌파한 지 11년 만인 2017년 3만1734달러로 처음 3만달러대를 돌파했다. 2018년 3만3564달러까지 늘었지만 2019년(3만2204달러)과 2020년(3만2004달러) 2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그러다 2021년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1년 만에 다시 뒷걸음질 치게 됐다.
유엔(UN)이나 세계은행 등의 동일 기준 세계 순위가 아직 발표되진 않았지만 각 나라 중앙은행·정부가 자체 집계한 통계와 비교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대만보다 작다. 한은에 따르면 대만 통계청이 공개한 지난해 달러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은 3만3565달러로 한국(3만2661달러)보다 904달러 높았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대만에 역전당한 건 2002년 이후 20년 만이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대만 명목 GNI가 지난해 4.6% 증가했고 우리나라도 4% 늘었다"며 "그런데 지난해 대만 달러 환율이 6.8% 상승한 데 반해 우리나라 원화 환율은 12.9%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경제성장 둔화와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단기간 내 국민소득 4만달러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말 '2023년도 경제정책방향 협의회'에서 "윤석열정부의 마지막 해인 2027년도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여는 비전을 (경제정책에) 담아 경제 운용에 가장 방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선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99.4원에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해 연평균(1292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잠재성장률이 지속 하락하는 등 성장세도 둔화하고 있다. 잠재성장률은 국가의 자본과 노동력·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투입해 한 나라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 수준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5.0~5.2%에서 △2019~2020년 2.5~2.6% △2021~2022년 2%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저출생과 고령화 등이 심화해 생산가능연령(15~64세) 인구가 줄어들면 잠재성장률은 앞으로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한은은 '1인당 국민총소득 4만달러 달성' 목표 달성 가능성에 대해 낙관했다. 최 부장은 "1인당 GNI는 실질 GDP 성장률과 GDP디플레이터, 원/달러 환율, 인구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아 정확한 예측은 쉽지 않다"면서도 "향후 2~3년 간 실질 GDP가 2% 내외 성장하고 GDP 디플레이터도 2% 안팎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과거 10년 평균 환율(1145원)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1인당 국민총소득) 4만달러는 그리 머지않은 시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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