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성창조캠퍼스에 C랩 아웃사이드 대구 캠퍼스 개소] 삼성의 ‘사업 보국’ 출발점서 이재용의 동행 철학 가속화

오윤희 기자 2023. 3. 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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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월 22일 대구시 북구 ‘삼성창조캠퍼스’ 내에 ‘C랩(C-Lab) 아웃사이드 대구 캠퍼스’를 개소했다. 지역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해 지역 내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더불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국내 창업 생태계 육성과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삼성전자가 2018년부터 추진 중인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의 연장선인 ‘C랩 아웃사이드 대구’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C랩 아웃사이드 대구 프로그램에 선정된 스타트업은 최대 1억원의 사업 지원금, 성장 단계별 맞춤형 컨설팅, 삼성전자와 계열사 간 협력 기회 연결, 국내외 정보기술(IT) 전시회 참가를 비롯해 1년 동안 서울의 C랩 아웃사이드 선정 기업들과 동일한 지원을 받게 된다.

이날 개소식에는 홍준표 대구시장,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 김완표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이 참석했다. 홍준표 시장은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이 지역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힘쓴 덕분에 (지역) 창업 인프라가 더욱 활력을 얻고 단단해지고 있다”면서 “C랩 아웃사이드 대구에서 지역 첫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이 탄생하길 기대하겠다”고 밝혔다.

제일모직의 옛 대구공장(왼쪽)과 삼성전자의 C랩 아웃사이드 대구 캠퍼스. 사진 삼성전자

이병철 창업자 ‘사업 보국’ 정신 깃든 장소

삼성전자가 C랩 아웃사이드 대구 캠퍼스를 개소한 곳은 대구시 북구 호암로 51 ‘삼성창조캠퍼스’ 부지 안이다. 삼성창조캠퍼스는 수출 주도 성장을 떠받쳤던 제일모직 대구공장 부지를 창업·문화 예술 공간 등으로 변경한 랜드마크다. 1956년 가동을 시작한 제일모직 대구공장은 1970~80년대 4500명을 고용할 정도로 규모를 키우며 오늘날 글로벌 기업 삼성의 밑바탕을 다졌다. 또한 적극적인 수출 전략으로 ‘수출 한국’의 발판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반도체 등 첨단산업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제일모직의 사세는 위축되기 시작했다. 결국 1997년 제일모직 대구공장은 구미공장에 통합됐고, 삼성은 옛 공장 부지를 대구시에 내놨다. 2017년 9만㎡(약 2만7000여 평) 규모의 이 부지에 삼성창조캠퍼스가 문을 열었고, 총 16개 동에 공공기관 9곳, 벤처 38개 사, 상업 시설 32곳이 들어왔다. 이병철 회장의 뜻을 기려 부지를 둘러싼 도로명 주소도 그의 호인 ‘호암(湖巖)’을 따서 ‘호암로’로 붙여졌다.

삼성전자가 창업자의 정신이 깃든 이 공간을 C랩 아웃사이드 대구 캠퍼스로 선정한 것은 이곳을 차세대 유망 스타트업 육성의 요람으로 육성해 이병철 회장의 사업 보국(事業報國) 유지를 받들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읽힌다. C랩 아웃사이드 대구에 선정된 회사의 면면도 삼성전자의 미래 비전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의료용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뇌 질환과 언어 장애를 진단하는 플랫폼 개발 기업 ‘네오폰스’, 태아·산모 건강 진단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업 ‘클레어오디언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고효율 촉매필터 개발 기업 ‘티아’, 모듈 교체형 로봇 플랫폼 기업 ‘엠에프알’,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창문 기업 ‘뷰전’ 등이다.

네오폰스의 박기수 대표는 “음성과 언어를 활용해 질병을 예측하는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재용 회장의 ‘동반 성장’ 행로

C랩 아웃사이드 대구 캠퍼스 개소는 지역 생태계 및 중소기업들과 동반 성장을 이루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포부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작년 10월 취임 직후 이 회장은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면서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은 부회장이었던 2019년 11월에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동행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삼성은 협력회사 대상 상생·물품 대금 펀드를 2010년 2조3000억원에서 시작해 2022년엔 3조4000억원 규모로 늘렸다. 우수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지급하는 인센티브 규모도 기존 연평균 8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렸으며, 납품 단가 연동제도를 도입해 원자재가 상승에도 협력회사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1차 협력회사만 700여 개 사, 협력회사 직원이 37만 명, 거래 규모는 연간 31조원에 달한다. 2차 협력회사는 4000개 사가 넘고, 3차 협력회사까지 합치면 1만여 개 사 이상이다. 이 같은 영향력이 있는 삼성전자의 동반 성장을 위한 노력은 국내 경제를 끌어올리는 데 크게 이바지할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중소·중견 협력회사 가운데 매출 1조원이 넘는 ‘유니콘’은 10여 개 사에 달한다.

지역 경제 생태계와 상생 꿈꾸는 C랩 아웃사이드

삼성전자는 C랩 아웃사이드를 지역 경제와 상생을 돕는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올해부터 지역의 우수 업체를 직접 선발·육성하는 방식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역 소재 스타트업이 서울에 오지 않더라도 기존의 C랩 아웃사이드 육성 프로그램과 동일한 혜택과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프라와 지원이 부족한 지방 스타트업을 의식한 결정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광주광역시와 전북 지역, 경북 등에도 추가로 C랩 아웃사이드 캠퍼스 개소를 앞두고 있다. 특히 C랩 아웃사이드 광주 캠퍼스 개소는 이 회장이 작년 10월 28일 회장 승진 후 첫 공식 행보로 광주 협력사를 방문한 지 3일 만에 추진이 결정돼, 이 회장의 동반 성장 의지를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업계 안팎에서 나왔다.

한편 삼성전자는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 창업 인프라 문제 해결을 위해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력해 지난 8년간 333개 사(대구 185개 사, 경북 148개 사)의 지역 대표 스타트업을 육성한 바 있다. 이들은 매출 8700억원, 투자 유치 4100억원, 신규 고용 4100명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또한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 CES에 참가해 총 16개의 CES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Plus Point
삼성, 사회적 취약 계층과도 동행

삼성이 2월 2일 전남 순천시에서 ‘삼성희망디딤돌 전남센터’를 개소했다고 밝혔다. ‘삼성희망디딤돌’은 삼성,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보육원에서 나와 자립을 준비할 보호 종료 청소년들이 안정적 환경에서 자립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주거 공간과 교육 등을 제공하는 청소년 교육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프로그램이다. 삼성희망디딤돌센터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은 보육원을 나와 자립할 때 지출이 가장 큰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앞으로 보육원 보호가 종료된 만 15세에서 18세 청소년은 센터의 자립체험관에 거주하며 미리 자립 생활을 체험해 볼 수도 있다. 2016년 부산 센터를 시작으로 문을 연 삼성희망디딤돌센터는 2월 2일 개소한 전남 센터까지 모두 10곳으로 늘었다. 전국 센터에 입주하는 청소년을 포함해 센터를 통해 자립 준비, 자립 체험 등의 지원을 받은 청소년은 지난해까지 1만6760명에 달한다. 삼성희망디딤돌센터 역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그리는 ‘뉴 삼성’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인 ‘동행 비전’을 대표한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기부금을 내면서부터 시작됐다. 박승희 삼성전자 CR(Corporate Relations) 담당 사장은 “자립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에게 사회 진출의 디딤돌이 되고, 지역사회의 사랑과 관심이 모이는 통로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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