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의 행복같은… 버킷리스트에 희망을 적다 [김셰프의 씨네퀴진]
노련한 배우 모건 프리먼과 잭 니컬슨 주연
유쾌한 그리고 괴팍한 두 노인 이야기 그려
작은 다툼으로 각자 집으로 돌아간 주인공들
서로 다른 모습의 집안 분위기 큰 울림 남겨
소원했던 딸과 화해 마지막 버킷리스트 이뤄
영화 속 ‘코피 루왁’ 특이한 캐릭터 대변한 듯

버킷리스트. 어떤 이들은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이라고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살아가면서 이루고자 하는 일’이라고도 한다. 영화는 노련한 배우 모건 프리먼과 잭 니컬슨 주연으로 유쾌한 노인과 괴팍한 노인의 이야기를 그린 훈훈한 작품이다. 서로 살아온 삶이 다른 두 노인. 접점이 없어 만날 일이 없었지만 생과 사를 결정짓는 같은 병실에서 만나게 된다. 수술 후 병실에 누워 있는 내내 병문안 한 명 안 오는 병원의 이사장이자 재벌 에드워드와 평범하지만 행복한 가정을 가진 척척박사 엔지니어 카터. 두 노인은 투병을 함께하는 와중에 서로를 천천히 알아간다. 노련한 두 배우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정말 나이를 먹어 늙은 두 주인공이 만난 듯 그들이 거쳐왔던 수많은 영화와 오버랩되며 그들과 함께 나이를 먹은 내 세월의 흔적도 느껴져 감회가 새롭다.
항암수술을 위해 잘랐던 머리카락이 어느덧 다시 자랄 정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서로의 가정 이야기를 나누고 늦은 시간 카드놀이까지 할 정도로 둘은 꽤 친해져 있다. 하지만 기나긴 항암치료에도 둘은 결국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는데, 이 병실에서 나간다면 뭘 할 수 있을까? 카터의 작은 희망을 적은 버킷리스트는 살고자 하는 이의 바람이자 의지였지만 현실은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 구겨져 버린 종이에 적힌 그의 바람을 본 에드워드. 행복하지만 평범한 노인과 모든 걸 다 가졌지만 외로운 노인의 여행이 여기서 시작된다.

괴팍한 재벌 에드워드는 남다른 커피애호가다. 재판장에서 배심원들과 기싸움을 하면서도 커피를 마신다. 바로 ‘코피 루왁’이다. 여행이 끝나고 카터에게 코피 루왁의 정체를 듣고 경악하는 에드워드. 코피 루왁은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을 활용해 만든 커피로 그 특유의 향이 독특하고 강렬한 것으로 유명하다. 자수성가했지만 타인을 배려하지 않았던 괴팍한 성격의 에드워드는 그 코피 루왁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가격과 인기에 현혹됐던 것이다. 훌륭한 맛과 다가서기 어려운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고향이 똥이었다.
작은 다툼을 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 두 노인. 돌아온 카터를 반기는 건 가족들과의 행복한 만찬이지만, 에드워드는 다 먹고 얼마 남지 않은 코피 루왁과 즉석식품을 데우며 돌아온 삶을 후회한다. 평범한 삶을 살았던 카터가 다 옳고 무조건 행복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카터도 에드워드를 만났기에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었으니. 카터의 행복한 가족을 본 에드워드는 소원했던 딸과 화해하며 마지막 버킷리스트를 이룬다.
누군가에게 내 삶이 얼마나 남았는지 듣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행복한 가장이든 외로운 부자이든 서로의 시한부 통보를 함께 들어준 그 둘은 결국 마음을 열었고 서로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이 되었으며 다시 그들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커피와 코피 루왁
커피는 6∼7세기 에티오피아에서 한 목동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고 전해진다. 염소들이 빨간 열매를 먹고 뛰어다니는 것을 보고 자기도 먹어보았다는데, 머리가 맑아지고 상쾌해지는 느낌을 받아 이걸 근처 사원에 알렸다고 한다. 쓰고 떫은 그 열매를 먹어본 목동의 용기 때문에 그 후로 지금까지도 커피는 우리의 최고 기호식품이 됐다.

<재료>
바닐라 아이스크림 1스쿱, 우유 100㎖, 달걀 1개, 설탕 1큰술, 식빵 1조각, 에스프레소 30㎖, 버터 2큰술, 아몬드 슬라이스 약간, 슈거파우더 약간
<만들기>
① 우유와 달걀, 설탕을 섞은 후 식빵을 앞뒤로 30초씩 적셔준다. ② 팬에 버터를 두르고 식빵을 노릇하게 익혀준다. ③ 토스트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리고 에스프레소를 뿌려준다. ④ 아몬드 슬라이스와 슈거파우더를 뿌려 마무리해준다.
김동기 그리에 오너셰프 payche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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