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스완 리버·킹스파크 즐기는 서호주 퍼스여행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최현태 2023. 3. 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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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센트럴 파크보다 넓은 400ha 킹스파크앤보타닉가든 야생화 천국/전쟁기념관 오르면 퍼스 CDB 한눈에/퍼스시내 휘돌아 나가는 바다같은 맑고 푸른 아름다운 스완리버/고즈넉한 애플크로스 강변 산책/프리멘틀 마켓엔 신나는 버스킹과 묘기쇼/중고서점 엘리자베스 들렸다 카푸치노 거리서 인생 카푸치노 발견

퍼스 위치
바닥까지 들여다보이는 맑고 투명한 스완 리버. 한낮의 뜨거운 햇살은 백조의 호수 같기도, 바다 같기도 한 거대한 강 위로 보석처럼 반짝이는 윤슬을 쏟아낸다. 초록 잔디가 끝이 없이 펼쳐진 드넓은 공원. 태양으로 샤워하며 낮잠을 즐기는 이들. 재잘거리며 지칠 줄 모르고 뛰어노는 아이들 웃음소리. 그리고 식욕을 자극하는 바비큐 굽는 냄새까지. ‘도심 속 오아시스’ 서호주 퍼스(Perth)의 킹스 파크 앤 보타닉 가든(Kings Park & Botanic Garden)에 오르자 완벽한 ‘쉼’이 펼쳐진다.  
거대한 유칼립투스 가로수길
킹스파크
◆킹스파크 오르니 스완강과 퍼스 시내가 한눈에

매끈하고 흰 몸매의 거대한 유칼립투스 나무가 줄지어 선 가로수길을 따라 킹스파크로 들어서자 호수 정원에서 햇살을 받아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시원한 분수가 뿜어져 나온다. 아이를 사랑스럽게 안고 있는 청동 조각 여성의 표정은 광활한 공원만큼 넉넉하고 자애롭다. 이곳은 파이오니어 위민스 메모리얼. 서호주 개척에 기여한 많은 여성을 기리는 조각상으로 아기를 품에 안고 운명을 맞이하러 나서는 어머니를 형상화했단다.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삶을 위해 억척스럽게 일손을 놓지 못했던 어머니는 우리나라나 호주나 비슷한가 보다. 서호주 공공 미술 작품의 최초 여성 조각가 마거릿 프리스트(Margaret Priest)의 작품.

킹스파크 전쟁기념관
킹스파크 전쟁기념관
푹신푹신한 초록 잔디가 부드럽게 펼쳐진 언덕에는 많은 이들이 유칼립투스 나무 밑 그늘에 돗자리를 깔고 힐링 중이다. 연인의 무릎을 베고 달콤한 낮잠에 빠진 남자, 일광욕을 즐기며 한가로이 책을 읽는 소녀,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펼쳐놓고 피크닉을 즐기는 가족들의 얼굴에서 행복과 평화로움이 묻어난다. 이곳은 여름이면 신나는 라이브 콘서트가 열리는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전쟁기념관 광장 피크닉
퍼스 CBD
언덕길을 따라 10여분 걸어 올라가면 십자가가 새겨진 높은 탑으로 꾸민 전쟁기념관(State War Memorial)이 등장한다. 1,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전사한 서호주 출신 군인들을 기리는 곳. 한국전쟁 전사자 34명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기념비를 지나면 “와∼”하는 탄성이 저절로 쏟아진다. 퍼스 시내 중심가인 센트럴 비즈니스 디스트릭트(CBD)의 고층빌딩 스카이라인과 그 CBD를 멋지게 휘돌아 나가는 푸른 스완강이 어우러지는 모습이라니. 그대로 떼어내 집과 사무실 곳곳에 걸어 놓고 머리가 복잡할 때마다 감상하고 싶은 풍경.
퍼스 시내를 관통하는 스완리버
2015년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세계에서 제일 살고 싶은 도시’ 8위로 퍼스가 선정된 이유를 잘 알겠다. 무엇보다 스완강은 너무 광활해 바다라고 해도 모두 믿겠다. 도심과 자연이 공존하는 환상적인 뷰를 만나러 퍼스 사람들은 물론 여행자들은 반드시 이곳을 찾는다. 마침 날이 아주 맑아 사우스 퍼스 방면의 스완강으로 합류되는 캐닝 강(Cnning River)까지 또렷하다.  전쟁기념관 옆 프래저 애비뉴(Fraser Avenue) 남쪽에 유명한 카르타 가르업(Kaarta Gar-up) 전망대와 101계단을 오르는 나선형 DNA 타워 있지만 전쟁기념관에서 보는 뷰가 으뜸이다.
퍼스 시내, 프리멘틀, 애플크로스, 스완강 위치
보타닉가든 입구
◆어린왕자 만나러 보타닉가든 갑니다 

1895년 처음 문을 열 때 공원 이름은 퍼스 파크였는데 영국 국왕이던 에드워드 7세 등의 퍼스 방문을 기념해 1901년 킹스파크로 문패를 바꿔 달았다. 공원 면적은 무려 400㏊에 달해 뉴욕 센트럴파크(340ha)보다 크다. 퍼스역에서 2㎞ 거리로 걸어서 30분이면 충분하고 무료 버스도 많이 다녀 교통도 매우 편리하다.

전쟁기념관 오른쪽 길로 들어서면 식물 1만2000여종이 사는 천연 숲지대 보타닉가든이 시작된다. 로터리웨스트 페더레이션 워크웨이(Lotterywest federation walkway)를 따라가면 된다. 가장 먼저 여행자를 반기는 거대한 나무는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바오밥나무. 호주에선 보압(Boab)나무로 부르며 높이 14m, 둘레 8m로 750∼800살로 추정된다니 대단한 생명력이다. 수천㎞ 떨어진 킴벌리(Kimberly)에서 살던 나무로, 도로공사로 사라질 뻔했는데 다행히 이곳에서 새 보금자리를 얻었다. 로 가든(Roe Garden)에서도 크고 작은 다양한 바오바브나무를 만난다.

보타닉가든 바오밥 나무
애플크로스 강변
애플크로스 강변
킹스파크의 보물로 불리는 독특한 모양의 뱅크셔 관목도 볼 수 있고 특히 야생화 1700여종도 만발해 매년 9월이면 야생화 페스티벌도 열린다. 트리톱워킹(Tree Top Walking)도 꼭 걸어보도록. 유칼립투스 숲을 공중에서 조망하도록 10m가량 높이로 만든 아치형 구름다리 산책로로 난간이 유리로 만들어져 아찔하게 숲을 즐길 수 있다. 공원에는 다양한 놀이터가 있는데 공룡 조각상 등으로 꾸민 메이 드라이브 파크가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킹스파크에서 남쪽으로 보이는 애플크로스는 으리으리한 대저택이 즐비한 퍼스의 부촌. 집 구경도 재미있지만 바다 모래사장 같은 호젓한 애플크로스 강변을 아무 생각 없이 거닐며 산책하기 좋다. 엄마 손을 잡고 나온 꼬마 둘이 물장난을 친다. 물이 아주 맑아 꼬마 눈동자처럼 바닥이 투명하다.

프리멘틀 마켓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는 프리멘틀 마켓 광장
프리멘틀 마켓
◆프리맨틀 시장 구경하고 달콤한 카푸치노 한잔

스완강이 흘러 바다와 만나는 곳인 프리맨틀(Fremantle)은 은 퍼스의 핫플레이스. 현지인들이 애칭 ‘프레오(Freo)’로 부르는 곳으로 퍼스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빅토리아 시대 지은 100년 넘은 마켓과 태양이 작열하는 아름다운 해변, 맛과 오랜 역사로 소문난 카페가 즐비해 여행자에게 인기가 높다. 퍼스 시내에서 차로 30분 거리. 프리맨틀역에서 마켓 스트리트를 따라 걷다 사우스 테라스로 접어들면 카페와 전 세계 음식점이 몰려있는 카푸치노 거리가 펼쳐지고 그 길 끝에 프리맨틀 마켓이 보인다.

프리멘틀 마켓
프리멘틀 마켓
홍채 사진관
신나는 구경거리 났나 보다. 마켓 광장으로 들어서자 여행자들이 빙 둘러서 묘기 쇼를 즐긴다. 한쪽에서는 버스킹 공연이 한창이다. 금·토·일과 공휴일에만 열리는 프리맨틀 마켓은 과일, 기념품, 수공예품, 수제 비누, 액세서리 등과 세계 각국의 음식까지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하다. 안으로 들어서자 허브 숍을 시작으로 커피, 초리소, 벌꿀 등 식료품과 오렌지 등 과일 가게가 늘어서 시끌벅적하다. 숍은 150개 정도로 꽃집, 진앤드토닉 카페 등 없는 게 없고 심지어 홍채 사진을 촬영해주는 신기한 사진관도 만난다.
프리멘틀 거리
감옥 개조 와더스 호텔
프리맨틀은 영국이 서호주를 식민지로 삼을 때 거점이 된 곳으로 식민 시대의 풍경이 아직 남아있다. 특히 악명 높은 영국 범죄자들이 수용됐던 프리맨틀 감옥(Fremantle Prison)이 그대로 보존돼 식민지 시대 역사를 전한다. 밤에 90분 동안 감옥 밑으로 20m를 내려가 터널을 탐험하는 으스스한 횃불 투어(Torchlight Tour)가 인기. 프리맨틀 마켓과 붙어 있는 와더스 호텔은 이런 감옥을 호텔로 개조했는데 당시 감옥의 구조를 살린 객실이 아주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에밀리 테일러 바앤드키친
에밀리 테일러 바앤드키친 딤섬
프리맨틀은 유명 여행지들이 옹기종기 몰려 있어서 걸어서 둘러보기 좋다. 에밀리 테일러 바앤드키친(Emily Taylor’s Bar & Kitchen)은 유명한 딤섬 맛집. 에밀리 테일러는 1800년대 영국에서 프리맨틀로 항해한 배의 이름이다. 항해 중 아시아를 경유하며 이민자, 차, 향신료, 아편을 배로 들여 서양과 동양이 어우러진 유니크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단다. 레스토랑도 서호주의 최고급 재료에 아시안 메뉴를 접목한 점이 돋보인다. 한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육즙이 퍼지는 딤섬이 퍼스를 맛으로 기억하게 만든다.
카푸치노 거리 지노스
지노스 카푸치노
식후 커피 한잔을 빼놓을 수 없다. 카푸치노 거리로 나서자 많은 이들이 노천 카페에서 커피와 햇살을 즐긴다. 수요미식회에 소개되면서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카푸치노의 맛집 지노스(Gino’s)는 는 앉을 자리를 찾기 쉽지 않다. 코코아 가루가 듬뿍 올려진 카푸치노 한 모금 머금자 깊고 고소한 맛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너를 오늘부터 ‘인생 카푸치노’로 삼겠다. 책을 좋아한다면 지노스 맞은편 중고서점 엘리자베스도 꼭 들러보길. 수많은 퍼스 사람들을 손을 거쳐 간 다양한 중고 서적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엘리자베스 중고서점
엘리자베스 중고서점
본 스캇 동상
모래사장이 예쁜 배더스 해변 인근에도 볼거리가 많다. 프리맨틀에서 자란 전설의 헤비메탈 그룹 AC/DC의 리더 본 스콧(Bon Scott)동상을 둘러보고 100년 넘은 피시앤드칩스 맛집 시세렐로(Cicerello)와 대관람차까지 즐긴 뒤 배더스 해변에서 노을을 만나면 퍼스 시내 여행이 완성된다. 

퍼스(호주)=글·사진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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