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티켓 실종사건…“그 많던 비행기 어디로 갔나”

서진우 기자(jwsuh@mk.co.kr) 2023. 3. 3.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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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수요 기지개에
국제선 대폭 증편한 LCC
제주행 넉달새 15% 감소
편도값 10만원 30% 껑충
대한항공·아시아나와 비슷
[사진 = 연합뉴스]
“지금 빨리 예약해야 그나마 티켓 값이 싸대요. 요즘 국내선 비행기를 빼서 일본에 투입하기 때문에 비행기가 점점 부족해진대요.”

한 여행·호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오른 글이다. 코로나19 기간 국내선에 주력했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최근 엔데믹 상황을 맞아 국제선을 대폭 늘리면서 이들의 국내선 운항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인기 노선인 서울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되는 비행기들이 동남아시아나 일본으로 일부 재편되면서 LCC 티켓 값도 급등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네차례 있었던 금요일 기준으로 김포와 제주를 왕복한 운항 편수는 제주항공 192회, 티웨이항공 128회, 진에어 89회, 에어서울 54회 등으로 총 463회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달 네차례의 금요일에 이들 4개사의 운행 편수는 391회로 15% 이상 감소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까지 고려하면 지난해 10월의 금요일 운행편수는 1024회에서 올해 2월 825회로 크게 줄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 제주공항 국내선 운항 편수는 1만3031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4451편보다 10% 감소했다. 2월에는 1만2330편으로 더욱 줄었다.

항공 좌석이 줄면서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 10월 금요일 기준 7만~8만원대(유류세 제외)였던 LCC 4곳의 김포발 제주행 편도 티켓 값(제주항공은 플렉스, 진에어는 지니, 나머지는 일반석)은 오는 3월 24일 기준 모두 10만원대를 기록하는 등 30% 이상 급등했다. 그나마 가격이 2만~3만원대로 싼 최저 등급 좌석 예약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순삭’ 마감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LCC 티켓 값이 치솟으면서 대한항공이나 아시나항공과의 가격 격차도 크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도 측이 정부에 민원을 넣어 저가항공사의 과도한 해외 노선 증편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저가항공이나 일반항공이나 가격을 보면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LCC들은 최근 들어 해외 노선을 대폭 늘렸다. 진에어는 지난달부터 코타키나발루·나트랑·푸껫 등 동남아시아 노선을 기존 주 4회에서 6~11회로 증편했고, 에어서울은 인천~일본 다카마쓰 노선을 주 3회에서 매일 1편씩 주 7회 운항으로 늘렸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반면 국내선 투입 비행기는 줄이고 있다. 에어서울은 기존 국내선용 비행기 2대를 이달부터 1대로 줄이고, 나머지 1대는 정비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제주행 편성이 지난해 10월 하루 평균 7~8회에서 지금은 하루 4편 정도로만 줄어든 상태다.

제주 노선 항공기 1대를 운영 중인 진에어의 경우 지난 2020년 10월 28일 김포발 제주행 공급좌석이 2688석이었지만 올해 2월 24일엔 1698석으로 1000석 가까이 줄었다. 티웨이항공도 지난해 3월 제주행 노선을 38개 운영했지만 지금은 34개로 줄였다.

이들 LCC의 국내선 공급 감소로 따뜻한 봄철을 맞아 제주행을 노리는 수요가 늘어날 경우 티켓 값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수요 공급을 따진다고 하지만 이런 식이면 저가 항공을 정부가 허가해 준 의미가 없지 않나”며 “요금 정책에 있어서 보다 공정한 잣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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