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기억을 글에 담다' 수필가 김병권씨 별세

이충원_독자부 2023. 3. 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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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5월 동부전선에서 나비를 잡으려고 몸을 일으켰다가 적의 총탄에 맞아 숨진 병사에 관한 기억을 담은 수필 '오월의 나비'를 비롯해 6·25 전쟁과 베트남전 참전 경험을 수필에 담아온 죽헌(竹軒) 김병권(金秉權) 전 한국수필가협회 부이사장이 지난달 11일 오후 5시께 서울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한국수필가협회(이사장 최원현)가 3일 전했다.

수필집 '속아주는 멋'(1981), '물구나무 인생'(1989), '오월의 나비'(2000), '걸림돌과 디딤돌'(2009) 등과 6·25 전쟁영웅 전기 '세월의 이끼에 가려진 보석'(2010)을 펴냈고, 화랑무공훈장(1968), 노산문학상(1989), 한국전쟁문학상(1990), 한국수필문학상(1996), 한국수필공로상(2022)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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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필가협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이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아- 저 나비!'를 남기고 간 그 병사를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일찍이 '시의 본질은 발견이다'라고 설파한 영국 시인 새뮤얼 존슨의 말처럼 그는 예상치 못한 '발견'을 통해 새로운 경이와 환희를 맛보게 되었던 것이다."(수필 '오월의 나비' 중)

1952년 5월 동부전선에서 나비를 잡으려고 몸을 일으켰다가 적의 총탄에 맞아 숨진 병사에 관한 기억을 담은 수필 '오월의 나비'를 비롯해 6·25 전쟁과 베트남전 참전 경험을 수필에 담아온 죽헌(竹軒) 김병권(金秉權) 전 한국수필가협회 부이사장이 지난달 11일 오후 5시께 서울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한국수필가협회(이사장 최원현)가 3일 전했다. 향년 92세(만).

1930년 10월(호적상 1931년 8월)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향 평창의 국민학교 교사로 있다가 6·25 전쟁 때 자원 입대했다. 동부전선 소대장, 육군참모총장 홍보관, 주월 한국군사령부 대변인 등을 거쳐 육군 대령으로 예편했다. 1974∼1980년 강릉문화방송 상무이사, 1980∼1988년 설악관광 대표이사, 1988∼1990년 대해기업 회장 등 기업인으로 일했다.

1971년 '월간문학'에 수필 '남국의 향수'를 실으며 등단했고, 같은 해부터 한국문인협회와 한국수필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1980년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와 고문 등을 맡았고, 1989년부터 용산문화원 수필창작교실 강사를 맡아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숙명여대와 KBS 문화센터에서도 가르쳤다. 1992∼2002년 한국기독교수필문학회장, 2005∼2006년 한국수필가협회 부이사장, 2007∼2011년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을 역임했다.

수필집 '속아주는 멋'(1981), '물구나무 인생'(1989), '오월의 나비'(2000), '걸림돌과 디딤돌'(2009) 등과 6·25 전쟁영웅 전기 '세월의 이끼에 가려진 보석'(2010)을 펴냈고, 화랑무공훈장(1968), 노산문학상(1989), 한국전쟁문학상(1990), 한국수필문학상(1996), 한국수필공로상(2022) 등을 받았다.

'오늘의 한국 대표수필 100인선'(2015)에 고인이 쓴 '숨어서 피는 꽃'을 실은 윤재천 한국수필학회 회장은 "수필계에서 오래 활동하면서 군 복무 시절 체험을 작품으로 남긴 분"이라고 기억했다. 아들 김창렬 한양대 의대 교수는 "돌아가실 때까지 아버지의 대퇴부쪽에 전쟁 중에 박힌 파편이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2월14일 발인을 거쳐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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