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된 전자법원···전국 민사재판 3000건 '올스톱'

최성욱 기자 2023. 3. 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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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전산 시스템 개편 작업이 오류로 늦춰지면서 2일 전국 법원 재판이 무더기로 중단되는 등 차질이 빚어졌다.

법원행정처는 애초 이날 새벽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하면서 법원 전산 시스템이 멈췄다.

법원행정처가 현재 시스템 정상화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당장 3일 열릴 재판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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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부산회생법원 개원과 관련
DB 이관 작업 중 프로그램 오류
재판 잇단 연기·사건검색도 불가
서류는 현장서 종이 접수만 가능
오늘 복구 목표지만 장담은 못해
항소장 제출기한 등 문제 커질듯
[서울경제]

법원 전산 시스템 개편 작업이 오류로 늦춰지면서 2일 전국 법원 재판이 무더기로 중단되는 등 차질이 빚어졌다. 법원행정처는 애초 이날 새벽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하면서 법원 전산 시스템이 멈췄다. 법원행정처가 현재 시스템 정상화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당장 3일 열릴 재판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소송 서류 제출, 전자 송달, 전자 비용 납부 등 대한민국 법원 전자소송 홈페이지 서비스가 이날 중단됐다. 이는 지방법원에서 종결됐거나 진행 중인 회생 및 파산 사건 관련 데이터를 1일 개원한 수원·부산 회생법원으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전체 데이터량 7억 7000만 건 중 6억 4000만 건을 이관 완료했으나 17% 정도가 예정된 시간까지 이관되지 못했다”며 “이관 작업을 중지하고 시스템을 재가동하는 작업을 수행했으나 이들 과정에서 데이터에 인덱스를 추가하는 작업이 계속 지체돼 2일 중에는 시스템의 정상적인 사용이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법원행정처는 애초 데이터베이스 이관 작업을 업무 마감 시각인 지난달 28일 오후 8시부터 이날 오전 4시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프로그램 오류 발생으로 지연되면서 전자소송 홈페이지와 연결된 대법원 ‘나의사건검색 서비스’와 ‘판결문열람서비스’ ‘법원경매서비스(송달 상세 내역 등)’ 등 법원 관련 사이트 대부분이 접속 불가능 상태에 빠졌다.

법원행정처는 사전 안내가 없다가 업무 시간인 이날 오전 10시께에야 ‘오후 1시까지 시스템을 정상화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계속된 오류로 업무 시간 내내 시스템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지자 작업 시간을 3일 오전 9시까지로 연기했다.

특히, 전산 시스템이 ‘먹통’으로 전락하면서 당일 민사재판은 모두 연기됐다. 민사재판의 경우 전부 전자소송으로 진행되는 데다 재판 기록 출력 등도 불가능한 탓이다. 항소장 등 서류 제출이 필요한 경우 법원에 직접 방문하는 때만 가능하고 접수 여부도 전산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 일부 형사재판도 중단됐다. 정확한 숫자는 확인되지 않지만 이날 중단된 전국 법원의 민사재판 건수는 3000여건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형사재판의 경우 속기록으로 진행되고 있어 피해가 적기는 하나 일부 재판은 뒤늦게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법원 전산 시스템이 멈추면서 법무법인(로펌)은 물론 변호사사무실 역시 이날 업무가 마비됐다. 법원행정처는 ‘법관 인사이동 직후로 당일 재판이 많지 않아 예상보다 피해가 크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법조계에서는 ‘사전에 제대로 된 안내를 하지 않아 오히려 피해를 키웠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서울 서초동에 있는 한 로펌 소속 변호사는 “소멸시효가 얼마 남지 않아서 오늘까지 접수해야 하거나 항소장 제출같이 기한이 당일로 정해진 사건은 전자소송이 마비된 데 따라 실제 법원까지 찾아가 접수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제주지방법원 관할 사건의 경우 타 지역에서 당일 접수가 아예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적으로 기한이 정해진 경우 법 자체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 당사자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됐다”며 “추후 소송을 통한 국가배상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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