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줄어든 출고대기···수출 뜨거운 車, 내수는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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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수출이 5개월 연속 역성장하는 와중에도 자동차는 기록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고금리 여파로 신차와 중고차 시장 전반에 침체 경고등이 들어왔다.
신차 계약을 취소하는 고객이 늘어나며 2년을 훌쩍 넘기던 인기 차종의 출고 대기 기간이 8개월로 줄었고 중고차 도매 시장도 거래가 뜸해졌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월간 기준 50억 달러를 넘어선 뒤에도 네 번이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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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월 걸리던 GV80 8개월 출고
중고차 경매 낙찰률도 59% 그쳐
고부가 신차로 수출은 최대 행진
업계 저금리 상품 잇따라 내놔
한국의 수출이 5개월 연속 역성장하는 와중에도 자동차는 기록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고금리 여파로 신차와 중고차 시장 전반에 침체 경고등이 들어왔다. 신차 계약을 취소하는 고객이 늘어나며 2년을 훌쩍 넘기던 인기 차종의 출고 대기 기간이 8개월로 줄었고 중고차 도매 시장도 거래가 뜸해졌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56억 달러로 지난해 2월(38억 4000만 달러)보다 47.1% 급등했다. 15대 주요 품목 가운데 수출이 가장 크게 늘며 전통적인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의 부진을 메웠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42.5% 줄어들며 한국의 전체 수출액이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월간 기준 50억 달러를 넘어선 뒤에도 네 번이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완화와 친환경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신차 출시에 힘입은 결과다.
국내 시장은 수출과 분위기가 정반대다. 신차 시장에서는 구매 계약을 철회하는 고객이 늘어나며 출고 대기 기간이 급격히 단축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영업 현장에 따르면 제네시스 GV80 2.5 가솔린 모델은 지난해 12월 기준 출고 대기 기간이 30개월에 달했지만 이달 계약 시 8개월 만에 차를 받을 수 있다. 세 달 만에 대기 기간이 4분의 1로 줄었다. 다른 인기 차종도 상황이 비슷하다. 같은 기간 현대차(005380)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의 출고 대기 기간도 20개월에서 12개월로 줄었다. 계약 이후 18개월을 대기해야 했던 전기차 아이오닉 6는 이달 계약 시 5개월만 기다려도 차를 받을 수 있다.
업계는 금리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계약을 대거 취소하며 출고 대기 기간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우리·신한·롯데·하나·삼성 등 주요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금융 금리는 6.9~10.3%(제네시스 G80, 현금 구매 비율 20%·할부 기간 36개월 기준)였다. 1년 전만 해도 연 2~3%대에 머물던 자동차 할부 금리가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최대 세 배 이상 뛴 상태다. 일선 영업 현장에서는 계약 취소 사례가 잇따르자 계약 물량을 실제 생산하기 전 고객에 출고 여부를 재차 확인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금리 인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고차 시장은 침체가 본격화했다. 중고차를 판매하기 위해 경매 시장에서 물량을 사들이는 업체가 줄어들며 중고차 경매 낙찰률이 1년 새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전국자동차경매장협회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롯데오토옥션·오토허브옥션·케이카옥션 등 주요 중고차 경매 업계의 1월 낙찰률은 59%로 조사됐다. 지난해 1월(67%)보다 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낙찰률이 각각 52%, 51%로 1년 전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고차 업체가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경매장에 물량을 많이 내놓았지만 소매 판매가 부진해 물량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낮아진 상황”이라며 “매입이나 거래가 증가하는 분위기는 아직 느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는 각종 할부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부담 완화에 나섰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XM3 등 주요 차종을 최대 36개월 3.3%의 저금리로 구매할 수 있는 할부 상품을 이날 도입했다. 현대차와 기아(000270)도 변동금리형 할부 상품을 선보였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육책으로 할부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경기 부진과 할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자동차 내수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유창욱 기자 woogi@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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