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이젠 ‘집’까지 만들어?”...조립식 주택 내놓은 이유
LG전자가 농어촌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소형 주택인 ‘LG스마트코티지’ 시제품을 2일 공개했다. 코티지(Cottage)란 작은 집·오두막집이라는 뜻으로, 공장에서 벽면·문·창문·지붕 등 구조물을 사전 제작해 현장에 설치하는 ‘프리패브(Pre-fab)’ 조립식 주택이다.
이날 LG전자가 충북 진천의 복합문화공간 ‘뤁스퀘어’에서 공개한 시제품은 복층 원룸 구조로 31.4㎡(약 9.5평) 크기다. 거실과 주방이 한 공간에 있고 화장실과 파우더룸(화장방)을 별도로 갖췄다. 2층은 침실이다. 지붕에는 4㎾급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집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일부를 자체 생산한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제품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에서 스마트코티지 사업을 기획·구상하고 있다”며 “사업화가 가능한지 가늠해보는 단계”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설계·인테리어 등에 관여하고 벽면 등 구조물은 전문 업체에 맡겨서 제작한 것이다.
가전제품 회사가 왜 소형 주택을 내놓았을까. 회사 관계자는 “‘워케이션(일하면서 휴가를 즐김)’이나 ‘5도2촌(5일은 도시, 2일은 농촌 거주)’ 등 새로운 생활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어촌·소도시 등에서 이들을 위한 소형 주택과 고효율 가전제품·냉난방 시스템 등에 대한 수요가 있어 이를 함께 제공하면 고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마트코티지 시제품 내에는 워시타워(세탁건조기), 인덕션 전기레인지, 식기세척기, 정수기 등 LG전자의 고효율 프리미엄 가전제품들이 들어갔다. 냉난방 시스템으로는 LG전자가 유럽시장에 선보인 ‘써마브이 모노블럭’ 제품이 채택됐다. 난방 시에는 대기에서 필요한 열량을 흡수하고 냉방시에는 대기로 실내열을 버리는 히트펌프 방식의 냉난방 기기다.
현재 제작된 스마트코티지는 진천에 설치한 시제품 한 채뿐이다. LG전자는 오프라인 모임 플랫폼인 ‘남의집’과 협업해 이달 말까지 ‘남의 동네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선발된 팀은 진천의 스마트코티지에서 일정 기간 살면서 다양한 주제로 모임을 진행할 예정이다.
스마트코티지 사업은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방식으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스마트코티지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 사람들이나 귀촌 희망자 등이 농촌에서 며칠간 머무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가격이다. LG전자는 스마트코티지 제작 비용이나 목표 가격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시중에서 9평 크기의 프리패브 빈집 가격이 3000만원 전후로 거래되는 만큼 향후 스마트코티지의 가격도 이를 참고해 정해질 가능성은 있다. 프리미엄 가전제품이 들어가는 만큼 가격은 더 높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찾는 이들이 많아져 생산이 본격화하면 단가를 낮출 수도 있다.
이향은 LG전자 H&A사업본부 CX담당 상무는 “공간, 가전, 서비스를 융합해 차원이 다른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LG스마트코티지를 통해 환경을 보호하고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생활방식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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