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1321> 경북 청도 옹강산

글·사진=이창우 산행대장 2023. 3. 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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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산·구만산·운문호 파노라마뷰…이 맛에 말등바위 온다


- 근교산팀 개척한 오진리 들머리
- 사유지로 변해 철조망으로 막혀
- 소진리정류장 회귀 새 코스 소개

- 능선 곳곳 신기한 주상절리 바위
- 뿌리가 바위 감싼 ‘천년송’ 이채
- 정상은 잡목에 가려 조망 안 열려

경북 청도 운문면과 경주 산내면을 경계 짓는 옹강산(翁江山·832m)은 근교산 취재팀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을 만큼 국제신문과는 떼 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1998년 3월 ‘다시 찾는 근교산 <97> 옹강산’ 편에 소개하면서 산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옹강산의 진면목인 말등 바위 코스는 그 이듬해 2월 ‘다시 찾는 근교산<142> 옹강산 가운데 능선’ 편에 소개하면서 현재까지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경북 청도군 운문면 옹강산은 아직 덜 알려진 산이다. 그런 만큼 산세는 깨끗한데 561봉 직전 암릉을 지나는 취재팀 왼쪽으로 멀리 영남알프스의 맹주인 가지산에서 시계방향으로 운문산 범봉 억산 구만산이, 그 앞으로 지룡산과 호거대로 불리는 장군봉이 펼쳐진다.


▮오진리 등산로, 철조망으로 폐쇄

말등 바위를 거쳐 옹강산을 바로 오르는 들머리는 현재 세 군데다. 오진리 숲안 마을 입구 산촌농장 인근과 오진리복지회관, 소진리에서 오르는 길이다. 그런데 옹강산 중앙능선의 말등 바위 코스에 신의 시샘인지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세 코스의 들머리 중 산촌농장 인근과 오진리복지회관에서 오르는 산길이 농작물을 재배하는 사유지가 되면서 철조망이 설치돼 폐쇄됐다고 한다. 이를 모르고 찾았던 근교산 동호인이 어쩔 수 없이 철조망을 뛰어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한다. 폐쇄된 두 코스를 오르내리다 땅 주인과 혹시 모를 마찰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 근교산 취재팀은 등산로 입구를 돌리려고 옹강산을 다시 찾았다.

‘근교산 &그너머’ 취재팀은 2007년 12월 ‘근교산&그 너머<556> 청도 옹강산’ 편에 소진리로 하산했던 산길을 옹강산을 오르는 산길로 다시 소개한다.

오진리와 소진리, 옹강산은 대홍수와 깊은 관련이 있다. 옹강산 정상부가 옹기만큼 남고 다 물에 잠겼다고 해서 옹기산으로도 불린다. 오진(梧津)은 대홍수를 피해 오동나무로 만든 배를 타고 닿은 나루이며, 소진(小津)은 ‘작은 나루’를 뜻한다. 이곳에 운문호가 들어선 것을 보면 대홍수에서 생긴 지명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특이하게도 옹강산은 항아리를 뜻하는‘독 옹(甕)’자 아니라 ‘노인(翁)과 강(江)’을 뜻한다.

산행경로를 보면 소진리 행복버스정류장~소진리복지회관~옹강산(말등 바위)·옹강산 갈림길~561봉 갈림길~644봉~말등 바위(돼지 바위)~천년송~북릉 갈림길~ 옹강산 정상~안부 갈림길~독립가옥~옹강산(말등 바위)·옹강산 갈림길~행복버스정류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이다. 산행거리는 약 8㎞이며, 4시간 30분 안팎 걸린다.

소진리 행복버스정류장 옆 창고 건물 주위에 주차하고 출발한다. 정면 멀리 가야 할 옹강산 정상부가 보인다. 다리를 건너면 노거수인 느티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벽화가 그려진 담벼락을 보며 소진리복지회관를 지난다. 다시 왼쪽으로 다리를 건너 마을을 벗어나면 흰색 작은 물탱크 앞에 등산로 입구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 왼쪽 옹강산(말등 바위·3.8㎞)으로 꺾어 산길에 들어선다. 직진하는 옹강산(4.3㎞) 방향은 취재팀의 하산길이다.

10m쯤 비스듬하게 올라가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곧 마른 계곡을 건너 산길은 오른쪽으로 틀어 된비알의 소나무 숲길을 올라간다.

옹강산 최고의 비경지대인 말등 바위.


▮옹강산 ‘최애’ 전망대, 말등 바위

산길은 뚜렷하게 잘 나 있다. 중간중간 나오는 전망대에서 흰 눈을 이고선 가지산과 운문산 억산이 한 일(一)자로 늘어섰고, 오른쪽에는 수량은 줄었지만 산으로 둘러싼 운문댐 풍경이 그림 같다. 들머리에서 약 1시간이면 낭떠러지 위 바윗길에서 조망이 또 열린다. 멀리 영남알프스 전경이 더 넓게 펼쳐지고 옹강산 정상부와 분재 같은 소나무가 눈길을 붙잡는다.

다시 10분쯤 완만한 길을 오르면 이정표 갈림길인 561봉에 올라선다. 운문댐으로 떨어지는 중앙능선인데 옹강산(2.6㎞)은 오른쪽으로 간다. 왼쪽은 오진리복지회관에서 올라오는 길인데, 436.7봉 전후로 능선을 가로질러 출입을 막는 철조망이 설치되면서 산길이 폐쇄됐으니 내려가지 않도록 한다.

주상절리 바위.


능선에는 주상절리 바위가 많이 보인다. 여러 개 돌기둥이 남아 있는, 높이 4m쯤 되는 주상절리 바위를 지난다. 이제부터 능선은 말등 바위까지 완만하지만 약간 오르내림이 있다. 바위 턱을 잡고 오르기도 하고 돌아가기도 하며 644봉을 넘어선다. 여기서도 조망은 기가 막힌다. 그러나 말등 바위 전경이 눈에 밟혀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정표 삼거리에서 약 1시간이면 말등 바위에 올라선다.

말의 미끈한 등을 연상시켜 오래전 취재팀이 명명했다. 산 아래 마을에서는 멧돼지가 굴러떨어져 죽은 데서, 돼지 바위라 한단다. 왼쪽 상운산과 영남알프스의 맹주 가지산에서 시계방향으로 운문산 범봉 억산 구만산 화악산 남산 비슬산 팔공산 반룡산 구룡산 사룡산 단석산이, 가까이는 쌍두봉 지룡산 호거대 까치산 등이 펼쳐진다. 입석대 뒤로 청도의 산이 운문호를 둘러쌌다. 과연 산의 물결이다. 이 광경을 즐기려 옹강산 말등 바위를 찾는다. 옹강산은 말등 바위 하나만으로도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취재팀은 이번 산행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말등 바위를 마을에서는 ‘돼지 바위’로 부르며, 말등 바위 인근에 물빛이 금색을 띤다는 금수탕이 있다는 것이다. 금수탕은 누군가 똥바가지로 물을 펀 뒤 금빛이 사라졌다 한다. 옹강산의 또 다른 볼거리인, 뿌리가 바위를 보듬은 ‘천년송’을 지나 20여 분 가파른 길을 올라가면 삼거리봉에 선다. 왼쪽은 오진리복지회관과 매곡으로 가는 북릉 길, 취재팀은 직진해 5분이면 옹강산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석만 있으며 잡목에 가려 주위 조망은 열리지 않는다. 하산은 오른쪽 삼계리(3.1㎞)로 남릉 방향이다. 직진은 배넘이재로 불리는 삼계리재 방향. 서담골봉 문복산으로 능선을 잇거나 삼계리와 경주 산내면 또는 심원사로 내려간다.

왼쪽 참나무 가지 사이로 문복산이 마루금을 긋고 완만하던 길은 쏟아지듯 내려간다. 20분이면 안부 갈림길, 오른쪽으로 능선을 벗어난다. 산행 리본이 많이 달린 직진 길은 황둔봉 소지봉 방향인데 삼계리, 소진리, 신원마을과 연결된다. 산비탈을 돌아, 가지 능선의 지그재그 길을 내려간다. 계곡을 건너 너른 길은 독립가옥을 지나 약 1시간이면 앞서 거쳤던 이정표 삼거리에 도착한다. 주차된 소진리 행복버스정류장은 지척이다.

◆교통편

- 부산역서 청도역 간 뒤 운문사행 3번 버스 타고 소진리행복정류장 하차

산행 출발지인 소진리 행복버스정류장.


부산과 가까워 대중교통과 승용차 이용 모두 괜찮다. 승용차 이용 때는 경북 청도군 운문면 소진길 54 소진리복지회관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복지회관 못 미쳐 소진리 행복버스정류장 주위에 버스 회차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차한다. 대중교통은 부산역에서 청도로 간 뒤 청도역 앞 청도버스승강장에서 운문사행 3번 버스로 환승한다.

부산역에서 오전 6시27분 출발하는 기차가 청도버스승강장에서 7시40분 버스, 오전 7시39분 기차는 9시20분 버스와 연계하며, 오진(소진)정류장에서 내린다. 산행 뒤 운문사에서 청도로 나가는 버스는 오후 4시 5시30분 7시에 출발하며 곧 도착한다. 청도역에서 부산으로 가는 기차는 오후 5시5분 5시38분 5시49분 6시37분 7시6분 등에 있다.

울산 울주군 언양 임시터미널에서 가는 방법도 있다. 부산 노포동 동부터미널에서 언양행은 오전 6시20분부터 약 30분 간격으로 다닌다. 언양터미널에서 경산으로 가는 오전 9시10분 버스를 타고 오진(소진)정류장에서 내린다. 산행 뒤 오진(소진)정류장에서 언양행은 막차가 오후 2시20분쯤 지나가니 미리 기다려야 한다. 산행시간을 고려하면 버스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이때는 청도역으로 가야 한다. 소진마을 앞 행복버스정류장 버스는 동곡까지 운행한다.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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