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한마디로 나의 삶은 노예였다' 가스라이팅으로 모든 걸 빼앗긴 피해자

- 부모와 연을 끊게 만든 친한 언니의 가스라이팅‥'몸 팔고 살아라 너한테 줄 돈 없다' - '양쪽 팔이요. 과장 하나도 없이 그냥 검은색이었어요' 피해자의 상처를 본 목격자들의 진술 - 3년 동안 2천여 번의 성매매로 모은 5억 원‥거액의 빚이 있다는 거짓말로 모든 것을 빼앗은 가해자, 피해자에게 남은 건 오직 2원뿐
28일 밤 PD수첩 <당신을 파괴하는 구원자, 가스라이터>에서는 친한 언니에게 성매매 강요와 폭행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김성아(가명)씨의 사례를 통해 가스라이팅의 문제점을 알아보았다. 4년 전부터 지금까지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김씨의 부모는 그 사건만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한다. 김씨의 부모는 하루 아침에 막내딸의 행방을 확인할 수 없었으며, 일 년에 한 두 번 연락이 온 게 전부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게 된 딸은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고 했다. 제작진은 김씨를 만나기 위해, 그녀가 지내고 있는 보호시설에 방문했다. 김씨는 현재 심리치료를 받고 있으며,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는 "이 사건에 대해 두려운 마음은 있지만, 아직 그들이 범행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당사자인 자신이 진술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씨가 보여준 달력에는 2019년부터 2022년 9월까지 방문했던 지역 이름과 자신이 벌어들인 금액이 적혀 있었다. 김씨는 이경은(가명)씨에게 성매매를 강요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일반적인 삶을 살았다고 했다. 그러나 10년 전, 김씨는 학원에서 처음 만난 이씨와 친해지고 이씨에게 많이 의지했다고 했다. 언제부터인지 이씨의 말에 무조건 따르게 되었다는 김씨는,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씨의 권유로 남편과 이혼을 하게 되었다. 이후 김씨는 이씨가 “부모님이 너를 찾으면 정신병원에 가둘 것이며, 친구들도 너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부모님과 연락을 끊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씨의 말에 따라 부모님과의 연락도 끊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정리하게 되면서 결국 이씨 외에는 주위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제작진에게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기록한 글을 보여주었다. 언니 이씨가 김씨에게 지시한 것들이었다. 그중에는, 김씨에게 나쁜 기운이 있어서 살을 찌워야 한다며 라면 3~4봉을 한 번에 먹으라고 명령한 것이 있었다. 이외에도 김씨는 이씨에게 자신의 몸무게를 촬영한 사진을 보내야 했으며, 체중이 늘지 않으면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김씨는 아침마다 물그릇을 올려놓고 그 앞에서 세 번 인사를 하라는 명령도 지켜야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가스라이팅, 다시 말해 심리지배를 당한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태경 임상심리전문가는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반복해서 듣고 주입하게 되면 나중에는 자기가 그렇게 믿게 될 수 있다”라고 말하며 가스라이팅 가해자들이 이러한 전략을 많이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김씨에게 일을 시켜 돈을 벌어오도록 했다. 김씨는 어린이집을 시작으로 식당, 주점 등 여러 일을 동시에 해야 했다. 김씨가 버는 돈은 이씨가 모두 관리했다. 2019년 9월쯤, 이씨는 김씨에게 성매매를 하라고 직접적으로 말을 꺼냈다고 했다. 김씨는 “이씨가 수시로 돈이 없다고 말을 했으며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성매매를 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의 남편 박씨는 “아무도 성매매를 하라고 한 사람이 없는데, 김씨가 자기 적성에 맞다고 하더라. 마음에 드는 남자들하고 하는 걸 즐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해자의 인터뷰 내용과 진술내용을 확인한 김경하 진술분석가는 견해가 달랐다. 분석가는 "이렇게 돈을 벌거나 저렇게 벌거나 차이가 없다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그래서 해야 할까 하는 생각까지 피해자가 하게 되어버렸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므로 이번 일은 김씨의 자발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씨는 이씨가 성매매 일정을 짜주었다고 했다. 이씨가 지역을 정하면 김씨는 그 지역에 머물면서 온라인 앱을 통해 손님을 찾는 방식이었다. 이씨가 정한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김씨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때론, 주말도 없이 혹사를 당했다. 김씨는 “어떨 때는 일주일동안 집에 못 갔으며, 금, 토, 일요일이 피크이기 때문에 그때는 집에도 못 들어오게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렇게 바쁠 때는 카페나 편의점에 가서 밤을 새우고 길거리에서 잠을 잤다고 했다. 피의자 이씨 측은 가스라이팅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씨의 남편 박씨는 제작진에게 “(김씨가) 도망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은데 충분히 도망갈 수 있지 않았냐”라고 김씨의 자발적인 행동임을 주장했다. 그러나 2020년 10월, 김씨는 성매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 무작정 달아난 적이 있으나, 피의자들에게 잡혀 강제로 차에 태워져 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차 안에서 감금된 상태에서 미리 준비한 가위로 머리카락이 잘리는 수모를 당한 김씨는 죽은 듯이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당시, 감금과 폭행을 저지른 두 명의 남자는 이씨의 남편 박씨와 김씨의 재혼한 남편이었다. 박씨의 직장 후배이기도 한 그는, 제작진이 박씨와 인터뷰를 하는 내내 아내가 아닌 피의자 부부를 옹호했다. 제작진은 김씨의 남편에게 아내가 성매매하는 걸 알고 있음에도 말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질문에 "자기가 하겠다는데..."라고 답을 주었다.

경찰 수사 결과, 확인된 김씨의 성매매 횟수는 지난 3년 간 약 2천5백 건 이상이었다. 피의자의 사건이 세상에 드러날 수 있었던 것은, 김씨를 성매수 했던 남성의 신고 덕분이었다.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는 “이 사건의 경우에는 신고를 하라고 권한 성매수 남성을 만나지 못했으면 5~60%는 사망까지 갔을 개연성이 높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경찰 수사 결과 피해자는 김씨는 성매매를 통해 5억 원이 넘는 돈을 벌었지만, 탈출한 직후에도 김씨의 통장에서 돈은 빠져나갔으며 남은 잔액은 단 2원 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피의자 측 변호인은 피해자 김씨가 이씨 측에게 매달 줘야 하는 일정 금액의 빚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사는 집의 월세와 보증금, 생활비 등을 계산하면 매달 내야하는 금액은 200만 원 남짓이라고 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김씨의 계좌내역을 확인한 결과, 김씨가 피의자 이씨에게 송금한 금액만 많게는 한 달에 1,080만 원에 이르렀다. 지난 8일, 이씨는 성매매 알선과 감금, 폭행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다. 현재, 이씨의 남편 박씨와 피해자의 남편을 공범으로 기소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씨는 그동안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기 위해 조금씩 힘을 내고 있다고 한다.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모든 걸 빼앗긴 피해자, 누군가의 인생을 완전히 파괴하는 가스라이팅, 현재 우리나라 현행법에는 가스라이팅에 대한 정의나 기준이 없다고 한다. 새로운 유형의 범죄에 대응할 최소한의 보호막과 제도 마련이 필요한 바이다.
방송 당일(28일), 박씨와 김씨의 남편 또한 구속 기소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459866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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