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잇슈]'둔촌주공은 딴 세상이었네'…7만 가구 넘어선 미분양
"규제완화, 일부 단지 수혜…미분양 악화는 지속"
국내 미분양 주택이 7만 가구를 훌쩍 넘어서며 주택 시장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1.3대책 등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분양 시장 악화 흐름이 지속하는 모양새다.
최근 둔촌주공이나 장위자이 등 주요 단지의 계약률이 높아지고 완판에 성공하는 등 시장 침체 흐름이 완화하는 듯한 분위기가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단지에 국한한 것으로 전반적인 분양 시장 악화 흐름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위험선' 6.2만 넘어선 뒤에도 가파른 증가세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수가 총 7만 5359가구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전월 6만 8148가구보다 10.6%(7211가구) 증가한 규모다.
이는 지난 2012년 11월(7만6319가구)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1년 전인 2022년 1월 미분양 2만1727가구와 비교하면 3.5배가량 늘었다.
미분양 주택 규모는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늘었다. 지난달 수도권 미분양은 1만2257가구로 전월보다 10.7%(1181가구) 증가했고, 지방 역시 6만3102가구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10.6%(6030가구) 늘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소폭 늘었다. 1월 말 전국 기준7546가구로 전달 7518가구보다 0.4%(28가구) 증가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전국 미분양 주택 규모 20년 장기 평균인 6만 2000가구를 '위험선'으로 꼽은 바 있다. 지난해 12월 말 6만 8000가구를 기록하며 이 기준을 넘어선 뒤에도 증가세가 여전히 가파르다.
정부가 올해 초부터 1.3 대책 등을 통해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침체 흐름이 뒤바뀌지는 않은 점도 주목받는다. 기존 주택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인식이 강한 데다가 금리도 여전히 높아 수요가 위축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 주요 단지 '예외'…침체 흐름 지속"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부 분양 단지가 무순위 청약이나 선착순 청약 등을 통해 완판에 성공하는 등 수요가 몰리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 효과에 더해 시중 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급격한 침체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 기사: 둔촌주공 살리니…서울도 광명·안양도 분양시장 들썩(2월 22일)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은 서울과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 국한한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요가 있을 만한 지역은 규제 완화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지방 등 다른 지역의 경우 침체 흐름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거라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이 996가구로 전달(994가구)에 비해 2가구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기도 역시 전달 7588가구에서 이달 8052가구로 6.1% 늘어 전국 평균보다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의 미분양(3209가구)이 전달보다 28.7% 급증하며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 흐름은 거래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말 전국의 아파트 거래량은 2만5761가구로 전달보다 9.9% 줄었는데, 서울의 경우 1161가구로 전달보다 되레 16% 증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2월과 1월에 월별로 1만 가구 가까이 미분양 주택이 늘었다는 점에서 증가세가 굉장히 가파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최근 청약 통장 가입자도 급감하는 등 분양에 대한 기대 심리가 꺾여 있어 당분간은 미분양 주택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서울과 수도권에서 분양 물량이 소화되고 있는 것은 양극화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주요 단지에만 수요가 쏠리는 현상이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 역시 "서울에서 거래량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월 1000건 정도로는 아직 수요가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런 수준의 수요로는 앞으로 나올 분양 물량을 소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미분양 주택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보니하니]갤S23 울트라, 관악산 정상서 서울랜드 상징 '또렷'
- K-배터리, ‘하얀석유’ 확보전 나선 까닭
- '13분34초' 토스 알뜰폰, 짜장면 배달보다 빠른 이유
- 활기 찾은 견본주택 "영등포자이, 입지 좋은데 분양가 고민"
- '반값 한우'는 마트 전유물? 쿠팡·컬리까지 달려든 속내
- '강남 전셋값이 정말 이 가격?'…언제까지 떨어질까
- [공시줍줍]보통주 10대 1로 병합하는 대한전선
- 삼성전기·LG이노텍 고른 이 사업 '곧 효자된다'
- [단독]김포 vs 인천 5호선 합의 안되면 대광위 '직권 중재안'으로
- 기준금리 동결했는데…대출금리는 다시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