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7만5000채, 10년만에 최대…‘위험선’ 넘었다
황재성 기자 2023. 2. 28. 11:58
지난달 주택시장은 말 그대로 최악의 침체상황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아파트는 최근 10년 새 가장 많은 7만 5000채를 넘어섰고, 주택 거래량은 불과 3년 전인 2020년의 4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주택입주 물량의 사전지표인 ‘인허가-착공-분양’은 최근 10년 평균 물량보다 30~80%가 줄었고, 준공물량도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기준금리가 제자리걸음을 시작했고, 정부의 부동산 경착륙 방지 대책이 하나둘 법제화되고 있어 이러한 흐름이 계속될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국토교통부는 28일(오늘) 이런 내용의 ‘2023년 1월 주택 통계’(이하 ‘통계’)를 발표했다.
● 미분양 급증…10년 만에 다시 7만 채 돌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한 달 만에 10%가량 늘어 7만 5359채로 집계됐다. 전월(6만8148채)보다 10.6% 증가했고, 2012년 11월(7만6319채)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증가 폭은 다소 둔화됐다. 지난해 11¤12월 두 달간 1만 채씩 증가했으나 1월엔 7211호 늘어난 것이다. 또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7546채로 전월보다 0.4%(28채)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1만 2257채)보다 비수도권(6만 3102채) 물량이 83.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만 증가율은 비슷했다. 수도권(증가율·10.7%, 주택수·1181채)과 비수도권( 10.6%·6030채) 모두 10%대였다.
규모별로는 85㎡ 초과 중대형이 전달(7092채)보다 25.9% 증가한 8926채였고, 85㎡ 이하는 6만 6433채로 전월(6만 1056채) 대비 8.8% 늘었다.
● 미분양 급증…위험신호 vs 노란불 정도
1월 미분양 물량은 미분양주택의 20년 장기 평균이자 정부가 위험선으로 보고 있는 ‘6만 2000채’를 훌쩍 넘어서는 규모이다. 이에 따라 주택업계 등은 정부의 추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중소주택업체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택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가 미분양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당시 정원주 주택건설협회 회장은 “공기업이 나서서 민간 미분양 주택을 적정 가격에 매입하거나, 미분양 주택을 매수하는 사람에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제외하는 규제 완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시간을 갖고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건설사들의 막바지 밀어내기 분양으로 미분양이 증가한 것이기에 지금 당장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1분기(1~3월·6만 5000채)와 2분기(4~6월·5만 1000채) 3분기(7~9월·7만 2000채)에 비해 4분기(10~12월·9만 9000채)에 공급이 크게 증가했다.
1월 미분양이 늘어난 지역이 주로 비수도권 외곽지역이거나, 분양가가 인근 시세보다 높았던 곳이 주를 이룬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줬다.
여기에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는 선분양이라 준공 때까지 업체가 가격 할인 등을 통해 미분양을 처리할 수 있어 준공 후 미분양물량 수준이 중요하다. 그런데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았던 2009년 3월(16만 5641채)의 준공 후 미분양이 무려 5만 2000여 채나 됐다. 반면 지난달은 7546채로 14.5% 수준에 불과하다.
● 주택 거래량, 3년 전의 4분의 1수준
지난달 전국 주택 거래량은 2만 5761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2% 줄었다. 지난 2020년 1월(10만 1000여 건)과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1만 299건으로 36.5%, 비수도권은 1만5462건으로 39.4%가 각각 감소했다. 전국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인 서울은 2641건으로 작년 동기(4831건)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를 최근 5년 간 1월 평균 거래량과 비교하면 상황은 좀 더 심각하다. 전국적으로는 63.7%, 수도권 71.2%, 비수도권 56.0%, 서울 76.0%가 각각 감소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1만 7841건으로 작년 동월 대비 27.1%, 아파트 외 주택은 7920건으로 54.1%가 각각 줄었다.
다만 서울 아파트 월별 거래량은 두 달 연속 전월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단 761건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최저치였는데, 12월 1001건으로 올라섰고 올해 1월엔 1161건으로 또다시 늘었다.
● 입주물량 사전지표, 최대 80% 격감
주택입주물량의 사전지표에 해당하는 ‘인허가-착공-분양(승인)’ 물량도 크게 줄었다.
우선 주택 인허가 물량은 지난달 2만1425채로 작년 같은 기간(3만9614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5259채)에서 65.3%, 비수도권(1만 6166채)은 33.9%가 각각 줄었다. 서울(1826채)도 하락폭이 51.8%나 됐다.
주택 착공물량도 지난달 1만 5612채로 작년 같은 기간(1만 8848채)보다 17.2% 줄었다. 수도권(착공물량·9980채, 하락폭·2.9%)보다는 비수도권(5632채, 34.3%)에서 많이 감소했다.
아파트 분양실적은 지난달 1825채로 작년 같은 기간(1만 9847채)보다 90% 넘게 줄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1027채, 92.9%)과 비수도권(825채, 87.8%) 모두 감소폭이 90% 안팎이었다.
유형별로 보면 일반분양이 1728채로 89.5%가 줄었고, 임대주택은 16채로 99.0% 감소했다. 조합원 분양도 108채로 94.1% 격감했다.
주택 준공 실적도 지난달 전국 1만 6141채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24.2% 줄었다. 수도권에서 47.4%가 줄었지만 지방에선 14.3% 늘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1만 1347채)가 15.0%, 아파트 외 주택(4794채)이 39.8%가 각각 감소했다.
미분양아파트는 최근 10년 새 가장 많은 7만 5000채를 넘어섰고, 주택 거래량은 불과 3년 전인 2020년의 4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주택입주 물량의 사전지표인 ‘인허가-착공-분양’은 최근 10년 평균 물량보다 30~80%가 줄었고, 준공물량도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기준금리가 제자리걸음을 시작했고, 정부의 부동산 경착륙 방지 대책이 하나둘 법제화되고 있어 이러한 흐름이 계속될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국토교통부는 28일(오늘) 이런 내용의 ‘2023년 1월 주택 통계’(이하 ‘통계’)를 발표했다.
● 미분양 급증…10년 만에 다시 7만 채 돌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한 달 만에 10%가량 늘어 7만 5359채로 집계됐다. 전월(6만8148채)보다 10.6% 증가했고, 2012년 11월(7만6319채)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증가 폭은 다소 둔화됐다. 지난해 11¤12월 두 달간 1만 채씩 증가했으나 1월엔 7211호 늘어난 것이다. 또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7546채로 전월보다 0.4%(28채)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1만 2257채)보다 비수도권(6만 3102채) 물량이 83.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만 증가율은 비슷했다. 수도권(증가율·10.7%, 주택수·1181채)과 비수도권( 10.6%·6030채) 모두 10%대였다.
규모별로는 85㎡ 초과 중대형이 전달(7092채)보다 25.9% 증가한 8926채였고, 85㎡ 이하는 6만 6433채로 전월(6만 1056채) 대비 8.8% 늘었다.
● 미분양 급증…위험신호 vs 노란불 정도
1월 미분양 물량은 미분양주택의 20년 장기 평균이자 정부가 위험선으로 보고 있는 ‘6만 2000채’를 훌쩍 넘어서는 규모이다. 이에 따라 주택업계 등은 정부의 추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중소주택업체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택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가 미분양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당시 정원주 주택건설협회 회장은 “공기업이 나서서 민간 미분양 주택을 적정 가격에 매입하거나, 미분양 주택을 매수하는 사람에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제외하는 규제 완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시간을 갖고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건설사들의 막바지 밀어내기 분양으로 미분양이 증가한 것이기에 지금 당장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1분기(1~3월·6만 5000채)와 2분기(4~6월·5만 1000채) 3분기(7~9월·7만 2000채)에 비해 4분기(10~12월·9만 9000채)에 공급이 크게 증가했다.
1월 미분양이 늘어난 지역이 주로 비수도권 외곽지역이거나, 분양가가 인근 시세보다 높았던 곳이 주를 이룬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줬다.
여기에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는 선분양이라 준공 때까지 업체가 가격 할인 등을 통해 미분양을 처리할 수 있어 준공 후 미분양물량 수준이 중요하다. 그런데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았던 2009년 3월(16만 5641채)의 준공 후 미분양이 무려 5만 2000여 채나 됐다. 반면 지난달은 7546채로 14.5% 수준에 불과하다.
● 주택 거래량, 3년 전의 4분의 1수준
지난달 전국 주택 거래량은 2만 5761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2% 줄었다. 지난 2020년 1월(10만 1000여 건)과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1만 299건으로 36.5%, 비수도권은 1만5462건으로 39.4%가 각각 감소했다. 전국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인 서울은 2641건으로 작년 동기(4831건)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를 최근 5년 간 1월 평균 거래량과 비교하면 상황은 좀 더 심각하다. 전국적으로는 63.7%, 수도권 71.2%, 비수도권 56.0%, 서울 76.0%가 각각 감소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1만 7841건으로 작년 동월 대비 27.1%, 아파트 외 주택은 7920건으로 54.1%가 각각 줄었다.
다만 서울 아파트 월별 거래량은 두 달 연속 전월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단 761건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최저치였는데, 12월 1001건으로 올라섰고 올해 1월엔 1161건으로 또다시 늘었다.
● 입주물량 사전지표, 최대 80% 격감
주택입주물량의 사전지표에 해당하는 ‘인허가-착공-분양(승인)’ 물량도 크게 줄었다.
우선 주택 인허가 물량은 지난달 2만1425채로 작년 같은 기간(3만9614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5259채)에서 65.3%, 비수도권(1만 6166채)은 33.9%가 각각 줄었다. 서울(1826채)도 하락폭이 51.8%나 됐다.
주택 착공물량도 지난달 1만 5612채로 작년 같은 기간(1만 8848채)보다 17.2% 줄었다. 수도권(착공물량·9980채, 하락폭·2.9%)보다는 비수도권(5632채, 34.3%)에서 많이 감소했다.
아파트 분양실적은 지난달 1825채로 작년 같은 기간(1만 9847채)보다 90% 넘게 줄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1027채, 92.9%)과 비수도권(825채, 87.8%) 모두 감소폭이 90% 안팎이었다.
유형별로 보면 일반분양이 1728채로 89.5%가 줄었고, 임대주택은 16채로 99.0% 감소했다. 조합원 분양도 108채로 94.1% 격감했다.
주택 준공 실적도 지난달 전국 1만 6141채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24.2% 줄었다. 수도권에서 47.4%가 줄었지만 지방에선 14.3% 늘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1만 1347채)가 15.0%, 아파트 외 주택(4794채)이 39.8%가 각각 감소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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