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정체성 고민하는 아이 연기…8살 배우에 ‘베를린 주연상’

서정민 2023. 2. 2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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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는 파격의 축제로 막을 내렸다.

2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이번 영화제 시상식에선 놀라운 결과들이 잇따랐다.

베를린영화제 사상 최연소 수상자다.

베를린영화제는 2021년부터 남녀 구분 없이 주연상과 조연상을 시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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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영예 황금곰상은 다큐멘터리 ‘아다망에서’
2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스페인의 8살 소녀 배우 소피아 오테로가 주연상(은곰상)을 받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는 파격의 축제로 막을 내렸다. 2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이번 영화제 시상식에선 놀라운 결과들이 잇따랐다.

가장 눈길을 끈 수상자는 스페인의 8살 소녀 배우 소피아 오테로였다. 에스티발리스 우레솔라 솔라구렌 감독의 영화 <2만종의 벌들>에 출연한 그는 양봉장에서 여름방학을 보내며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아이를 연기해 주연상(은곰상)을 받았다. 베를린영화제 사상 최연소 수상자다. 소피아는 트로피를 받은 뒤 “세상에서 최고인 아빠에게 바친다”며 눈물을 흘렸다. 기자회견에선 “평생을 배우로 살겠다”고 말했다.

최고 영예에 해당하는 황금곰상(작품상)은 니콜라 필리베르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아다망에서>의 차지였다. 프랑스 파리 한복판 센강 위를 부유하는 정신질환자 주간보호시설의 일상을 들여다본 작품이다. 필리베르 감독은 수상작 발표 직후 “당신들 미친 것 아닌가”라고 놀라움을 표한 뒤 “지난 40년간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끝없이 인정투쟁을 벌여왔는데 영화예술로서 인정받다니 깊이 감동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큐멘터리 영화가 황금곰상을 수상한 것은 2016년 <바다의 불> 이후 두번째다.

프랑스 감독 니콜라 필리베르가 다큐멘터리 영화 <아다망에서>로 제73회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필리베르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우리가 미친 사람들에 대해 갖는 차별적이고 낙인찍는 이미지를 뒤바꿔보려고 시도했다”며 “그들과 잘 지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인류애적 차원에서 같은 세상에 사는 사람으로서 차이를 넘어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배우인 크리스틴 스튜어트 심사위원장은 황금곰상 선정 배경에 대해 “무엇이 영화를 영화로 만드는가에 대해 내내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였다”며 “인간 표현의 근본적 필요에 대한 영화예술적 증빙”이라고 밝혔다.

영화 <밤의 끝까지>에 출연해 조연상(은곰상)을 받은 독일 트랜스젠더 배우 테아 에레. 베를린/EPA 연합뉴스

조연상(은곰상)은 독일 트랜스젠더 배우 테아 에레에게 돌아갔다. 그는 영화 <밤의 끝까지>에서 형사와 함께 마약조직에 침투하는 트랜스젠더 여성을 연기했다. 베를린영화제는 2021년부터 남녀 구분 없이 주연상과 조연상을 시상해왔다. 성별에 따른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다.

심사위원대상은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독일 영화 <붉은 하늘>, 감독상은 프랑스 영화 <르 그랑 샤리오>의 필리프 가렐 감독, 심사위원상은 주앙 카니주 감독의 포르투갈 영화 <나쁜 인생>이 차지했다. 인카운터스 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물 안에서>는 수상하지 못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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