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The Road #피티워모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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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TTI WAY
이번 시즌의 주제는 ‘피티 웨이(PITTI WAY)’로, 총괄 디렉터 아도노스티노 폴레토는 이에 대해 ”우리가 삶에서 고려해야 할 다양한 선택지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전시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에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새로운 경로를 탐색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걸맞게 박람회는 다양한 모양의 화살표와 이정표를 가득 채워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작년보다 더 많은 브랜드가 참석한 만큼 이들을 나누는 섹션도 다시금 확장됐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자연과 스포츠에 대한 열망을 확인한 사람들을 위해 ‘I GO OUT’ 섹션이 부활했으며,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를 한데 모은 ‘S|Style’ 섹션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들을 소개하는 ‘the SIGN’, 반려동물들을 위한 ‘PITTIPETS’도 새롭게 생겨난 프로젝트 중 하나다.
피티 워모에는 수트 입은 남자들이 가득할 것만 같다는 막연한 상상과는 달리 실제로 그곳에 참석한 사람들의 옷차림은 캐주얼하고 다채로웠다. 클래식과 스트리트, 캐주얼, 빈티지 등을 넘나드는 믹스 앤 매치 스타일을 눈으로 담으며 젊은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피티 워모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PRECIOUS GUEST
Jan-Jan Van Essche
디자이너 프로젝트 부문에선 벨기에 디자이너 얀 얀 반 에쉐가 초대돼 첫 런웨이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피티 워모의 디렉터 라포 치안키는 그를 “성별의 구분을 넘어 우아함과 자연스러움을 매번 다른 버전으로 창조하고, 자유에 대한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디자이너”라고 설명했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과 인접한 회랑에서 열린 이번 쇼는 우아한 발레 공연과 함께 진행됐다. 울, 캐시미어 같은 편안한 소재를 사용한 것은 물론 볼륨감 있거나 흐르는 듯한 실루엣의 튜닉 셔츠, 품이 넉넉한 수트 등의 옷들을 주로 선보여 실용성에 무게중심을 둔 태도가 엿보였다. 또한 자연스럽고 차분한 컬러를 주로 사용했는데, 숨 가쁘게 변화하는 유행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디자이너의 단단한 결기가 느껴졌다.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피렌체와 벨기에의 문화가 일시적으로 공존했던 유의미한 시간이었다.Martine Rose
피티 워모 103의 게스트 디자이너는 바로 관능적이고 유머러스한 디자인으로 강력한 팬덤을 이끌어가는 마틴 로즈였다. 처음으로 런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컬렉션을 선보인 그는 이탈리아 문화와 역사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적절히 버무렸다. 하위문화와 관련된 주제를 곧잘 다루는 성향은 피렌체에서도 여전했는데, 이번엔 런던의 하드코어 음악과 이탈리아의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이탈로 디스코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강렬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또한 실루엣의 변형과 낯선 것을 조화롭게 재조합하는 장기를 살려 이탈리아 패션의 핵심인 테일러링에 마틴 로즈 스타일을 가미해 완벽한 하이브리드 스타일을 만들어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를테면 셋업 수트를 하나로 합친 오버올, 펄럭이는 프린지 장식을 더한 웨스턴 스타일의 코트 같은 것들 말이다. 이외에도 땅에 끌릴 듯 길게 늘어진 벨트, 다양한 크기의 쇼핑백 모양 가방 등으로 특유의 위트 있는 감성을 주입하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하나 더 흥미로웠던 점은 바로 독특한 개성을 지닌 모델들이었다. 피렌체의 거리, 술집, 식당 등지에서 데려온 모델들은 국적도 나이도 천차만별이었는데, 여러 갈래로 흩어진 런웨이를 전위적으로 행진해 쇼에 감칠맛을 더했다.THE FANTASTIC MAN
The New Wave
Editor : 이다솔 | Photography : 피티 이마지네 워모(PITTI IMMAGINE UO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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