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과 긴장의 새봄, 향기로 다독여볼까 [ESC]

한겨레 2023. 2. 2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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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새 계절 시작하는 3월
반가우면서도 긴장감 드는 시점
은은한 자기 돌봄의 시간 필요해
‘향기 리추얼’에 도움을 주는 이솝의 아로마틱 인센스. 이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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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부터 행복해라, 제발. 희생이라는 단어는 집어치우고. 뻔뻔하게 너만 생각해. 그래도 돼.”

지금도 종종 회자되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 속 겸덕 스님(박해준)의 명대사를 기억하는지. 당시 많은 사람이 이 대사에 울컥했던 이유는, 우리 모두 주인공 동훈(이선균)처럼 아빠로서, 엄마로서,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며 아등바등 사느라 지쳐 있기 때문이 아닐까. 특히 새 학기, 새 계절이 시작되는 3월을 앞두고 유독 더 마음이 쫓기는 요즘. 여전히 치열하게 사는 매일의 삶이 버겁다고 느낀다면, 하루 15분이라도 나를 챙기는 ‘자기 돌봄’을 실천해 보길 바란다. 우선 다음 몇 가지 문장을 읽어 보며 해당하는 번호에 동그라미를 쳐 보자.

① 종종 하늘을 보며 아름다움에 감탄하곤 한다.

② 나뭇잎, 꽃 등 식물을 보며 가슴이 벅차오른 적이 있다.

③ 동물의 감정 상태를 헤아리려고 하는 편이다.

④ 낯선 사람을 경계하기보다는 미소를 건네는 편이다.

⑤ 다정한 이모티콘을 연인이 아닌 사람에게도 보내곤 한다.

⑥ 나와 가족을 넘어 인류의 행복을 위해 고민한 적이 있다.

⑦ 아무리 후회되는 지난 일이라도 그것을 통해 내가 성장했다고 믿는다.

⑧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편이다.

인센스 켜고 침묵 해보기

내면이 편안하다면 동그라미 칠 항목이 많을 것이다. 내면이 편안하지 않다면 다른 사람의 안녕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만약 나도 힘든데 꾸역꾸역 다른 사람을 챙기고 있다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태다. 냉정하게 돌아보기를. 마음에 여유가 없어 지인들에게 짜증을 낸 적은 없는지 불안함으로 꽉 찬 마음으로 일하다 작은 자극에 폭발해 동료들을 당황하게 한 적은 없는지. 그러니 “너부터 행복해야 한다”는 말의 참뜻은 우선은 자신부터 잘 챙겨서 불안과 분노, 두려움을 지혜롭게 다스리라는 이야기다. 그래야 비로소 타인을 진심으로 위하고 대가 없이 베풀 수 있을 테니까.

매일 잠깐이라도 외부 자극을 차단하고 내 감각에 오롯이 집중하는 자기 돌봄 시간을 갖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이때 향기가 큰 도움이 된다. 향기는 공간과 내면의 분위기를 즉각적으로 바꿔주는 효과적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럭셔리 스파 같은 특별한 서비스를 받는 게 아닌, 일상 속에서 스스로 마음을 챙기는 나만의 비법을 만들 수 있다. 그럴 때 도움이 되는 물건들을 소개해본다.

많이 걷거나 오래 서 있어서 육체적으로 지친 날이라면, 후다닥 샤워를 하기보단 따뜻한 온도의 물에 온몸을 담궈 보자. 따뜻한 물이 피부를 감싸고 긴장으로 수축한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시키며 혈액 순환을 돕는다. 이럴 때 향이 좋은 입욕제는 꽤 도움을 준다. 부티크 향수 브랜드 조말론 런던의 피오니 앤 블러쉬 스웨이드 배스 오일은 풍성한 꽃향기가 매력적이다. 몇 방울만으로도 욕실이 꽉 차는 향기에 미소가 절로 피어난다.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향기가 마치 고급 호텔에 와 있는 듯한 상상까지 들게 하니 잠시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충만함이 차오른다. 욕조가 없다면 족욕이나 샤워를 할 때 한두 방울 떨어트려 사용해줘도 비슷한 효과를 얻는다.

산타마리아노벨라의 카르타 다르메니아 종이 인센스. 산타마리아노벨라 제공

감정적으로 심하게 타격을 받은 날이라면 인센스를 추천한다. 분노 조절 장애 상사에게 욕을 한 바가지 들은 날, 업무로 만난 잘 모르는 이에게 멸시의 눈초리를 받은 날,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무기력, 좌절, 수치심, 자책감이 범벅되어 한없이 가라앉는 날이라면 그런 감정을 복기하기보다는 고요한 침묵의 시간을 가져보자. 조명을 어둡게 하고 인센스를 피우면 나와 마주하는 리추얼(의식)이 시작된다.

인센스는 스틱 하나당 20분~30분 정도 연소 시간이 정해져 있어 리추얼로 삼기에 안성맞춤이다. 인센스에 불을 붙이고 홀더에 세워 불꽃이 타들어 가는 소리에 집중하며 은은한 향기를 느껴보자. 그리고 눈을 감는다. 부정적 감정을 흘려보내기 위해서는 그것이 어디서 기인한 것인지 살펴야 한다. 내가 어떤 부분에 상처를 받았고 그 마음 저변에 자리하는 나의 결핍된 욕망이 무엇인가 들여다봐야 한다. 그래야 곪지 않는다. ‘그랬구나’하는 다독임. 내면의 상처는 그렇게 알아봐 주는 것만으로 천천히 아문다. 다양한 인센스 제품 가운데 스킨 케어 브랜드 이솝의 아로마틱 에센스는 향기의 깊이가 남다르기에 추천해본다. 뷰티 브랜드 산타마리아노벨라의 카르타 다르메니아는 향이 아닌 종이 재질의 독특한 인센스로 무게감 있고 고급스러운 향을 선사한다. 태우지 않고 몇장은 방향제 등으로 쓰기도 좋으니 일석이조.

아로마티카 언버든 스트레스 릴리프 밤. 아로마티카 제공

숙면을 부르는 라벤더 워터

큰 프로젝트나 중요한 임무를 앞두고 걱정이나 불안감이 심하다면 수면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불면은 현대인의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가장 흔하고, 가장 괴로운 증상 가운데 하나다. 이럴 땐 라벤더 향이 유용하다. 라벤더는 기분을 편안하게 만드는 아로마테라피 효과를 지녔다. 클린 뷰티 브랜드 라브루켓에서 나오는 리넨 워터는 여기저기 칙칙 뿌리기만 하면 돼 편리하다. 라벤더 향을 골라 잠옷, 침대, 베개 등에 분사해보자. 잠시 눈을 감고 라벤더 숲을 거닌다고 상상해보자. 끝없이 펼쳐진 보랏빛 길을 느릿느릿 걷다 보면 어느덧 꿈나라로 직행할 것이다. 비슷한 제품으로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록시땅의 코쿤 드 세레니테 릴렉싱 필로우 미스트도 도움이 된다.

가방 속에 자기 돌봄을 위한 비밀 병기를 넣어 다니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중요한 미팅이나 발표를 앞두고 긴장된 마음을 다스리기 좋기 때문이다. 지속가능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로마티카의 언버든 스트레스 릴리프 밤은 휴대가 간편해 추천한다.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아베다의 스트레스 픽스 컨센트레이트는 제품 끝에 달린 구슬을 굴려 어디서든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수시로 사용할 수 있다. 들숨에 향기로 인해 밀려드는 기분 좋은 감정과 안도감에 집중해본다. 괜찮아, 잘될 거야, 잘하고 있어. 그렇게 나를 다독인다.

우리는 하루 동안 다양한 감정을 경험한다. 누구도 늘 좋은 기분만 느끼지 않는다. 오직 감정의 온도 차를 슬기롭게 조절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 간단한 자기 돌봄 습관을 내 삶 적재적소에 녹여 낸다면, 나는 내일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강옥진 뷰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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